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엄군 수뇌부 증거인멸 시도 진술 확보…명단·블랙박스 삭제

입력 2025.02.07 (15:13) 수정 2025.02.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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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계엄과 관련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다수의 방첩사 간부로부터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4일 이 같은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튿날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자신이 불러준 '체포 명단'과 김 단장이 실무자들에게 불러준 '체포 명단'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방첩사가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이유가 체포 때문이 아니라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을 지원하려는 목적 때문인 것처럼 '가짜 메모'를 만들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당시 이런 지시를 들은 방첩사 소속 대령들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가 위법하다며 집단 반발해 실제 '가짜 메모'는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체포 명단 역시 일부 보존돼 지난해 12월 검찰의 방첩사 압수수색에서 증거로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여 전 사령관이 계엄 당시 방첩사의 체포조 활동이 위법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계엄 당일 수행 장교와 함께 탄 카니발 차량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4차례 비화폰(보안 휴대전화)으로 통화하며 국회 진입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문을 부수라", "총"이라는 말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 함께 있던 수행 장교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수행 장교에게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 지시 내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수행 장교는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블랙박스 기록을 들여다보라고 지시했고, 자신은 이를 삭제 지시로 받아들여 실제 영상을 삭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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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계엄군 수뇌부 증거인멸 시도 진술 확보…명단·블랙박스 삭제
    • 입력 2025-02-07 15:13:11
    • 수정2025-02-07 15:14:43
    사회
12·3 비상계엄 이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계엄과 관련한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다수의 방첩사 간부로부터 여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4일 이 같은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튿날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자신이 불러준 '체포 명단'과 김 단장이 실무자들에게 불러준 '체포 명단'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방첩사가 국회로 병력을 출동시킨 이유가 체포 때문이 아니라 특수전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을 지원하려는 목적 때문인 것처럼 '가짜 메모'를 만들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당시 이런 지시를 들은 방첩사 소속 대령들이 여 전 사령관의 지시가 위법하다며 집단 반발해 실제 '가짜 메모'는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체포 명단 역시 일부 보존돼 지난해 12월 검찰의 방첩사 압수수색에서 증거로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여 전 사령관이 계엄 당시 방첩사의 체포조 활동이 위법이라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편,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은 계엄 당일 수행 장교와 함께 탄 카니발 차량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4차례 비화폰(보안 휴대전화)으로 통화하며 국회 진입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문을 부수라", "총"이라는 말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했고, 함께 있던 수행 장교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이 수행 장교에게 윤 대통령의 국회 진입 지시 내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기록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수행 장교는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블랙박스 기록을 들여다보라고 지시했고, 자신은 이를 삭제 지시로 받아들여 실제 영상을 삭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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