세금으로 해외 연수…보고서는 ‘베끼고 짜깁기’
입력 2019.12.11 (21:24)
수정 2019.12.1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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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 이후, 기초의회들이 내실 있는 연수를 다녀오겠다며 일제히 조례를 바꿨죠.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연수보고서를 쓰겠다는 게 핵심이었는데요.
최근 일부 지방의원들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베끼고, 짜깁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군의회는 지난 9월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 8일 연수를 다녀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호주 지방분권 제도에 대한 소감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 2004년, 경남도의회의 국외여행 보고서와 연결어, 조사만 다를 뿐 똑같습니다.
호주 관광지 견학 내용은 인터넷 지식사전과 블로그, 여행사의 관광지 소개 글과 토씨 하나마저 똑같습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산청군의회 보고서도 비슷합니다.
농업과 농산물 수출 가능성을 적은 장문의 글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해외개척단의 지난해 보고서를 어미만 바꿔 옮겨놨습니다.
보고서 결론의 관광 분야 소감과 평가는 지난해 KOTRA 해외시장뉴스의 한 무역관 인터뷰 기사를 베꼈습니다.
두 보고서 모두 과연 지자체 정책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관광지 정보와 소개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 몇 페이지 안 되는 연수 소감마저 어디선가 베껴온 것입니다.
[남해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들이) 보고서 형식이나 문장 형식으로 준 게 아니고 단문 형태로 주신 걸 취합해서 보고서 작성하다 보니까 그런 자료들을 활용하고 인용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산청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인터넷 등의 다른 자료들을 검색하셔서 취합해 작성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기초의회 의원 14명이 국외연수에 데려간 수행 공무원은 7명, 쓴 세금은 6천5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베끼고 짜깁기한 보고서를 봐선,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위해 뭘 보고 배워왔는지 주민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지난해 말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 이후, 기초의회들이 내실 있는 연수를 다녀오겠다며 일제히 조례를 바꿨죠.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연수보고서를 쓰겠다는 게 핵심이었는데요.
최근 일부 지방의원들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베끼고, 짜깁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군의회는 지난 9월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 8일 연수를 다녀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호주 지방분권 제도에 대한 소감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 2004년, 경남도의회의 국외여행 보고서와 연결어, 조사만 다를 뿐 똑같습니다.
호주 관광지 견학 내용은 인터넷 지식사전과 블로그, 여행사의 관광지 소개 글과 토씨 하나마저 똑같습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산청군의회 보고서도 비슷합니다.
농업과 농산물 수출 가능성을 적은 장문의 글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해외개척단의 지난해 보고서를 어미만 바꿔 옮겨놨습니다.
보고서 결론의 관광 분야 소감과 평가는 지난해 KOTRA 해외시장뉴스의 한 무역관 인터뷰 기사를 베꼈습니다.
두 보고서 모두 과연 지자체 정책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관광지 정보와 소개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 몇 페이지 안 되는 연수 소감마저 어디선가 베껴온 것입니다.
[남해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들이) 보고서 형식이나 문장 형식으로 준 게 아니고 단문 형태로 주신 걸 취합해서 보고서 작성하다 보니까 그런 자료들을 활용하고 인용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산청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인터넷 등의 다른 자료들을 검색하셔서 취합해 작성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기초의회 의원 14명이 국외연수에 데려간 수행 공무원은 7명, 쓴 세금은 6천5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베끼고 짜깁기한 보고서를 봐선,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위해 뭘 보고 배워왔는지 주민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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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으로 해외 연수…보고서는 ‘베끼고 짜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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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2-11 21:28:09
- 수정2019-12-11 22: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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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 이후, 기초의회들이 내실 있는 연수를 다녀오겠다며 일제히 조례를 바꿨죠.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연수보고서를 쓰겠다는 게 핵심이었는데요.
최근 일부 지방의원들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베끼고, 짜깁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군의회는 지난 9월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 8일 연수를 다녀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호주 지방분권 제도에 대한 소감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 2004년, 경남도의회의 국외여행 보고서와 연결어, 조사만 다를 뿐 똑같습니다.
호주 관광지 견학 내용은 인터넷 지식사전과 블로그, 여행사의 관광지 소개 글과 토씨 하나마저 똑같습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산청군의회 보고서도 비슷합니다.
농업과 농산물 수출 가능성을 적은 장문의 글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해외개척단의 지난해 보고서를 어미만 바꿔 옮겨놨습니다.
보고서 결론의 관광 분야 소감과 평가는 지난해 KOTRA 해외시장뉴스의 한 무역관 인터뷰 기사를 베꼈습니다.
두 보고서 모두 과연 지자체 정책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관광지 정보와 소개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 몇 페이지 안 되는 연수 소감마저 어디선가 베껴온 것입니다.
[남해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들이) 보고서 형식이나 문장 형식으로 준 게 아니고 단문 형태로 주신 걸 취합해서 보고서 작성하다 보니까 그런 자료들을 활용하고 인용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산청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인터넷 등의 다른 자료들을 검색하셔서 취합해 작성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기초의회 의원 14명이 국외연수에 데려간 수행 공무원은 7명, 쓴 세금은 6천500만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베끼고 짜깁기한 보고서를 봐선,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위해 뭘 보고 배워왔는지 주민들은 알 길이 없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지난해 말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이 해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 이후, 기초의회들이 내실 있는 연수를 다녀오겠다며 일제히 조례를 바꿨죠.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연수보고서를 쓰겠다는 게 핵심이었는데요.
최근 일부 지방의원들이 작성한 연수 보고서를 분석해보니 베끼고, 짜깁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남해군의회는 지난 9월 호주와 뉴질랜드로 6박 8일 연수를 다녀와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호주 지방분권 제도에 대한 소감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 2004년, 경남도의회의 국외여행 보고서와 연결어, 조사만 다를 뿐 똑같습니다.
호주 관광지 견학 내용은 인터넷 지식사전과 블로그, 여행사의 관광지 소개 글과 토씨 하나마저 똑같습니다.
지난 10월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온 산청군의회 보고서도 비슷합니다.
농업과 농산물 수출 가능성을 적은 장문의 글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청년 해외개척단의 지난해 보고서를 어미만 바꿔 옮겨놨습니다.
보고서 결론의 관광 분야 소감과 평가는 지난해 KOTRA 해외시장뉴스의 한 무역관 인터뷰 기사를 베꼈습니다.
두 보고서 모두 과연 지자체 정책에 무슨 도움이 될까 싶은 관광지 정보와 소개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나마 몇 페이지 안 되는 연수 소감마저 어디선가 베껴온 것입니다.
[남해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의원들이) 보고서 형식이나 문장 형식으로 준 게 아니고 단문 형태로 주신 걸 취합해서 보고서 작성하다 보니까 그런 자료들을 활용하고 인용한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산청군의회 관계자/음성변조 :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인터넷 등의 다른 자료들을 검색하셔서 취합해 작성하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
두 기초의회 의원 14명이 국외연수에 데려간 수행 공무원은 7명, 쓴 세금은 6천500만 원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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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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