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이란 핵 ‘불씨’ 속 트럼프 과거 발언 ‘파묘’ 논란

입력 2025.06.25 (12:39) 수정 2025.06.25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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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깜짝 발표로 이스라엘과 이란간 무력 충돌은 끝을 보게 됐습니다.

우리 시각 오후 1시부터 전쟁이 종료된다고 했으니까 이제 3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란 핵 개발 같은 핵심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국제부 양민효 기자와 짚어봅니다.

이란 핵 문제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데 그거부터 살펴보죠?

[기자]

14년 전인 2011년 발언입니다.

차기 미국 대선 도전을 선언하고 몸집을 키워가던 트럼프가,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며 한 말인데요.

영상부터 먼저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2011년 : "우리 대통령(오바마)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협상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나약하고 비효율적입니다."]

[앵커]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결과적으론 미국이 직접 개입한 셈인데 이걸 결정한 건 트럼프잖아요.

14년 전엔 말이 달랐네요?

[기자]

'협상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거다', 마치 14년 뒤 본인에게 하는 말 같죠?

사실 미국은 이란과 5차까지 핵 협상을 이어왔는데요.

트럼프는 '이란 핵 문제를 끝낼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면서 계속 이란에게 미국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내놔라, 줄기차게 요구해 왔고요.

협상을 통해서는 이란과 합의에 이르지도, 핵을 포기시키지도 못했고 결국 이란을 공격했잖아요?

이스라엘의 기습 작전을 묵인해주고, 미국이 직접 이란 핵 '심장부'라는 핵시설까지 벙커버스터로 타격했는데요.

물론 트럼프는 이 모든 게, 다시 협상하기 위해서였다고 할 테지만요.

미국의 '심야의 망치' 작전 이후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의 이 과거 영상이 다시 확산되고 있고요.

당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또 오바마가 재임된 뒤에도 '오바마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가 여러 차례 올렸던 과거 트위터 글들도 '파묘'되듯, 끌어올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협상을 통해 이란 핵 합의를 끌어낸 건 오바마 대통령이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걸 깬 게 트럼프 대통령이고요.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도가 폭로된 이후,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란을 막기 위해 협상과 합의, 제재를 오랜 기간 반복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중동 정책 핵심이자, 2기 정권의 최대 업적으로 이란 핵 문제에 골몰했고, 2015년 핵 합의가 타결됩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2015.4 : "미국은 오늘 이란과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완전히 시행되면 핵무기 획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란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게 핵심이었는데, 당시에도 이란의 핵 폐기와 이행 검증까지 구멍이 많단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런 한계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인 2018년 핵 합의 탈퇴를 선언했고요.

협정으로 핵 개발을 완전히 막지도 못하면서 이란에게 시간만 벌어줬다, 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앵커]

자신의 말을 뒤집긴 했지만, 이란의 핵 개발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맞았던 건가요?

[기자]

그건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을 텐데요.

또 이란이 핵 개발을 진전시킨 게 합의가 파기된 뒤로 보는 관점도 있고요.

류 앵커, 혹시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보셨나요?

[앵커]

아직 못 봤습니다.

[기자]

못 보셨다니 잠깐 설명하자면, '엔티티'라는 인공지능이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 통제권을 장악하려고 하자, 주연 맡은 톰 크루즈가 이를 막으려고 또, 불가능한 미션에 나선다는 내용인데요.

영화 속에서 핵 보유국들이 줄줄이 거론되는데, 여기에 이란이 포함됐을까요?

[앵커]

이란은 핵 보유국은 아니잖아요.

[기자]

그럼 북한은요?

[앵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리니, 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스포일러를 하면 안되니까 영화 내용을 더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류 앵커 말대로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분류가 되고 있죠.

이란은 북한 만큼은 아닌 걸로 평가되지만 핵 개발 수준이 실제로 어디까지 와 있냐, 이걸 놓고 이번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국장이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놔서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 정보국장 평가는 어떻게 달랐던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이란의 핵 개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건데요.

이란의 핵무기 생산이 임박했다며 핵 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상반된 평가죠.

미 국가정보국의 개버드 국장은 CIA, FBI 등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데요.

지난 3월 미 상원에 출석해서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또 원폭투하 80년이 된 일본 히로시바 출장을 최근 다녀온 뒤 소감 영상을 올렸는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기습 불과 사흘 전이라 시기도, 내용도 의미심장합니다.

[털시 개버드/미 국가정보국장/지난 10일 :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핵전쟁에 따른 전멸의 위기에 근접해 있습니다. 정치 엘리트와 전쟁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강대국 간의 공포와 긴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무력 충돌 국면에서 개버드 국장의 발언들이 회자되자 트럼프 대통령, "정보팀이 틀렸다", "이란은 곧 핵무기를 가질 걸로 본다" 면서이란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공격을 지시했고요.

기습 공격 뒤 이란과 무력 충돌을 계속하며 미국의 직접 개입을 종용하던 이스라엘.

'대통령님, 할 일을 끝내세요'라며 당시 텔아비브에 내걸렸던 현수막은 미국의 이란 타격 이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 피해가 어느 정돈지 정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지상 구조물만 피해를 입혔다는 국방부 산하 기관의 초기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박에, 개버딘 국장이 나중에 본인 발언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정보기관 수장보다 네타냐후의 말을 더 신뢰하고 군사적 개입을 감행했단 뒷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 이재연/그래픽 제작:서수민/자료조사: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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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in뉴스] 이란 핵 ‘불씨’ 속 트럼프 과거 발언 ‘파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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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6-25 13: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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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깜짝 발표로 이스라엘과 이란간 무력 충돌은 끝을 보게 됐습니다.

우리 시각 오후 1시부터 전쟁이 종료된다고 했으니까 이제 3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이란 핵 개발 같은 핵심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국제부 양민효 기자와 짚어봅니다.

이란 핵 문제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데 그거부터 살펴보죠?

[기자]

14년 전인 2011년 발언입니다.

차기 미국 대선 도전을 선언하고 몸집을 키워가던 트럼프가, 오바마 당시 대통령을 비난하며 한 말인데요.

영상부터 먼저 보시죠.

[도널드 트럼프/2011년 : "우리 대통령(오바마)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협상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나약하고 비효율적입니다."]

[앵커]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에 결과적으론 미국이 직접 개입한 셈인데 이걸 결정한 건 트럼프잖아요.

14년 전엔 말이 달랐네요?

[기자]

'협상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할 거다', 마치 14년 뒤 본인에게 하는 말 같죠?

사실 미국은 이란과 5차까지 핵 협상을 이어왔는데요.

트럼프는 '이란 핵 문제를 끝낼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면서 계속 이란에게 미국이 만족할 만한 카드를 내놔라, 줄기차게 요구해 왔고요.

협상을 통해서는 이란과 합의에 이르지도, 핵을 포기시키지도 못했고 결국 이란을 공격했잖아요?

이스라엘의 기습 작전을 묵인해주고, 미국이 직접 이란 핵 '심장부'라는 핵시설까지 벙커버스터로 타격했는데요.

물론 트럼프는 이 모든 게, 다시 협상하기 위해서였다고 할 테지만요.

미국의 '심야의 망치' 작전 이후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의 이 과거 영상이 다시 확산되고 있고요.

당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또 오바마가 재임된 뒤에도 '오바마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트럼프가 여러 차례 올렸던 과거 트위터 글들도 '파묘'되듯, 끌어올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협상을 통해 이란 핵 합의를 끌어낸 건 오바마 대통령이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그리고 이걸 깬 게 트럼프 대통령이고요.

2002년 이란의 핵 개발 의도가 폭로된 이후,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란을 막기 위해 협상과 합의, 제재를 오랜 기간 반복했습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중동 정책 핵심이자, 2기 정권의 최대 업적으로 이란 핵 문제에 골몰했고, 2015년 핵 합의가 타결됩니다.

[버락 오바마/당시 미국 대통령/2015.4 : "미국은 오늘 이란과 역사적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완전히 시행되면 핵무기 획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란은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게 핵심이었는데, 당시에도 이란의 핵 폐기와 이행 검증까지 구멍이 많단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런 한계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인 2018년 핵 합의 탈퇴를 선언했고요.

협정으로 핵 개발을 완전히 막지도 못하면서 이란에게 시간만 벌어줬다, 라고 비판해 왔습니다.

[앵커]

자신의 말을 뒤집긴 했지만, 이란의 핵 개발을 보면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맞았던 건가요?

[기자]

그건 이란의 핵 개발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렸을 텐데요.

또 이란이 핵 개발을 진전시킨 게 합의가 파기된 뒤로 보는 관점도 있고요.

류 앵커, 혹시 최근 개봉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보셨나요?

[앵커]

아직 못 봤습니다.

[기자]

못 보셨다니 잠깐 설명하자면, '엔티티'라는 인공지능이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 통제권을 장악하려고 하자, 주연 맡은 톰 크루즈가 이를 막으려고 또, 불가능한 미션에 나선다는 내용인데요.

영화 속에서 핵 보유국들이 줄줄이 거론되는데, 여기에 이란이 포함됐을까요?

[앵커]

이란은 핵 보유국은 아니잖아요.

[기자]

그럼 북한은요?

[앵커]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불리니, 됐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거 같은데요?

[기자]

스포일러를 하면 안되니까 영화 내용을 더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하지만 류 앵커 말대로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분류가 되고 있죠.

이란은 북한 만큼은 아닌 걸로 평가되지만 핵 개발 수준이 실제로 어디까지 와 있냐, 이걸 놓고 이번 전쟁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보국장이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놔서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 정보국장 평가는 어떻게 달랐던 건가요?

[기자]

한마디로 이란의 핵 개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건데요.

이란의 핵무기 생산이 임박했다며 핵 위협 제거를 명분으로 내건 트럼프 대통령, 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는 상반된 평가죠.

미 국가정보국의 개버드 국장은 CIA, FBI 등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데요.

지난 3월 미 상원에 출석해서 '정보당국은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다'라고 증언했습니다.

또 원폭투하 80년이 된 일본 히로시바 출장을 최근 다녀온 뒤 소감 영상을 올렸는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기습 불과 사흘 전이라 시기도, 내용도 의미심장합니다.

[털시 개버드/미 국가정보국장/지난 10일 :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핵전쟁에 따른 전멸의 위기에 근접해 있습니다. 정치 엘리트와 전쟁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강대국 간의 공포와 긴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무력 충돌 국면에서 개버드 국장의 발언들이 회자되자 트럼프 대통령, "정보팀이 틀렸다", "이란은 곧 핵무기를 가질 걸로 본다" 면서이란 핵시설에 벙커버스터 공격을 지시했고요.

기습 공격 뒤 이란과 무력 충돌을 계속하며 미국의 직접 개입을 종용하던 이스라엘.

'대통령님, 할 일을 끝내세요'라며 당시 텔아비브에 내걸렸던 현수막은 미국의 이란 타격 이후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라는 문구로 바뀌었습니다.

미국의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시설 피해가 어느 정돈지 정확히 나오진 않았지만 지상 구조물만 피해를 입혔다는 국방부 산하 기관의 초기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박에, 개버딘 국장이 나중에 본인 발언을 바꿨습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정보기관 수장보다 네타냐후의 말을 더 신뢰하고 군사적 개입을 감행했단 뒷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김신형 이재연/그래픽 제작:서수민/자료조사: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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