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합시다] 같은 듯 다른 유시민·홍준표가 분석하는 광장 정치

입력 2019.11.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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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정치는 여의도 정치가 실종된 탓으로 바람직한 현상 아니야"(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광장 정치는 국민의 요구 표출이지만 야당이 해결에 안 나서는 건 문제"(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유시민·홍준표 "광장 정치는 여의도 정치 실종 탓"

지난 15일 국회 의정관에서 있었던 KBS의 새 정치토크쇼인 <정치합시다> 첫 회 녹화 현장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한목소리로 '분열된 광장 정치' 현상에 대해 "여의도 정치 실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2019년 한국 정치는 안녕한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는 바로 '광장 정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양극화된여론은 두 개의 아고라(Agora·광장), 즉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라졌다. '조국 수호'와 '조국 퇴진'을 외치며 수많은 인파가 각기 모여들었다. 국민을 통합해야 할 정치권은 갈등 조정 기능을 내팽개친 채 세몰이 경쟁에 가세했다. 3년 전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던 시민의 광장이 진영 대결의 공간으로 변질된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다보니 이익집단 혹은 관련 있는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간데다, 요즘같이 활발한 SNS 활동으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해진 시대에 언론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하니 광장으로 뛰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10월 3일과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보수 단체 대규모 집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회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을 놓고 공전을 거듭해왔고, 행정부의 불필요한 예산 집행이나 방만한 업무를 걸러내는 국정감사는 조국 전 장관 이슈에 묻혀 올해 '역대 최악의 국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홍 전 대표는 특히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광우병 파동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광장 집회,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반대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면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국회에서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 "협의 안 나서는 야당이 광장 정치 확대 부추겨"

유시민 이사장 역시 "지금 나타나는 광장 정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검찰 등을 향해 시민들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 언론, 제도가 시민들의 요구를 능숙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격차 때문에 분이 안 풀리는 시민들이 각자의 요구를 들고 나와서 외치는 것"이라며 국회 기능의 마비를 꼬집었다.

과거 대규모 촛불 집회들을 살펴보면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사태 당시에도 "미국산 소고기를 안 먹겠다"는 여론이 75%에 달했지만(2008년 5월 17일 국민일보 기사) 정부가 수입 결정을 내리면서 거세진 국민 반발이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그보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이 71%로 조사됐지만(2004년.3월18일 조선일보 기사) 국회는 탄핵을 가결하고 말았다.


유 이사장은 다만 "국회나 행정부, 검찰 같은 권력기관을 통해 국민 여론이 반영돼 나오지 않으면 소외됐다고 느끼는 한쪽이 광장으로 나오는 것이다. 이건 해로운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잘 듣고 상의해서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면서도 "문제는 야당"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국회 내에서 협의하지 않고 보수 진영의 광장 정치에 가세하면서 국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유 이사장은 "국회 안에서 할 건 하고 밖에서 소통할 건 해야하는데 밖으로만 돌고 있어서 광장 정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홍 "정치 경멸은 안 돼...왜 대립하나 살펴야"

두 사람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국회를 한 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그로 인한 정치 경멸이나 냉소, 무관심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정치는 나라를 미래를 바꾼다. 정치적 결정이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니 정치 비하, 무시를 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야의 대립, 갈등에 대해선 17대 국회의원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환경노동위원장을 했는데 2년 동안 법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고 여야 간에 다 합의를 거쳐 통과시켰다"고 회상했다.

홍 전 대표는 "DJ,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여야 대립이 극심했지만, 낮에는 격렬하게 다퉈도 밤에는 포장마차에서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시절이었다. 그런데 17대 지나 소위 386들이 들어오면서 목욕탕에서 만나도 아는 체를 안한다. 요즘은 당이 다르면 의원들끼리 술자리를 함께 하지도 않는다. 여의도 정치가 험악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정부나 국회처럼 직업 정치는 국가 권력을 갖고 어떤 일에 우선 적용을 할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다루는만큼, 굉장히 큰 마음의 부담을 갖고 일을 한다. 그런 만큼 정치를 해보고서도 경멸하는 식으로 정치를 그만두거나 하는 건 찬성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어떤 것을 가지고 싸우는지를 잘 보지 않고 대립하면 그 자체가 나쁜 것처럼 얘기하는 시각도 있지만, 올바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하다. 시민들이 여야간 대립을 무조건 나쁘다하지 말고 왜 대립하는지를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내놓는 공약과 정치가 내 삶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지를 따져보는 게 시민의 권리라고 설명했다.


KBS1TV <정치합시다> 22일 밤10시50분 첫 방송

시민들이 광장에 나선 이유, 정치 참여의 의미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내년 총선 전망 등 대한민국 정치 전반을 특유의 티키타카(합이 잘 맞게 주고받는 대화)로 풀어낸 두 사람의 토크쇼는 22일 밤 10시50분 KBS1TV에서 첫방송되는 <정치합시다>를 통해 더욱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정치합시다>는 앞으로 유시민·홍준표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과 전문가 패널들과 함께 정치, 민주주의, 참정, 공화, 선거, 의회 등의 의미를 인문학적 의미에서 짚어보고, 더욱 깊이있고 신뢰도 높은 여론조사를 통해 총선까지 민심의 추이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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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합시다] 같은 듯 다른 유시민·홍준표가 분석하는 광장 정치
    • 입력 2019-11-21 16:17:09
    정치합시다
"광장 정치는 여의도 정치가 실종된 탓으로 바람직한 현상 아니야"(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광장 정치는 국민의 요구 표출이지만 야당이 해결에 안 나서는 건 문제"(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유시민·홍준표 "광장 정치는 여의도 정치 실종 탓"

지난 15일 국회 의정관에서 있었던 KBS의 새 정치토크쇼인 <정치합시다> 첫 회 녹화 현장에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한목소리로 '분열된 광장 정치' 현상에 대해 "여의도 정치 실종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더욱 조장하고 있다는 얘기다.

'2019년 한국 정치는 안녕한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는 바로 '광장 정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양극화된여론은 두 개의 아고라(Agora·광장), 즉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갈라졌다. '조국 수호'와 '조국 퇴진'을 외치며 수많은 인파가 각기 모여들었다. 국민을 통합해야 할 정치권은 갈등 조정 기능을 내팽개친 채 세몰이 경쟁에 가세했다. 3년 전 국정농단을 심판하고 대통령을 탄핵으로 이끌었던 시민의 광장이 진영 대결의 공간으로 변질된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다보니 이익집단 혹은 관련 있는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간데다, 요즘같이 활발한 SNS 활동으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해진 시대에 언론은 국민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하니 광장으로 뛰어나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10월 3일과 24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보수 단체 대규모 집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국회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을 놓고 공전을 거듭해왔고, 행정부의 불필요한 예산 집행이나 방만한 업무를 걸러내는 국정감사는 조국 전 장관 이슈에 묻혀 올해 '역대 최악의 국감'이란 평가를 받았다.

홍 전 대표는 특히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광우병 파동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광장 집회,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반대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면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국회에서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유 "협의 안 나서는 야당이 광장 정치 확대 부추겨"

유시민 이사장 역시 "지금 나타나는 광장 정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검찰 등을 향해 시민들이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 언론, 제도가 시민들의 요구를 능숙하게 해소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격차 때문에 분이 안 풀리는 시민들이 각자의 요구를 들고 나와서 외치는 것"이라며 국회 기능의 마비를 꼬집었다.

과거 대규모 촛불 집회들을 살펴보면 2008년 광우병 소고기 사태 당시에도 "미국산 소고기를 안 먹겠다"는 여론이 75%에 달했지만(2008년 5월 17일 국민일보 기사) 정부가 수입 결정을 내리면서 거세진 국민 반발이 대규모 집회로 이어졌다. 그보다 앞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이 71%로 조사됐지만(2004년.3월18일 조선일보 기사) 국회는 탄핵을 가결하고 말았다.


유 이사장은 다만 "국회나 행정부, 검찰 같은 권력기관을 통해 국민 여론이 반영돼 나오지 않으면 소외됐다고 느끼는 한쪽이 광장으로 나오는 것이다. 이건 해로운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부와 정치인들이 잘 듣고 상의해서 반영하기만 하면 된다"면서도 "문제는 야당"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이 국회 내에서 협의하지 않고 보수 진영의 광장 정치에 가세하면서 국정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유 이사장은 "국회 안에서 할 건 하고 밖에서 소통할 건 해야하는데 밖으로만 돌고 있어서 광장 정치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홍 "정치 경멸은 안 돼...왜 대립하나 살펴야"

두 사람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국회를 한 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그로 인한 정치 경멸이나 냉소, 무관심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정치는 나라를 미래를 바꾼다. 정치적 결정이 국민의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 그러니 정치 비하, 무시를 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야의 대립, 갈등에 대해선 17대 국회의원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환경노동위원장을 했는데 2년 동안 법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고 여야 간에 다 합의를 거쳐 통과시켰다"고 회상했다.

홍 전 대표는 "DJ,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여야 대립이 극심했지만, 낮에는 격렬하게 다퉈도 밤에는 포장마차에서 만나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시절이었다. 그런데 17대 지나 소위 386들이 들어오면서 목욕탕에서 만나도 아는 체를 안한다. 요즘은 당이 다르면 의원들끼리 술자리를 함께 하지도 않는다. 여의도 정치가 험악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정부나 국회처럼 직업 정치는 국가 권력을 갖고 어떤 일에 우선 적용을 할지,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를 다루는만큼, 굉장히 큰 마음의 부담을 갖고 일을 한다. 그런 만큼 정치를 해보고서도 경멸하는 식으로 정치를 그만두거나 하는 건 찬성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어떤 것을 가지고 싸우는지를 잘 보지 않고 대립하면 그 자체가 나쁜 것처럼 얘기하는 시각도 있지만, 올바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은 불가피하다. 시민들이 여야간 대립을 무조건 나쁘다하지 말고 왜 대립하는지를 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내놓는 공약과 정치가 내 삶을 바꾸는데 도움이 될지를 따져보는 게 시민의 권리라고 설명했다.


KBS1TV <정치합시다> 22일 밤10시50분 첫 방송

시민들이 광장에 나선 이유, 정치 참여의 의미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내년 총선 전망 등 대한민국 정치 전반을 특유의 티키타카(합이 잘 맞게 주고받는 대화)로 풀어낸 두 사람의 토크쇼는 22일 밤 10시50분 KBS1TV에서 첫방송되는 <정치합시다>를 통해 더욱 자세히 들어볼 수 있다. <정치합시다>는 앞으로 유시민·홍준표 외에도 다양한 정치인들과 전문가 패널들과 함께 정치, 민주주의, 참정, 공화, 선거, 의회 등의 의미를 인문학적 의미에서 짚어보고, 더욱 깊이있고 신뢰도 높은 여론조사를 통해 총선까지 민심의 추이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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