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정보’ 정확한 공개? vs 신속한 공개?

확진 환자들에 대한 정보라며 여러 문건들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확진 환자에 대한 정보를 언제 어느 수준으로 공개하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문화복지부 김용준 기자와 함께 궁금증 짚어봅니다.

Q. 우선 오늘 정부 내용 발표 중에 가장 걱정스러운 게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 중 어린아이를 가르치는 보육교사가 있었다는 점이에요.

A. (김용준 기자) 그렇습니다. 처음으로 국내에서 사람 간 감염이 확인된 여섯 번째 환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오늘 브리핑 때 기자들도 물어봤습니다. 여섯 번째 환자의 가족 2명도 확진됐다고 했는데 그게 누구냐, 태안에 있는 어린이집 교사인 딸과 사위가 맞냐고 물어봤어요. 그때는 공식적으로는 확인해 보겠다고 브리핑을 끝냈는데 그 이후에 추가취재를 하면서 당국에 질의하니 아직 확인을 못 했다고 했어요. 그러는 사이 이미 어린이집은 확진 우려 때문에 휴교했습니다. 그런데 태안에서는 확진자가 없다고 확인을 해줬습니다. 그 말은 딸과 사위는 확진자가 아니라는 건데 그러면 2명의 확진자는 누구냐는 거죠.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7시 20분쯤 문자메시지로 확진된 두 사람은 확진자의 아내와 아들이다. 그러면서 딸은 음성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한 시간 후에는 딸에 대해 음성이 아니다, 검사 중이라고 말을 했어요. 교수님 어떻게 봐야 할까요.

A. (이재갑 교수) 일단은 보건당국과 보건소 또는 지자체하고의 관계 설정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정보가 노출되는 수준에서 보건소의 내용이 다르고 또 지자체의 내용이 다르고 또한 보건당국의 내용이 다르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런 정보가 잘못 유출되면 선의의 피해자들이 나올 수 있어서 어떤 정보든 공개를 할 때는 확실히 검증된 정보를 공개하고, 되도록 한 루트를 통해서 발표하는 게 이런 사고를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빨리 개선해야 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Q. 오늘 서울시에서 보건당국을 비판했습니다. 어제저녁 6시쯤 확진된 7번째 환자를 왜 오전에 공개했느냐, 시간을 가지고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A. (이재갑 교수) 빨리 발표를 했으면 좋은데 접촉자들에 대한 것들을 다 확인하고 또 그 부분에 대한 경중까지 가리고 또 안에서의 전문가들이 한번 논의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빠르면 좋은데 빠르게 했다가 틀려서 혼선을 일으키게 되면 그게 더 문제가 되니까 신속성과 정확성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한데, 저녁 6시인데 오전에 발표했다면 늦다고는 생각은 안 드는데 시장님이 마음이 좀 급하시기는 하죠. 자기 시에서 발생한 부분에 대해 지자체의 장이 느끼는 불안은 알겠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보건당국과 잘 상의를 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Q. 방역 당국과 지자체가 함께 목소리를 내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혼란 상황을 보면 신속이냐 시간이 걸려도 정확이냐의 문제인데, 기준이 있습니까?

A. (이재갑 교수) 그 부분이 있을 수가 없는 게, 환자의 발생 상황에 따라서 또 밀접접촉자가 훨씬 많아지게 되면 30, 40명 이상이 되면 다 면담을 해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역학조사관이 밤을 새우는 거거든요. 이미 밤을 새운 거죠. 역학조사관들의 고충도 이해해 주셔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Q. 경기도가 3번 확진자 동선을 보건당국 발표보다 자세하게 장소 상호까지 공개했어요. 이건 주민들의 민원 때문인가요?

A. (김용준 기자) 그렇습니다. 식당을 가고 커피숍을 가고 공개를 했는데 SNS상에 주민들이 가지도 않았던 소문이 엄청 많았어요. (가짜뉴스로 판명됐다고 전해드렸죠) 오늘 추가로 알려진 여덟 번째 확진자 관련된 내용인데, 그 환자가 원광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요. 그 이후에 전북지역에서 어디를 갔는지 동선과 상호가 명료하게 나왔어요. 취재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지역에서 먼저 신속하게 알리는 게 득일까 실일까 고민도 듭니다. 과도한 불안이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지자체와 보건당국의 손발이 안 맞는 건지 아니면 상호나 위치, 동선 이런 것의 공개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 걸까요.

A. (이재갑 교수) 지자체에 역학조사관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지자체 역학조사관이 뽑히기 시작했고요. 중앙역학조사관이 그래서 그쪽이 힘들 때 지원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만약에 먼저 발표를 하더라도 정확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중대본에서 더 조사해서 내려왔다가 상황이 뒤집히거나 달라지면 그 이후의 혼란이 더해집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보건당국과 지자체가 말을 잘 맞추고 조율하지 않으면 그 이후 정보 전달에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서 제발 양측에서 경쟁하기보다 잘 조율하는 게 좋겠습니다.

Q. 정보공개에 관해 얘기해 봤고 마지막으로 질문드리겠습니다. 교수님 이게 일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기 때문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고 정보가 없어서 혼란이 더해지는 것 같은데 언제쯤 정보가 나오고 체계가 잡혀서 우리가 대비와 방역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A. (이재갑 교수) 이번 사례가 우리나라의 방역을 시험하기 시작한 부분입니다. 지금까지도 선방하긴 했지만 지금 상황의 혼란을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고 이것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이냐, 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바이러스의 전파가 쉽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앞으로의 지역사회의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차후의 수단에 대해서 엄청 고민해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가지고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아주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단계적 접근을 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부분이 주말에 정리돼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해서 단계별 접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