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정길 “한국과 일한 아프간 사람들, 외면하면 안 돼”
입력 2021.08.22 (21:18)
수정 2021.08.2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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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대로 아프간 바깥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챙길 것인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활동가와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제구호단체죠, 한국 JTS 전 카불지원팀장 유정길 씨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이른바 아프간 전쟁 초기에 아프간 현지에서 비정부기구 소속으로 구호활동을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간략히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답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카불 북부에 학교와 다리를 짓고 병원을 짓는 마을 개발 협력 활동을 했고, 난민 캠프에 60여개의 텐트학교를 설치해서 아이들 교육 지원하고, 선생님들 교육 훈련하고, 급식 지원하고, 겨울 월동 지원 등을 했습니다.
[앵커]
그때 이후 아프간 현지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오셨잖아요.
이번 탈레반 장악 전후로 해서 최근까지도 연락이 닿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셨습니까.
[답변]
초기에 전화로 했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SNS로 연락이 돼서 서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이런 메신저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뭐라고 하던가요.
실제 과거에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던가요.
[답변]
사실 우리 스태프가 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다 알거든요. 한국 NGO 활동을 했던 스태프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데 그 마을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이 됐어요.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어요.
최근 투옥됐던 IS 사람들이 나오면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데,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몇몇 사람이 일부러 외국 NGO 활동을 한 사람을 밀고하거나 알려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스태프의 딸을 통해 지금 10여 명 정도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도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과 비교해서 혹시 탈레반 입장에서 좀 덜 적대적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탈레반의 주적은 미국이니까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답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한국이 군대까지 파견한, 미국 측 요청으로 들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 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서, 마찬가지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표면적으로는 포용정책, 유화정책을 말하고는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20년이 흘렀기 때문에 20년 전의 탈레반과는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탈레반 정부는 일종의 신정 정치를 부르짖고 있는 탈레반 파슈툰 혁명정부거든요. 혁명정부니까 반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만둘 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최소한 무력화 시키거나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뭐냐면, 지금 중앙정부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나 지역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탈레반에게 충성하거나 탈레반의 편을 들면서, 당시 해외 NGO나 해외 국가와 협력했던 사람들에게 사적인 보복이나 복수를 할 가능성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위험이 횡행할 가능성이 있어 굉장히 걱정이 되고 있어요. 중앙정부에서 이것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한국이 지원 성격이었다 해도 군대를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한국 기관과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와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또렷한 방법이 있겠는지요.
[답변]
지금 단계에서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 당장은 탈레반의 상황을 보고서 구체적인 결정을 해야 할 텐데, 첫 번째로는 오히려 아프간에서 한국을 도와준 현지인들의 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우리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성이 탈레반의 민주화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라는 것을 드러내서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그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한다고 한다면, 피신하려는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정길 전 한국 JTS 카불지원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서 보신 대로 아프간 바깥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챙길 것인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활동가와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제구호단체죠, 한국 JTS 전 카불지원팀장 유정길 씨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이른바 아프간 전쟁 초기에 아프간 현지에서 비정부기구 소속으로 구호활동을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간략히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답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카불 북부에 학교와 다리를 짓고 병원을 짓는 마을 개발 협력 활동을 했고, 난민 캠프에 60여개의 텐트학교를 설치해서 아이들 교육 지원하고, 선생님들 교육 훈련하고, 급식 지원하고, 겨울 월동 지원 등을 했습니다.
[앵커]
그때 이후 아프간 현지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오셨잖아요.
이번 탈레반 장악 전후로 해서 최근까지도 연락이 닿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셨습니까.
[답변]
초기에 전화로 했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SNS로 연락이 돼서 서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이런 메신저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뭐라고 하던가요.
실제 과거에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던가요.
[답변]
사실 우리 스태프가 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다 알거든요. 한국 NGO 활동을 했던 스태프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데 그 마을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이 됐어요.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어요.
최근 투옥됐던 IS 사람들이 나오면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데,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몇몇 사람이 일부러 외국 NGO 활동을 한 사람을 밀고하거나 알려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스태프의 딸을 통해 지금 10여 명 정도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도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과 비교해서 혹시 탈레반 입장에서 좀 덜 적대적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탈레반의 주적은 미국이니까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답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한국이 군대까지 파견한, 미국 측 요청으로 들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 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서, 마찬가지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표면적으로는 포용정책, 유화정책을 말하고는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20년이 흘렀기 때문에 20년 전의 탈레반과는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탈레반 정부는 일종의 신정 정치를 부르짖고 있는 탈레반 파슈툰 혁명정부거든요. 혁명정부니까 반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만둘 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최소한 무력화 시키거나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뭐냐면, 지금 중앙정부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나 지역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탈레반에게 충성하거나 탈레반의 편을 들면서, 당시 해외 NGO나 해외 국가와 협력했던 사람들에게 사적인 보복이나 복수를 할 가능성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위험이 횡행할 가능성이 있어 굉장히 걱정이 되고 있어요. 중앙정부에서 이것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한국이 지원 성격이었다 해도 군대를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한국 기관과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와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또렷한 방법이 있겠는지요.
[답변]
지금 단계에서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 당장은 탈레반의 상황을 보고서 구체적인 결정을 해야 할 텐데, 첫 번째로는 오히려 아프간에서 한국을 도와준 현지인들의 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우리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성이 탈레반의 민주화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라는 것을 드러내서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그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한다고 한다면, 피신하려는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정길 전 한국 JTS 카불지원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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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8-22 21:18:32
- 수정2021-08-22 22:13:18
[앵커]
앞서 보신 대로 아프간 바깥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챙길 것인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활동가와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제구호단체죠, 한국 JTS 전 카불지원팀장 유정길 씨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이른바 아프간 전쟁 초기에 아프간 현지에서 비정부기구 소속으로 구호활동을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간략히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답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카불 북부에 학교와 다리를 짓고 병원을 짓는 마을 개발 협력 활동을 했고, 난민 캠프에 60여개의 텐트학교를 설치해서 아이들 교육 지원하고, 선생님들 교육 훈련하고, 급식 지원하고, 겨울 월동 지원 등을 했습니다.
[앵커]
그때 이후 아프간 현지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오셨잖아요.
이번 탈레반 장악 전후로 해서 최근까지도 연락이 닿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셨습니까.
[답변]
초기에 전화로 했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SNS로 연락이 돼서 서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이런 메신저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뭐라고 하던가요.
실제 과거에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던가요.
[답변]
사실 우리 스태프가 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다 알거든요. 한국 NGO 활동을 했던 스태프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데 그 마을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이 됐어요.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어요.
최근 투옥됐던 IS 사람들이 나오면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데,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몇몇 사람이 일부러 외국 NGO 활동을 한 사람을 밀고하거나 알려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스태프의 딸을 통해 지금 10여 명 정도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도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과 비교해서 혹시 탈레반 입장에서 좀 덜 적대적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탈레반의 주적은 미국이니까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답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한국이 군대까지 파견한, 미국 측 요청으로 들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 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서, 마찬가지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표면적으로는 포용정책, 유화정책을 말하고는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20년이 흘렀기 때문에 20년 전의 탈레반과는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탈레반 정부는 일종의 신정 정치를 부르짖고 있는 탈레반 파슈툰 혁명정부거든요. 혁명정부니까 반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만둘 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최소한 무력화 시키거나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뭐냐면, 지금 중앙정부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나 지역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탈레반에게 충성하거나 탈레반의 편을 들면서, 당시 해외 NGO나 해외 국가와 협력했던 사람들에게 사적인 보복이나 복수를 할 가능성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위험이 횡행할 가능성이 있어 굉장히 걱정이 되고 있어요. 중앙정부에서 이것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한국이 지원 성격이었다 해도 군대를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한국 기관과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와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또렷한 방법이 있겠는지요.
[답변]
지금 단계에서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 당장은 탈레반의 상황을 보고서 구체적인 결정을 해야 할 텐데, 첫 번째로는 오히려 아프간에서 한국을 도와준 현지인들의 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우리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성이 탈레반의 민주화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라는 것을 드러내서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그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한다고 한다면, 피신하려는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정길 전 한국 JTS 카불지원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앞서 보신 대로 아프간 바깥으로 나가려는 사람들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수용하고 챙길 것인가가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아프간 현지에서 구호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는 활동가와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국제구호단체죠, 한국 JTS 전 카불지원팀장 유정길 씨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이른바 아프간 전쟁 초기에 아프간 현지에서 비정부기구 소속으로 구호활동을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간략히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답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카불 북부에 학교와 다리를 짓고 병원을 짓는 마을 개발 협력 활동을 했고, 난민 캠프에 60여개의 텐트학교를 설치해서 아이들 교육 지원하고, 선생님들 교육 훈련하고, 급식 지원하고, 겨울 월동 지원 등을 했습니다.
[앵커]
그때 이후 아프간 현지와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오셨잖아요.
이번 탈레반 장악 전후로 해서 최근까지도 연락이 닿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셨습니까.
[답변]
초기에 전화로 했는데 그 뒤로는 연락이 잘 안 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SNS로 연락이 돼서 서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이런 메신저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뭐라고 하던가요.
실제 과거에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는 이유로 신변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던가요.
[답변]
사실 우리 스태프가 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다 알거든요. 한국 NGO 활동을 했던 스태프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데 그 마을이 탈레반에 의해 점령이 됐어요. 그러면서 직간접적으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어요.
최근 투옥됐던 IS 사람들이 나오면서 마을을 돌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있는데, 탈레반에 충성을 맹세한 몇몇 사람이 일부러 외국 NGO 활동을 한 사람을 밀고하거나 알려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고, 스태프의 딸을 통해 지금 10여 명 정도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도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앵커]
이런 생각이 어떤지 모르겠으나 한국과 일했던 사람들은, 미국과 일했던 사람들과 비교해서 혹시 탈레반 입장에서 좀 덜 적대적일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탈레반의 주적은 미국이니까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답변]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한국이 군대까지 파견한, 미국 측 요청으로 들어온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 편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서, 마찬가지로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탈레반이 표면적으로는 포용정책, 유화정책을 말하고는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20년이 흘렀기 때문에 20년 전의 탈레반과는 다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탈레반 정부는 일종의 신정 정치를 부르짖고 있는 탈레반 파슈툰 혁명정부거든요. 혁명정부니까 반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가만둘 리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최소한 무력화 시키거나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물리적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더 걱정되는 건 뭐냐면, 지금 중앙정부가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지방정부나 지역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탈레반에게 충성하거나 탈레반의 편을 들면서, 당시 해외 NGO나 해외 국가와 협력했던 사람들에게 사적인 보복이나 복수를 할 가능성이라든가 이런 여러 가지 위험이 횡행할 가능성이 있어 굉장히 걱정이 되고 있어요. 중앙정부에서 이것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내 시민사회단체들도 한국이 지원 성격이었다 해도 군대를 보낸 적이 있는 만큼 정부가 나서서 한국 기관과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지와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 또렷한 방법이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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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단계에서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않을까, 당장은 탈레반의 상황을 보고서 구체적인 결정을 해야 할 텐데, 첫 번째로는 오히려 아프간에서 한국을 도와준 현지인들의 리스트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우리가 이들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안전성이 탈레반의 민주화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라는 것을 드러내서 위협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고요. 그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생각하고요.
두 번째는 그들이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원한다고 한다면, 피신하려는 일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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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오늘은 일단 여기서 정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유정길 전 한국 JTS 카불지원팀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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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기자 jaeseok@kbs.co.kr
이재석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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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아프간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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