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픽] 9번째 돌아온 러브레터…극장가의 ‘시간여행’

입력 2025.01.16 (18:18) 수정 2025.01.1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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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총한 단발머리에 산뜻한 마린룩.

전주가 울려퍼지던 순간 무덥던 여름 도쿄엔 청량한 남풍이 불어왔습니다.

[하니/푸른 산호초 : "아 내 사랑은 푸른 남풍을 타고~"]

지난해 뉴진스 하니가 재현한 일본의 원조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무댑니다.

일본 경제 황금기던 80년대 기억을 되살린 곡.

일본 중년층 사이 큰 반향이 일어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래가 그리웠단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바로 한 영화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러브레터 : "무슨 노래인데 다들 그 노래만 부르죠? (이츠키가 마지막 순간에 불렀지.)"]

죽은 첫사랑의 옛 주소로 보내는 편지.

영화 '러브레터'에선 등장인물들이 조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주인공을 그리며 푸른 산호초를 불렀습니다.

아름다운 설경과 아련한 감성이 맞아떨어지며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소환했던 러브레터는, 3백만 관객이 들며 당시 일본영화로선 상상하기 힘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 장면이 오래 회자되며 많은 패러디를 낳았죠.

["오겡끼데스까~"]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버린 영화 '러브레터'가 공개 30주년에 맞춰 재개봉했습니다.

보름 만에 관객이 21만 명을 돌파했는데, 9번째 재개봉인 걸 감안하면 식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합니다.

스무살 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지천명의 중년이 됐을 긴 시간, 그 시절 명작이 다시 소환된 이유는 뭘까.

코로나 시기 OTT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영화관에서 OTT로 시청자들의 대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렇다 할 신작도 없는 상황에서 투자비가 필요 없고, 그러면서도 인기는 검증된 '불후의 명작'들이 극장가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겁니다.

실제 2023년 48편에 불과했던 재개봉 영화는 지난해 84편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2년 전 신드롬급 인기를 모은 뒤, 올 1월 재개봉한 이 영화가 대표주잡니다.

[더퍼슬 : "태섭군, 여긴 태섭군의 무댑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필두로 색계, 렛미인, 해리포터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모든 것들이 이달 재개봉작이고, CGV에선 아예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재개봉 영화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시작했습니다.

'아는 맛'으로 위기를 버티는 극장가의 시간여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편집: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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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픽] 9번째 돌아온 러브레터…극장가의 ‘시간여행’
    • 입력 2025-01-16 18:18:02
    • 수정2025-01-16 18: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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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총한 단발머리에 산뜻한 마린룩.

전주가 울려퍼지던 순간 무덥던 여름 도쿄엔 청량한 남풍이 불어왔습니다.

[하니/푸른 산호초 : "아 내 사랑은 푸른 남풍을 타고~"]

지난해 뉴진스 하니가 재현한 일본의 원조 아이돌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 무댑니다.

일본 경제 황금기던 80년대 기억을 되살린 곡.

일본 중년층 사이 큰 반향이 일어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래가 그리웠단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바로 한 영화 때문이었습니다.

[영화 러브레터 : "무슨 노래인데 다들 그 노래만 부르죠? (이츠키가 마지막 순간에 불렀지.)"]

죽은 첫사랑의 옛 주소로 보내는 편지.

영화 '러브레터'에선 등장인물들이 조난 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주인공을 그리며 푸른 산호초를 불렀습니다.

아름다운 설경과 아련한 감성이 맞아떨어지며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소환했던 러브레터는, 3백만 관객이 들며 당시 일본영화로선 상상하기 힘든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 장면이 오래 회자되며 많은 패러디를 낳았죠.

["오겡끼데스까~"]

이제는 클래식이 되어버린 영화 '러브레터'가 공개 30주년에 맞춰 재개봉했습니다.

보름 만에 관객이 21만 명을 돌파했는데, 9번째 재개봉인 걸 감안하면 식지 않은 인기를 실감케 합니다.

스무살 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지천명의 중년이 됐을 긴 시간, 그 시절 명작이 다시 소환된 이유는 뭘까.

코로나 시기 OTT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영화관에서 OTT로 시청자들의 대이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렇다 할 신작도 없는 상황에서 투자비가 필요 없고, 그러면서도 인기는 검증된 '불후의 명작'들이 극장가에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겁니다.

실제 2023년 48편에 불과했던 재개봉 영화는 지난해 84편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2년 전 신드롬급 인기를 모은 뒤, 올 1월 재개봉한 이 영화가 대표주잡니다.

[더퍼슬 : "태섭군, 여긴 태섭군의 무댑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필두로 색계, 렛미인, 해리포터와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이 모든 것들이 이달 재개봉작이고, CGV에선 아예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재개봉 영화를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시작했습니다.

'아는 맛'으로 위기를 버티는 극장가의 시간여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편집: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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