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군 복무’ 대체복무 신청시작…‘양심’ 판별 기준은?

[앵커]

종교적 신념 등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아야 했는데요.

2년 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입법 과정을 거쳐 어제부터 접수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관심은 어떻게 '양심'을 판별할 것이냐는 건데요.

조빛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군 입대가 아닌 방법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대체역' 신청이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말 제정된 대체역법 규정대로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현역이나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는 물론 예비군 훈련 대체 희망도 가능합니다.

첫날 접수자는 9명이었습니다.

[이 모 씨/병역거부자, 대체역신청예정 : "전쟁을 반대하고 반 강권적인 메시지를 주로 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입니다. 군대라는 집단에 소속되는 게 제가 이때까지 믿어왔고 해왔던 것들에 대해 부정하는 거로 생각합니다."]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군 입대를 거부했던 사람은 해마다 6백 명 안팎.

이제 관심은 신청인의 '양심'을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겁니다.

[이용석/'전쟁없는세상' 활동가 : "오히려 가짜 양심 찾아나겠다는 명목으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사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방부는 각계 추천을 받은 29명의 전문가로 대체역 심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심사 기준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례, 독일과 미국 등의 도입 사례를 반영해 이달 중순쯤 발표할 예정입니다.

구체적으로 본인과 부모, 지인의 진술서와 학교 생활기록부 등은 물론 SNS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방침도 세웠습니다.

[유균혜/대체역 심사위원회 사무국장/상임위원 : "종교적 신념과 개인적 신념으로 나눌 수 있고요. 군 복무를 거부하는 신청자의 양심의 실체, 진실성, 구속력을 다양한 요소로 평가할 예정입니다."]

대체역으로 결정되면 교도소나 구치소에서 36개월 동안 합숙하며 취사와 간병, 환경미화, 시설보수 업무 보조를 맡게 됩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