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아직은 다른 곳 보는 황교안-유승민

입력 2020.01.07 (18:31) 수정 2020.01.0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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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금, 보수 진영의 관심은 온통 '보수 통합'에 쏠려 있습니다.

그간 말은 많았지만, 가시적인 진척은 없었던 보수 통합 논의. '총선 필패' 위기론에 언제, 어떻게 통합할지를 두고 연일 설왕설랩니다.

어제(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잡겠다'고 공언하고,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한 '보수 통합 3원칙'을 수용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면서 '이번에는 진짜?'라는 기대감이 떠올랐습니다.

유승민 "황교안에 얘기 들은 바 없어…묻지마 통합 안 돼"


오늘(7일),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위원장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유 위원장은 "여러 다양한 채널에서 (보수통합 관련) 대화가 있었지만, 제가 이야기한 3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얘기를 한 게 별로 없다. 최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면서는 별 이야기가 없었고, 패스트트랙 (정국)이후 이야기가 없다"며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유 위원장은 보수 통합의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3가지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황 대표가 3가지 원칙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켜보겠다"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이에 더해 "'묻지마, 무조건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절대 받을 수 없다. 창당한 지 며칠 안 됐는데 그런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황교안 "대통합 열차에 몸 실었다"…3원칙 언급은 실종?


관심은 또다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입으로 쏠렸지만, 결국, 오늘도 제대로 된 언급은 없었습니다.

유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뒤, 3가지 원칙을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대표는 "과거에 한 말들을 보라"는 말을 반복했을 뿐입니다.

또 "문재인 정권의 실정,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 우파들, 자유 시민들이 힘을 같이 합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라며 "큰 틀에서 생각하고 답변한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자유민주국민연합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들면서 자유세력 대통합 열차에 몸을 실었다. 뭉쳐야 이긴다"며 보수 통합 필요성만 거듭 강조했습니다.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에는 기자들을 향해 "통합이 될 수 있는 길을 위해 안이든 밖이든 누구든 다 같이 뜻을 모아가도록 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승민, 보수 본류에서 용납 안 할 것" vs "누가 보수 분열 부추기나"

3가지 원칙을 받아들일 거라는 구체적인 가능성이 거론됐음에도 황 대표가 기존과 같이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데엔 여전히 당내 이견들이 많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친박계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3가지 원칙 수용은 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들어 오든지 말든지, 새로 출발하는 것은 한국당의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고, 새로운보수당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도 "유승민 의원은 받으면 안 된다. 대구에서 반감이 엄청나다"며 "총선에 그대로 나가면 안 된다. 보수 본류에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통합 상대가 새로운보수당인데, 너무 많이 양보하면 당내 반발이 있겠지만, 3가지 원칙은 수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총선 국면에서는 중도 확장을 해야 한다는 데에 대표의 생각이 가 있고 모두가 동의하는바"라며 "대구 경북, TK 의원들도 '무조건 통합이 먼저'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3선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공개적으로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며칠간 보수 통합 소리는 요란했지만,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며 "통합은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일 뿐인데 누가 통합을 가로막고 있는가? 누가 대표의 메시지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가? 누가 보수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의 통합 의지는 분명하다"며 "통합을 반대한다면 공개적으로 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황 대표가 3가지 원칙 등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못한 것은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 파트너뿐 아니라 한국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새로운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에 도대체 언제까지 속을 것이냐.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격"이라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어 "황 대표의 발언만 보지 말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라. 단식, 장외 집회 등을 다한 뒤에 비판이 나오니까 여기저기 다 끌어들이면서 보수통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단적인 예로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 때 한국당에서는 축전 하나 보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안팎으로 보수 통합 잰걸음 중인데...아직 '말뿐인 통합'

이런 와중에 보수 통합 움직임은 국회 밖에서도 더디게나마 진행 중입니다. 연일 야권 안팎에서 보수 진영 정당과 단체들이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연대는 오늘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대통합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었는데,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 양주상 창당준비위 수석부위원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4·15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통합연대 집행위원장인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은 KBS와의 통화에서 보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못 내고 있는 데 대해 "연석회의를 만들면 된다"며 "서로 불만 많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에도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열린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주최로 열린 '2020 시민사회 신년회'에도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이 참석해 보수 통합 요구를 이어갔습니다.

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조경태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정책위의장, 전진당 창당을 주도하는 이언주 의원,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국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당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통합추진위원회를 빨리 발족시켜야 한다. 새로운보수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정책위의장은 "보수통합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며 "한국당이 다 비워놨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이 꽉 닫혀있는 것을 열겠다"고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몇 달째, '통합'은 보수 진영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지만, 결과는 없었고, 진척은 더딥니다. '말뿐인 통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한 총선 승리'라는 같은 목표 아래, 보수 진영의 '진짜' 통합 논의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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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07 18:31:20
    • 수정2020-01-07 18:31:39
    여심야심
총선을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지금, 보수 진영의 관심은 온통 '보수 통합'에 쏠려 있습니다.

그간 말은 많았지만, 가시적인 진척은 없었던 보수 통합 논의. '총선 필패' 위기론에 언제, 어떻게 통합할지를 두고 연일 설왕설랩니다.

어제(6일),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잡겠다'고 공언하고,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시한 '보수 통합 3원칙'을 수용할 것이란 보도도 나오면서 '이번에는 진짜?'라는 기대감이 떠올랐습니다.

유승민 "황교안에 얘기 들은 바 없어…묻지마 통합 안 돼"


오늘(7일),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위원장이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유 위원장은 "여러 다양한 채널에서 (보수통합 관련) 대화가 있었지만, 제가 이야기한 3가지 원칙에 대해서는 얘기를 한 게 별로 없다. 최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하면서는 별 이야기가 없었고, 패스트트랙 (정국)이후 이야기가 없다"며 구체적인 논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유 위원장은 보수 통합의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 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3가지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황 대표가 3가지 원칙을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지켜보겠다"고 짧게 답변했습니다.

이에 더해 "'묻지마, 무조건 통합'으로는 국민 신뢰를 절대 받을 수 없다. 창당한 지 며칠 안 됐는데 그런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 갈 길을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황교안 "대통합 열차에 몸 실었다"…3원칙 언급은 실종?


관심은 또다시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입으로 쏠렸지만, 결국, 오늘도 제대로 된 언급은 없었습니다.

유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뒤, 3가지 원칙을 수용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대표는 "과거에 한 말들을 보라"는 말을 반복했을 뿐입니다.

또 "문재인 정권의 실정, 폭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자유 우파들, 자유 시민들이 힘을 같이 합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라며 "큰 틀에서 생각하고 답변한 것이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자유민주국민연합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들면서 자유세력 대통합 열차에 몸을 실었다. 뭉쳐야 이긴다"며 보수 통합 필요성만 거듭 강조했습니다.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에는 기자들을 향해 "통합이 될 수 있는 길을 위해 안이든 밖이든 누구든 다 같이 뜻을 모아가도록 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승민, 보수 본류에서 용납 안 할 것" vs "누가 보수 분열 부추기나"

3가지 원칙을 받아들일 거라는 구체적인 가능성이 거론됐음에도 황 대표가 기존과 같이 '보수 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는 데엔 여전히 당내 이견들이 많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친박계 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3가지 원칙 수용은 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들어 오든지 말든지, 새로 출발하는 것은 한국당의 필요에 따라 하는 것이고, 새로운보수당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도 "유승민 의원은 받으면 안 된다. 대구에서 반감이 엄청나다"며 "총선에 그대로 나가면 안 된다. 보수 본류에서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통합 상대가 새로운보수당인데, 너무 많이 양보하면 당내 반발이 있겠지만, 3가지 원칙은 수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이어 "총선 국면에서는 중도 확장을 해야 한다는 데에 대표의 생각이 가 있고 모두가 동의하는바"라며 "대구 경북, TK 의원들도 '무조건 통합이 먼저'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3선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공개적으로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윤 의원은 "며칠간 보수 통합 소리는 요란했지만, 결과는 아무것도 없다"며 "통합은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일 뿐인데 누가 통합을 가로막고 있는가? 누가 대표의 메시지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가? 누가 보수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황교안 대표의 통합 의지는 분명하다"며 "통합을 반대한다면 공개적으로 하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황 대표가 3가지 원칙 등 구체적인 얘기를 하지 못한 것은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 파트너뿐 아니라 한국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새로운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황교안 대표의 거짓말에 도대체 언제까지 속을 것이냐.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는 격"이라며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어 "황 대표의 발언만 보지 말고,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라. 단식, 장외 집회 등을 다한 뒤에 비판이 나오니까 여기저기 다 끌어들이면서 보수통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단적인 예로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 때 한국당에서는 축전 하나 보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안팎으로 보수 통합 잰걸음 중인데...아직 '말뿐인 통합'

이런 와중에 보수 통합 움직임은 국회 밖에서도 더디게나마 진행 중입니다. 연일 야권 안팎에서 보수 진영 정당과 단체들이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국민통합연대는 오늘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도·보수대통합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를 열었는데,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 양주상 창당준비위 수석부위원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4·15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보수 통합이 필요하다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민통합연대 집행위원장인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은 KBS와의 통화에서 보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못 내고 있는 데 대해 "연석회의를 만들면 된다"며 "서로 불만 많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에도 명분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열린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주최로 열린 '2020 시민사회 신년회'에도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의원들이 참석해 보수 통합 요구를 이어갔습니다.

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조경태 최고위원,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정책위의장, 전진당 창당을 주도하는 이언주 의원, 박형준 동아대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국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당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을 준비가 돼 있다"며 "통합추진위원회를 빨리 발족시켜야 한다. 새로운보수당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보수당 정운천 정책위의장은 "보수통합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새 역사를 창조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라며 "한국당이 다 비워놨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이 꽉 닫혀있는 것을 열겠다"고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몇 달째, '통합'은 보수 진영의 가장 중요한 화두였지만, 결과는 없었고, 진척은 더딥니다. '말뿐인 통합'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한 총선 승리'라는 같은 목표 아래, 보수 진영의 '진짜' 통합 논의는 언제쯤 이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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