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더운데 집 안에 난로 켠 상황”…나라별로 다른 폭염의 양상
입력 2025.07.15 (15:26)
수정 2025.07.1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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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륙별, 또 지역별로도 폭염의 양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는데요.
연세대 대기과학과 홍진규 교수와 함께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우리나라 폭염 상황부터 보죠.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 대기환경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답변]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지난 50년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 50년 중 가장 더웠던 6월 5개 중 4개가 2020년 이후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점점 더 자주, 더 높은 평균 기온이 나타나고 있고, 안타깝지만 오래전부터 예측한 한대로 기온 상승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더위는 최근 우리나라 폭염 발생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 일부와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은 맑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과 함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의 기온을 높이는 지형 효과가 더해지면서 한반도의 서쪽 중심으로 폭염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장마가 일찍 종료되어 햇빛이 많아져서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일례로 1994년과 2018년 폭염 때도 장마가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7월 초이지만, 최근 10일 동안의 7월 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더웠던 2022년보다 약 1도나 높은 상태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는 매우 높아졌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습한 공기까지 유입되고 기압 구조도 폭염에 적합하게 바뀌면, 현재의 폭염은 8월뿐만 아니라 9월까지도 폭염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났다고 해도 기습적인 폭우 발생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과거 장마가 조기에 종료되었던 2011년에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가 났던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같은 동북아 지역권인데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폭염인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한국과 중국, 일본의 폭염 양상이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기후 특성은 다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중국은 넓은 육지의 영향을 받아 대륙성 기후이고, 일본은 바다의 영향을 받아 습한 해양성 기후입니다.
우리나라의 온돌과 달리 일본의 전통 가옥이 통풍을 중시하는 다다미 구조인 것도 이런 기후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폭염은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가뭄으로 인해 열에너지 과다 공급이 폭염을 강화 원인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여름철 아스팔트 위가 뜨거워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추가적으로 태백산맥에 의한 푄 현상과 도시 열섬 현상도 폭염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폭염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폭염을 유발하는 대기 환경이 지구 온난화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과학은 만능이 아니고 항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과학자 대부분은 최근 더 강하고 자주 발생하는 폭염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만들어내는 지구 가열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지금의 폭염은 마치 더운 여름날 집 안에 난로를 켜놓은 상황과 같습니다.
난로를 켜놓고 '무슨 이유로 이렇게 더 더운 거지'라고 물어보시는 상황이지만, 그 난로를 켠 사람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우리 자신인 이상한 상황인 것이죠.
[앵커]
지구 대기환경을 인간의 힘으로 다루는데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 피해들을 줄일 수 있을까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난로를 당장 꺼야 합니다.
그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의롭게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서 올해 전기 에너지 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행기에서의 배출량보다 작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적응 대책이 필요합니다.
온열 질환이나 질병 확산과 같은 보건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과 물 부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발전소, 건물, 교량, 항만 시설, 공항, 상하수도 등의 사회 기반 시설도 과거의 재난 상황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급격하고 강력한 기후변화에 맞춰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픽:조재현/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륙별, 또 지역별로도 폭염의 양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는데요.
연세대 대기과학과 홍진규 교수와 함께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우리나라 폭염 상황부터 보죠.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 대기환경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답변]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지난 50년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 50년 중 가장 더웠던 6월 5개 중 4개가 2020년 이후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점점 더 자주, 더 높은 평균 기온이 나타나고 있고, 안타깝지만 오래전부터 예측한 한대로 기온 상승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더위는 최근 우리나라 폭염 발생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 일부와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은 맑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과 함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의 기온을 높이는 지형 효과가 더해지면서 한반도의 서쪽 중심으로 폭염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장마가 일찍 종료되어 햇빛이 많아져서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일례로 1994년과 2018년 폭염 때도 장마가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7월 초이지만, 최근 10일 동안의 7월 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더웠던 2022년보다 약 1도나 높은 상태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는 매우 높아졌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습한 공기까지 유입되고 기압 구조도 폭염에 적합하게 바뀌면, 현재의 폭염은 8월뿐만 아니라 9월까지도 폭염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났다고 해도 기습적인 폭우 발생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과거 장마가 조기에 종료되었던 2011년에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가 났던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같은 동북아 지역권인데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폭염인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한국과 중국, 일본의 폭염 양상이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기후 특성은 다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중국은 넓은 육지의 영향을 받아 대륙성 기후이고, 일본은 바다의 영향을 받아 습한 해양성 기후입니다.
우리나라의 온돌과 달리 일본의 전통 가옥이 통풍을 중시하는 다다미 구조인 것도 이런 기후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폭염은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가뭄으로 인해 열에너지 과다 공급이 폭염을 강화 원인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여름철 아스팔트 위가 뜨거워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추가적으로 태백산맥에 의한 푄 현상과 도시 열섬 현상도 폭염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폭염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폭염을 유발하는 대기 환경이 지구 온난화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과학은 만능이 아니고 항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과학자 대부분은 최근 더 강하고 자주 발생하는 폭염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만들어내는 지구 가열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지금의 폭염은 마치 더운 여름날 집 안에 난로를 켜놓은 상황과 같습니다.
난로를 켜놓고 '무슨 이유로 이렇게 더 더운 거지'라고 물어보시는 상황이지만, 그 난로를 켠 사람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우리 자신인 이상한 상황인 것이죠.
[앵커]
지구 대기환경을 인간의 힘으로 다루는데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 피해들을 줄일 수 있을까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난로를 당장 꺼야 합니다.
그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의롭게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서 올해 전기 에너지 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행기에서의 배출량보다 작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적응 대책이 필요합니다.
온열 질환이나 질병 확산과 같은 보건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과 물 부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발전소, 건물, 교량, 항만 시설, 공항, 상하수도 등의 사회 기반 시설도 과거의 재난 상황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급격하고 강력한 기후변화에 맞춰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픽:조재현/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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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7-15 15:26:48
- 수정2025-07-16 14:16:17

[앵커]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륙별, 또 지역별로도 폭염의 양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는데요.
연세대 대기과학과 홍진규 교수와 함께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우리나라 폭염 상황부터 보죠.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 대기환경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답변]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지난 50년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 50년 중 가장 더웠던 6월 5개 중 4개가 2020년 이후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점점 더 자주, 더 높은 평균 기온이 나타나고 있고, 안타깝지만 오래전부터 예측한 한대로 기온 상승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더위는 최근 우리나라 폭염 발생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 일부와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은 맑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과 함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의 기온을 높이는 지형 효과가 더해지면서 한반도의 서쪽 중심으로 폭염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장마가 일찍 종료되어 햇빛이 많아져서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일례로 1994년과 2018년 폭염 때도 장마가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7월 초이지만, 최근 10일 동안의 7월 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더웠던 2022년보다 약 1도나 높은 상태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는 매우 높아졌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습한 공기까지 유입되고 기압 구조도 폭염에 적합하게 바뀌면, 현재의 폭염은 8월뿐만 아니라 9월까지도 폭염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났다고 해도 기습적인 폭우 발생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과거 장마가 조기에 종료되었던 2011년에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가 났던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같은 동북아 지역권인데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폭염인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한국과 중국, 일본의 폭염 양상이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변]
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기후 특성은 다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중국은 넓은 육지의 영향을 받아 대륙성 기후이고, 일본은 바다의 영향을 받아 습한 해양성 기후입니다.
우리나라의 온돌과 달리 일본의 전통 가옥이 통풍을 중시하는 다다미 구조인 것도 이런 기후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폭염은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가뭄으로 인해 열에너지 과다 공급이 폭염을 강화 원인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여름철 아스팔트 위가 뜨거워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추가적으로 태백산맥에 의한 푄 현상과 도시 열섬 현상도 폭염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폭염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폭염을 유발하는 대기 환경이 지구 온난화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변]
과학은 만능이 아니고 항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과학자 대부분은 최근 더 강하고 자주 발생하는 폭염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만들어내는 지구 가열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지금의 폭염은 마치 더운 여름날 집 안에 난로를 켜놓은 상황과 같습니다.
난로를 켜놓고 '무슨 이유로 이렇게 더 더운 거지'라고 물어보시는 상황이지만, 그 난로를 켠 사람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우리 자신인 이상한 상황인 것이죠.
[앵커]
지구 대기환경을 인간의 힘으로 다루는데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 피해들을 줄일 수 있을까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난로를 당장 꺼야 합니다.
그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의롭게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서 올해 전기 에너지 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행기에서의 배출량보다 작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적응 대책이 필요합니다.
온열 질환이나 질병 확산과 같은 보건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과 물 부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발전소, 건물, 교량, 항만 시설, 공항, 상하수도 등의 사회 기반 시설도 과거의 재난 상황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급격하고 강력한 기후변화에 맞춰 점검해야 합니다.
그래픽:조재현/영상편집:김주은 이은빈/자료조사:권애림
전 세계를 강타한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륙별, 또 지역별로도 폭염의 양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를 어렵게 하고 있는데요.
연세대 대기과학과 홍진규 교수와 함께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먼저, 우리나라 폭염 상황부터 보죠.
연일 이어지는 찜통더위에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 대기환경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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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평균 기온은 지난 50년간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지난 50년 중 가장 더웠던 6월 5개 중 4개가 2020년 이후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점점 더 자주, 더 높은 평균 기온이 나타나고 있고, 안타깝지만 오래전부터 예측한 한대로 기온 상승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더위는 최근 우리나라 폭염 발생 상황에 자주 등장하는 무더운 북태평양 고기압 일부와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덮은 맑은 상태에서 강한 햇빛과 함께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어 서쪽의 기온을 높이는 지형 효과가 더해지면서 한반도의 서쪽 중심으로 폭염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통 장마가 일찍 종료되어 햇빛이 많아져서 기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큰데요.
일례로 1994년과 2018년 폭염 때도 장마가 일찍 종료되었습니다.
아직 7월 초이지만, 최근 10일 동안의 7월 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더웠던 2022년보다 약 1도나 높은 상태입니다.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는 매우 높아졌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습한 공기까지 유입되고 기압 구조도 폭염에 적합하게 바뀌면, 현재의 폭염은 8월뿐만 아니라 9월까지도 폭염이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장마가 끝났다고 해도 기습적인 폭우 발생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과거 장마가 조기에 종료되었던 2011년에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발생해 많은 피해가 났던 사례를 기억해야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같은 동북아 지역권인데도 중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폭염인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정말 한국과 중국, 일본의 폭염 양상이 다른 것인지, 다르다면 왜 그런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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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기후 특성은 다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중국은 넓은 육지의 영향을 받아 대륙성 기후이고, 일본은 바다의 영향을 받아 습한 해양성 기후입니다.
우리나라의 온돌과 달리 일본의 전통 가옥이 통풍을 중시하는 다다미 구조인 것도 이런 기후가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폭염은 우리나라나 일본과는 다르게 가뭄으로 인해 열에너지 과다 공급이 폭염을 강화 원인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는 여름철 아스팔트 위가 뜨거워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입니다.
우리나라는 추가적으로 태백산맥에 의한 푄 현상과 도시 열섬 현상도 폭염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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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재의 폭염을 유발하는 대기 환경이 지구 온난화와 어느 정도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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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만능이 아니고 항상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다만 대기과학자 대부분은 최근 더 강하고 자주 발생하는 폭염은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이 만들어내는 지구 가열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온실가스를 지속적으로 배출하면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지금의 폭염은 마치 더운 여름날 집 안에 난로를 켜놓은 상황과 같습니다.
난로를 켜놓고 '무슨 이유로 이렇게 더 더운 거지'라고 물어보시는 상황이지만, 그 난로를 켠 사람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우리 자신인 이상한 상황인 것이죠.
[앵커]
지구 대기환경을 인간의 힘으로 다루는데 한계가 있긴 하겠지만, 어떤 노력을 해야 피해들을 줄일 수 있을까요?
[답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난로를 당장 꺼야 합니다.
그것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탄소중립을 최대한 빨리 그리고 정의롭게 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영국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서 올해 전기 에너지 생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행기에서의 배출량보다 작게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재난에 대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적응 대책이 필요합니다.
온열 질환이나 질병 확산과 같은 보건 문제뿐만 아니라, 식량과 물 부족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발전소, 건물, 교량, 항만 시설, 공항, 상하수도 등의 사회 기반 시설도 과거의 재난 상황에 맞춰 설계되었기 때문에, 현재의 급격하고 강력한 기후변화에 맞춰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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