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불났는데 재난의료지원팀 ‘혼선’

입력 2025.02.06 (07:52) 수정 2025.02.0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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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당시 기내엔 승객과 승무원 170여 명이 타고 있어서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재난의료지원팀' 운영이 논의됐지만, 대응기관 의사소통 문제로 운영에 혼선을 빚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영록 기자입니다.

[리포트]

에어부산 항공기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밤 10시 26분.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밤 10시 33분 국립중앙의료원에 화재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21분 뒤, 소방은 "부상자 3명이 있다"고 알린 뒤 응급처치와 환자 중증도를 분류할 '재난의료지원팀' 대기를 요청했습니다.

대형 참사에 대비한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중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당연히 디맷(DMAT·재난의료지원팀)이 대기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국립중앙의료원은 지역 재난 거점병원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19분 뒤, 소방은 한 차례 더 지원팀 대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탑승자들이 모두 탈출한 상황이어서 현장에 보건소 신속대응반 5명만 투입했습니다.

만약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면 신속대응반 인력만으론 대처에 역부족일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류상일/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 "의료에 있어서는 골든타임이 중요할 텐데, 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잘 가동이 되지 않는 거죠."]

국립중앙의료원은 "소방의 1차 대기 요청 통화 당시 지원팀 대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걸로 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음성변조 : "인명 피해가 3명뿐이고 추가 사상자 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서 디맷(재난의료지원팀) 대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순간, 재난 대응 기관 사이 혼선이 추가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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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기 불났는데 재난의료지원팀 ‘혼선’
    • 입력 2025-02-06 07:52:29
    • 수정2025-02-06 0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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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공항 에어부산 항공기 화재 당시 기내엔 승객과 승무원 170여 명이 타고 있어서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재난의료지원팀' 운영이 논의됐지만, 대응기관 의사소통 문제로 운영에 혼선을 빚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김영록 기자입니다.

[리포트]

에어부산 항공기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온 건 밤 10시 26분.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밤 10시 33분 국립중앙의료원에 화재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21분 뒤, 소방은 "부상자 3명이 있다"고 알린 뒤 응급처치와 환자 중증도를 분류할 '재난의료지원팀' 대기를 요청했습니다.

대형 참사에 대비한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른 조치였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중상자가 나올 수도 있고. 당연히 디맷(DMAT·재난의료지원팀)이 대기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국립중앙의료원은 지역 재난 거점병원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19분 뒤, 소방은 한 차례 더 지원팀 대기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은 탑승자들이 모두 탈출한 상황이어서 현장에 보건소 신속대응반 5명만 투입했습니다.

만약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면 신속대응반 인력만으론 대처에 역부족일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류상일/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 : "의료에 있어서는 골든타임이 중요할 텐데, 부처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가 잘 가동이 되지 않는 거죠."]

국립중앙의료원은 "소방의 1차 대기 요청 통화 당시 지원팀 대기는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된 걸로 이해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음성변조 : "인명 피해가 3명뿐이고 추가 사상자 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서 디맷(재난의료지원팀) 대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

분초를 다투는 긴박한 순간, 재난 대응 기관 사이 혼선이 추가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영상편집:이동훈/그래픽:김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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