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간첩 몰이, 두 번의 재심…50년 만의 ‘무죄’

입력 2025.04.03 (19:32) 수정 2025.04.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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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간첩으로 내몰리고 재차 고문 끝에 옥고를 치른 납북어부 신명구 씨가 50여 년 만에 두 번째 재심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신 씨는 함께 고초를 겪은 동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 청구를 요청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1년, 서해에서 납북된 동림호 사건.

신명구 씨 등 1년 만에 돌아온 어부들은 간첩으로 내몰렸고 고초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귀환 4년 뒤, 이번엔 북에서 보고 들은 걸 이야기했다며 '찬양고무죄'를 씌우더니, 허위 자백을 노린 군산경찰의 고문이 뒤따랐습니다.

5년간의 옥살이를 한 신 씨.

재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불법 구금으로 만든 증거란 걸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명구/납북어부 : "고문받은 건 말할 수가 없어요. 그걸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저로 인해 우리 자녀들도 직장도 못 들어갔어요."]

앞선 사건 역시, 2023년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신 씨.

두 차례 가혹한 국가 폭력에 맞서 두 번의 재심을 이끌어냈습니다.

[신명구/납북어부 : "지금이라도 무죄를 받아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분들도 저와 같이 모든 것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당시 군사정권은 신 씨에게 북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말을 전했다며, 서른 명 가까운 이웃을 함께 고문하고 기소했습니다.

신 씨는 동료와 유족을 대신해, 검찰에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달라는 진정을 냈습니다.

검찰은 법이 정한 최우선 순위 재심 청구권자입니다.

[최정규/변호사 : "판결 선고로 인해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나타났기 때문에 당연히 재심 사유에 해당하고 재심이 개시될 수 있다고…."]

국민을 상대로 간첩 낙인에 급급했던 정권과, 검경의 불법 수사를 외면한 당시 사법 관료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국가의 책임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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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번의 간첩 몰이, 두 번의 재심…50년 만의 ‘무죄’
    • 입력 2025-04-03 19:32:40
    • 수정2025-04-03 20:09:49
    뉴스7(전주)
[앵커]

간첩으로 내몰리고 재차 고문 끝에 옥고를 치른 납북어부 신명구 씨가 50여 년 만에 두 번째 재심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신 씨는 함께 고초를 겪은 동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재심 청구를 요청했습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1971년, 서해에서 납북된 동림호 사건.

신명구 씨 등 1년 만에 돌아온 어부들은 간첩으로 내몰렸고 고초는 끝이 아니었습니다.

귀환 4년 뒤, 이번엔 북에서 보고 들은 걸 이야기했다며 '찬양고무죄'를 씌우더니, 허위 자백을 노린 군산경찰의 고문이 뒤따랐습니다.

5년간의 옥살이를 한 신 씨.

재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무죄를 구형했고, 재판부도 불법 구금으로 만든 증거란 걸 인정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명구/납북어부 : "고문받은 건 말할 수가 없어요. 그걸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습니까? 저로 인해 우리 자녀들도 직장도 못 들어갔어요."]

앞선 사건 역시, 2023년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신 씨.

두 차례 가혹한 국가 폭력에 맞서 두 번의 재심을 이끌어냈습니다.

[신명구/납북어부 : "지금이라도 무죄를 받아 정말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이분들도 저와 같이 모든 것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당시 군사정권은 신 씨에게 북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말을 전했다며, 서른 명 가까운 이웃을 함께 고문하고 기소했습니다.

신 씨는 동료와 유족을 대신해, 검찰에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해달라는 진정을 냈습니다.

검찰은 법이 정한 최우선 순위 재심 청구권자입니다.

[최정규/변호사 : "판결 선고로 인해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나타났기 때문에 당연히 재심 사유에 해당하고 재심이 개시될 수 있다고…."]

국민을 상대로 간첩 낙인에 급급했던 정권과, 검경의 불법 수사를 외면한 당시 사법 관료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국가의 책임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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