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감시K] 국회에 넘쳐나는 상잔치…“왜 받는지는 몰라요”

입력 2020.01.06 (15:32) 수정 2020.02.2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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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는 여야의 잦은 대치 속에 법안 처리율 30%대의 저조한 입법 활동으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그런데 분명 '잔칫집' 분위기는 아닌 국회가 요즘 '잔치'에 빠져 있습니다. 그것도 잘했다고 주는 '상'의 '향연'입니다. 총선을 앞둔 연말연시, 더 극성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협회나 ○○○협의회가 주는 '모범' '우수모범' '최고우수모범 의원상'처럼 그 이름이 그 이름 같은, 그러나 검색해 봐도 좀처럼 실체를 알기 어려운 상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의원들, 수십 관왕을 차지했다며 의정 보고회 등을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감시 프로젝트K>에서 추적해봤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받는 이런 상들의 정체는 뭘까요?


국회의원 수상자만 39명…시상식엔 1명만 참석

2019년 12월 13일, 취재진은 서울 프레스센터를 찾았습니다. 한 작은 언론사가 개최하는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오전인데도, 식장엔 이미 100여 명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수상자만 모두 80명. 그 가운데 39명이 국회의원이었습니다.

"300명 국회의원 중 10% 정도, 25명에서 30명을 선정해 왔거든요. 이번엔 선거가 있어서 39명을 선정했습니다...학교로 따지면 '개근상'이에요." - 시상식 주최 ○○뉴스 최○○ 회장 인사말

'상을 받으면 21대 총선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최자의 인사말로 시상식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상 대상인 의원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딱 1명, 한국당 김선동 의원만 상을 받으러 왔을 뿐입니다.

무대에 오른 김 의원은 "의원들이 귀한 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지도부의 대기령을 어길 수 없어 많이 못 왔다"고 했습니다. 마침 이날,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가 소란스러웠던 날입니다. 그 때문인지 나머지 38명 의원 가운데 박주민·김도읍·신용현 의원 등 일부는 보좌진들이 대리 수상을 했습니다.

2019년 시상식에 등장한 2017년 상장2019년 시상식에 등장한 2017년 상장

받은 상장을 바로 반납…무슨 일이?

그런데 이상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너도나도 상을 받고 내려와선 상장을 반납하는 겁니다. 난감한 듯한 주최 측 관계자는 사무실로 갖다 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상을 받은 한 의원 보좌관에게 물었더니 "상에 오타가 있다." "전부 다 인쇄가 잘못된 것 같다고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반납한 상장을 살짝 열어 보니, 2년 전 상장입니다. 2017년이라고 찍혀 있는 겁니다.

웃지 못할 촌극, 또 있습니다. 상을 받는 의원들 가슴에 달아주려던 꽃장식은 무려 2015년이라고 돼 있었습니다. 4년 전 꽃장식, 한 번만 쓰고 버리기가 아까웠던 걸까요?

국회 상임위원장, 수상도 하고 시상도 하고

의원 시상식이 끝나자 곧바로 다른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시상이었는데, 상 이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최고 대상은 국회의장상이었고, 대상은 몇몇 부처 장관과 국회 상임위원장이 주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상을 주는 겁니다. 이찬열 교육위원장 상과 전혜숙 행정안전위원장 상, 이혜훈 정보위원장 상도 있었는데, 시상자인 이 세 사람은 앞선 시상식에선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고, 또 상을 준 겁니다.

정부 부처는 물론 몇몇 국회 상임위원장실에 문의했더니, 주최 측 요청으로 시상하는 걸 승인해 줬다고 합니다. 주최 측이나 수상자 등에 대해 검증해 봤느냐고 물었더니, '하긴 했다'면서도 정확히 답변하진 못했습니다. 한 국회 상임위원장실 관계자는 "과거 위원장들은 다 해줬는데, 왜 안 해주느냐고 따지면 도리가 없다. 거절하면 찾아와 난리를 친다"면서 "우리가 하나하나 검증할 수도 없고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상 받는 이유? 나도 몰라요"

사흘 뒤인 2019년 12월 16일, 다시 프레스센터를 찾았습니다. 이번엔 또 다른 언론사의 시상식장. 이날 수상자는 국회의원 4명, 사업가 10여 명 등이었습니다. 시상식장, 왁자지껄했습니다. 축하 공연까지 열렸는데, 대중가요 노랫소리가 시상식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현장에서 엉겁결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민주당 유동수 의원, 할 수 없이 노래를 읊조리기도 했습니다.

유 의원은 금융산업진흥,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과학정보통신진흥, 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학교 성폭력예방, 김선동 의원은 입법정책개발 부문 수상자였습니다. 이들, 왜 상을 받은 걸까요? 시상식장을 떠나는 유동수 의원을 붙들고 물어봤습니다.

(상을 받게 된 이유?) "상을 받는 사람은요 이유를 몰라요."
(심사기준은?)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럼 왜 오신 거예요?) "선정됐다 하길래 온 거예요."


2년 전에 이어 이날 또 상을 받은 홍문표 의원은 "학생들 성폭력 법안을 내서 상을 받게 됐다"면서도, 선정 기준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상식을 주최한 언론사 사장에게 물었습니다.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좋은 일을 하면 상을 드리는 곳이에요. 어떤 뜻도 없습니다."
"줄 사람 다 주고 나면 기자분들도 한 분, 카메라맨도 한 분 선정할 거예요."
"홍 의원과는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라 상 줄 테니 오시라고 했어요. 오시면 빛도 나고 하니까."



시상식장에 등장한 국토부 과장… 무슨 사연?

그런데 이 시상식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수상자가 있었습니다. 철도안전문화 공로 부문 상을 받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입니다. '공무원이 실제 올까?' 의구심을 가졌는데, 진짜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상은 홍문표 의원이 줬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국토부 임 과장은 "지역에 계시는, 얼굴만 좀 아는 분이 추천했다"면서 "충청남도에서 장사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충남 광천의 사업가 홍 모 씨가 자신을 추천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홍 씨, 임 과장에게 꽃다발을 준 사람이었습니다. 또 시상식장에서 홍문표 의원 인터뷰를 시도할 때 KBS 카메라의 화면을 가리며 방해하고, 여기저기 끼어들었던 인물이었습니다.

민원인은 추천하고, 공무원은 상 받고

홍 씨는 "장항선 철도를 임 과장이 거의 해결을 했다. 안 되는 걸 해결해줬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습니다. 장항선을 직선화하는 2단계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인데, 임 과장이 광천역 위치를 지역 상권과 가까운 현재의 역을 활용하도록 민원을 들어줬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상을 2번 추천했고, 임 과장이 2번 다 받았다는 겁니다.

임 과장은 "석면 때문에 장항선 노선 결정을 못 하고 있었다"며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것이 그나마 민원이 가장 적고 석면 발생도 적을 것이라고 협의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홍 씨의 민원을 들어준 게 아니라 여러 검토 끝에 결정한 거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대가 관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얽히고설킨 이들…시상식의 주인공?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시상식 주최 측 대표와 '가족 같은 관계(?)'이자, 사업가 홍 씨의 '집안 형님', 또 국토부 과장에게 시상까지 한 홍문표 의원. 국토부 과장과는 무슨 관계인 걸까요?

홍 의원은 서해선 복선 철도 환승과 관련해 계속 국토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 7월은 물론 11월에도 임 과장을 불러 충남 홍성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서해선이 직행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항의하고, 또 요구했다는 기사도 여러 건 확인됐습니다.

홍 의원, 국토부 과장에게 일부러 상을 챙겨준 건 아닐까요? 그러나 홍 의원, 다른 말을 했습니다. 국토부 과장이 상을 받는 건 시상식장에 와서야 알았다는 겁니다. 또 서해안 복선 철도 관련 세미나를 몇 차례 했는데, 그때 국토부 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알고 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정체불명의 시상식, 대체 왜?

그런데 연말연시가 되면 어김없이 줄을 잇는 이런 정체불명의 시상식, 대체 왜 하는 걸까요? 몇 차례 이런 상을 받다, 아예 시상식 주최자로 전향했다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털어놓은 이야기,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상을 준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200~300만 원씩 내고, 비용은 많이 안 들어가니까. 1년에 5개 이상 시상식 하는 단체들도 몇 개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국회의원들한테 상을 주는 건 과대 포장을 하기 위해서죠. 이런 분들을 이렇게 해서 우리가 상을 줬으니까 기업체 너희가 기부금 얼마씩을 내라…."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이라는 기업 대표 역시 "다들 비슷해요. 100~200만 원 정도 내는데, 따로 계약서 같은 건 안 썼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후원금이나 협찬금,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내고 상을 받는다는 의미였습니다.

시상을 둘러싸고 금품이 오간다는 이 말, 과연 사실일까요?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내용을 7일 기사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K>는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전화 02-781-4319번으로나, 카카오톡에서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보내실 수 있습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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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감시K] 국회에 넘쳐나는 상잔치…“왜 받는지는 몰라요”
    • 입력 2020-01-06 15:32:20
    • 수정2020-02-28 13:44:03
    취재K
20대 국회는 여야의 잦은 대치 속에 법안 처리율 30%대의 저조한 입법 활동으로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그런데 분명 '잔칫집' 분위기는 아닌 국회가 요즘 '잔치'에 빠져 있습니다. 그것도 잘했다고 주는 '상'의 '향연'입니다. 총선을 앞둔 연말연시, 더 극성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협회나 ○○○협의회가 주는 '모범' '우수모범' '최고우수모범 의원상'처럼 그 이름이 그 이름 같은, 그러나 검색해 봐도 좀처럼 실체를 알기 어려운 상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도 일부 의원들, 수십 관왕을 차지했다며 의정 보고회 등을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회감시 프로젝트K>에서 추적해봤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받는 이런 상들의 정체는 뭘까요? 국회의원 수상자만 39명…시상식엔 1명만 참석 2019년 12월 13일, 취재진은 서울 프레스센터를 찾았습니다. 한 작은 언론사가 개최하는 시상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오전인데도, 식장엔 이미 100여 명이 들어차 있었습니다. 수상자만 모두 80명. 그 가운데 39명이 국회의원이었습니다. "300명 국회의원 중 10% 정도, 25명에서 30명을 선정해 왔거든요. 이번엔 선거가 있어서 39명을 선정했습니다...학교로 따지면 '개근상'이에요." - 시상식 주최 ○○뉴스 최○○ 회장 인사말 '상을 받으면 21대 총선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최자의 인사말로 시상식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상 대상인 의원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딱 1명, 한국당 김선동 의원만 상을 받으러 왔을 뿐입니다. 무대에 오른 김 의원은 "의원들이 귀한 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면서도 지도부의 대기령을 어길 수 없어 많이 못 왔다"고 했습니다. 마침 이날,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가 소란스러웠던 날입니다. 그 때문인지 나머지 38명 의원 가운데 박주민·김도읍·신용현 의원 등 일부는 보좌진들이 대리 수상을 했습니다. 2019년 시상식에 등장한 2017년 상장 받은 상장을 바로 반납…무슨 일이? 그런데 이상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너도나도 상을 받고 내려와선 상장을 반납하는 겁니다. 난감한 듯한 주최 측 관계자는 사무실로 갖다 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상을 받은 한 의원 보좌관에게 물었더니 "상에 오타가 있다." "전부 다 인쇄가 잘못된 것 같다고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반납한 상장을 살짝 열어 보니, 2년 전 상장입니다. 2017년이라고 찍혀 있는 겁니다. 웃지 못할 촌극, 또 있습니다. 상을 받는 의원들 가슴에 달아주려던 꽃장식은 무려 2015년이라고 돼 있었습니다. 4년 전 꽃장식, 한 번만 쓰고 버리기가 아까웠던 걸까요? 국회 상임위원장, 수상도 하고 시상도 하고 의원 시상식이 끝나자 곧바로 다른 시상식이 이어졌습니다. 기부 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가 있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시상이었는데, 상 이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최고 대상은 국회의장상이었고, 대상은 몇몇 부처 장관과 국회 상임위원장이 주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은 물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외교통일위원장 등이 상을 주는 겁니다. 이찬열 교육위원장 상과 전혜숙 행정안전위원장 상, 이혜훈 정보위원장 상도 있었는데, 시상자인 이 세 사람은 앞선 시상식에선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고, 또 상을 준 겁니다. 정부 부처는 물론 몇몇 국회 상임위원장실에 문의했더니, 주최 측 요청으로 시상하는 걸 승인해 줬다고 합니다. 주최 측이나 수상자 등에 대해 검증해 봤느냐고 물었더니, '하긴 했다'면서도 정확히 답변하진 못했습니다. 한 국회 상임위원장실 관계자는 "과거 위원장들은 다 해줬는데, 왜 안 해주느냐고 따지면 도리가 없다. 거절하면 찾아와 난리를 친다"면서 "우리가 하나하나 검증할 수도 없고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습니다. "상 받는 이유? 나도 몰라요" 사흘 뒤인 2019년 12월 16일, 다시 프레스센터를 찾았습니다. 이번엔 또 다른 언론사의 시상식장. 이날 수상자는 국회의원 4명, 사업가 10여 명 등이었습니다. 시상식장, 왁자지껄했습니다. 축하 공연까지 열렸는데, 대중가요 노랫소리가 시상식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현장에서 엉겁결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민주당 유동수 의원, 할 수 없이 노래를 읊조리기도 했습니다. 유 의원은 금융산업진흥,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과학정보통신진흥, 한국당 홍문표 의원은 학교 성폭력예방, 김선동 의원은 입법정책개발 부문 수상자였습니다. 이들, 왜 상을 받은 걸까요? 시상식장을 떠나는 유동수 의원을 붙들고 물어봤습니다. (상을 받게 된 이유?) "상을 받는 사람은요 이유를 몰라요." (심사기준은?)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럼 왜 오신 거예요?) "선정됐다 하길래 온 거예요." 2년 전에 이어 이날 또 상을 받은 홍문표 의원은 "학생들 성폭력 법안을 내서 상을 받게 됐다"면서도, 선정 기준에 대해선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시상식을 주최한 언론사 사장에게 물었습니다.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좋은 일을 하면 상을 드리는 곳이에요. 어떤 뜻도 없습니다." "줄 사람 다 주고 나면 기자분들도 한 분, 카메라맨도 한 분 선정할 거예요." "홍 의원과는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라 상 줄 테니 오시라고 했어요. 오시면 빛도 나고 하니까." 시상식장에 등장한 국토부 과장… 무슨 사연? 그런데 이 시상식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한 수상자가 있었습니다. 철도안전문화 공로 부문 상을 받은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입니다. '공무원이 실제 올까?' 의구심을 가졌는데, 진짜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상은 홍문표 의원이 줬습니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요? 국토부 임 과장은 "지역에 계시는, 얼굴만 좀 아는 분이 추천했다"면서 "충청남도에서 장사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충남 광천의 사업가 홍 모 씨가 자신을 추천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홍 씨, 임 과장에게 꽃다발을 준 사람이었습니다. 또 시상식장에서 홍문표 의원 인터뷰를 시도할 때 KBS 카메라의 화면을 가리며 방해하고, 여기저기 끼어들었던 인물이었습니다. 민원인은 추천하고, 공무원은 상 받고 홍 씨는 "장항선 철도를 임 과장이 거의 해결을 했다. 안 되는 걸 해결해줬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습니다. 장항선을 직선화하는 2단계 개량 공사가 진행 중인데, 임 과장이 광천역 위치를 지역 상권과 가까운 현재의 역을 활용하도록 민원을 들어줬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상을 2번 추천했고, 임 과장이 2번 다 받았다는 겁니다. 임 과장은 "석면 때문에 장항선 노선 결정을 못 하고 있었다"며 "기존 선로를 이용하는 것이 그나마 민원이 가장 적고 석면 발생도 적을 것이라고 협의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홍 씨의 민원을 들어준 게 아니라 여러 검토 끝에 결정한 거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대가 관계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얽히고설킨 이들…시상식의 주인공?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시상식 주최 측 대표와 '가족 같은 관계(?)'이자, 사업가 홍 씨의 '집안 형님', 또 국토부 과장에게 시상까지 한 홍문표 의원. 국토부 과장과는 무슨 관계인 걸까요? 홍 의원은 서해선 복선 철도 환승과 관련해 계속 국토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습니다. 2019년 7월은 물론 11월에도 임 과장을 불러 충남 홍성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서해선이 직행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항의하고, 또 요구했다는 기사도 여러 건 확인됐습니다. 홍 의원, 국토부 과장에게 일부러 상을 챙겨준 건 아닐까요? 그러나 홍 의원, 다른 말을 했습니다. 국토부 과장이 상을 받는 건 시상식장에 와서야 알았다는 겁니다. 또 서해안 복선 철도 관련 세미나를 몇 차례 했는데, 그때 국토부 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해 알고 있다고만 설명했습니다. 정체불명의 시상식, 대체 왜? 그런데 연말연시가 되면 어김없이 줄을 잇는 이런 정체불명의 시상식, 대체 왜 하는 걸까요? 몇 차례 이런 상을 받다, 아예 시상식 주최자로 전향했다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분이 털어놓은 이야기,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상을 준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200~300만 원씩 내고, 비용은 많이 안 들어가니까. 1년에 5개 이상 시상식 하는 단체들도 몇 개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국회의원들한테 상을 주는 건 과대 포장을 하기 위해서죠. 이런 분들을 이렇게 해서 우리가 상을 줬으니까 기업체 너희가 기부금 얼마씩을 내라…."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이라는 기업 대표 역시 "다들 비슷해요. 100~200만 원 정도 내는데, 따로 계약서 같은 건 안 썼어요."라고 설명했습니다. 후원금이나 협찬금, 광고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내고 상을 받는다는 의미였습니다. 시상을 둘러싸고 금품이 오간다는 이 말, 과연 사실일까요?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내용을 7일 기사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국회감시 프로젝트K>는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전화 02-781-4319번으로나, 카카오톡에서 'KBS 제보'를 검색하셔서 친구맺기를 하신 뒤 보내실 수 있습니다. 영상 제보는 보도에 반영되면 사례하겠습니다. KBS 뉴스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갑니다. 많은 제보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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