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합시다] 지식다방 ep.3 :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입력 2020.01.19 (21:40)
수정 2020.03.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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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2020년 새해 새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청자 여러분도 저희 <정치합시다>, 좀 많은 애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또 한 분을 소개해드려야 하는데요. 지난 시간에 함께해 주셨던 유시민 이사장님.
[유시민] 안녕하세요?
[최원정] 박형준 교수님.
[박형준]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허진모 작가.
[허진모] 안녕하십니까?
[최원정] 오늘 세 분과 함께 특별한 이야기 나눠주실 특별한 게스트 초대했습니다. 아마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핵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셨던 분입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주진형]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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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16.12.06.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주진형]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일단 누구라도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간다는 논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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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오늘 저희가 주제에 딱 어울리는 분을 모신 게 우리 주 대표님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고, 그렇죠. 그리고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 또 경영인이시죠. 약간 핵사이다 발언 이런 거로 유명하시기 때문에 저는 사실 오늘 긴장이 돼요. 조금 안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유시민] 좀 까칠하실 거예요. 각오하고 나왔습니다.
[최원정] 글쎄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좀 있는데 저도 오늘 잘 모실 테니 저에게는 너무 까칠하게 하지 많아 주세요.
[주진형] 불러놓고 올렸다 내렸다 왜 이렇게 품평이 많아.
[최원정] 오늘은 조금 특별히 우리가 먹고 사는 일, 경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눠보겠습니다. 경제와 정치가 어떤 관계고 또 우리 사회 화두인 불평등 문제, 어떻게 우리가 바라봐야 하고 또 해결점은 없는지 본격적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최원정] 경제가 좋냐, 나쁘냐를 판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게 우리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그래서 정부의 경제 성적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계실 겁니다. 우리 주 대표님, 제가 먼저 얼마 전에 SNS에 올리신 글 한 편을 소개를 해드릴게요. “문재인 정부는 가계 부채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일하는 척하기만 하면서 정치 공학적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 정권 초기에 적극적 재정 확대와 조세 개혁, 복지 강화와 같은 정공법은 회피하고 소득 주도 성장론, 공공 부문 정규직 확대 등 곁가지에 빠져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이제는 현상 유지에 주력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감추기 위해서 혁신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런 글입니다. 글도 굉장히 톡톡 튀네요, 그렇죠?
[유시민] 까칠하죠.
[주진형] 나는 굉장히 줄여서 말한 건데.
[박형준] SNS에 쓰신 글에 뭐 정답이 다 있네요.
[최원정] 그래요?
[유시민]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 내가.
[최원정] 오늘 아군을 만나신 그런 느낌.
[박형준] 글쎄요. 아군일지는 모르지만.
[최원정] 끝까지 가봐야죠. 그렇죠. 이렇게 또 칼도 숨겨 놓으셨을지 모르잖아요.
[최원정] 우리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 조금 이렇게 성적표를 준다면 누구부터 좀 들어볼까요?
[박형준] 총량지표를 보면 저는 대한민국이 지난 2, 30년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995년에 일본의 국민 소득이 4만 3천불인데 2018년에 4만 1불이에요. 20년 동안 하나도 안 변했어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나라가 여럿 있겠지만 이스라엘 같은 경우가 1995년에 만 7000불이었는데 지금 4만 4천불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당시에 1만 3000불이었는데 지금 2018년 기준으로 볼 때 3만 불이 넘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선전한 거라고요. 전반적인 흐름으로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 그 변곡점에 왔다, 이런 느낌을 주는 거죠. 꺾이고 있는. 그것도 2019년에 와서 그 징후들이 굉장히 많이 드러나고 특히 명목 성장률이 OECD 36개국 가운데 우리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것은 작년 2019년에 미국 경제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물론 미중 갈등 때문에 좀 영향을 받긴 했지만 우리와 관계되는 경제들이 별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유독 나빴거든요. 이거는 우리가 원인을 밝혀서 이거를 제대로 치유하지 않으면 우리가 바로 그런 일본의 길로 가는 장기침체의, 그런 길로 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는 반드시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봐요.
[최원정] 그러니까 이제 이번 정권에 봐서 경제성장률이 변곡점을 찍었다는 얘기는 이번 정권에 대한 어떤 경제 정책 평가는 박하게 주시는 거예요, 그렇죠?
[박형준] 당연하죠.
[유시민] 저는 뭐, 우리 박형준 교수가 좋게 이야기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예측했던 대로 말씀을 하셨고.
[박형준] 그래도 상대적으로 좋게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유 작가가 한 번도 현 정부 경제 정책을 나쁘다고 이야기한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
[유시민] 박 교수님이 제가 라디오 출연이나 TV 토론 나와서 제가 문재인 정부 3년차의 경제 정책의 결과나 이런 것에 대해서 비평한 글을 안 챙겨 보셔서 그래요.
[박형준] 그래요?
[주진형] 글쎄요, 제가 볼 때는 최근 들어와서는 조금 아쉽다거나 안타까운 그런 걸 많이 표현을 하는 것 같던데.
[유시민]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그러셨어요.
[최원정] 그래도 저는 이사장님이 대략 몇 점이다, 수치를 표현해주시면 어떨까 싶은데. 대략.
[주진형] 지금 수치를 아무도 말 안 하고 있어요, 지금.
[최원정] 지금 이사장님이 마음속에 있는 점수가 있을 텐데.
[유시민] 제가 말하는 거는 별로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말을 해본들 쟤는 문재인 정부 지지하잖아, 저렇게 정실(情實)로 학점 평가를 아는 사람이라고 후하게 했을 거야.
[주진형] 그런데 여기 왜 나왔어. 나온 김에 말해야지.
[유시민] 남들이 너무 박하게 하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려고 나왔지.
[박형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자화자찬이라고 그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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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하여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규 벤처 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다섯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습니다. 반도체도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서도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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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사실은 자화자찬이 많으면 이 연설이 감동이 없어요. 공감이 별로 안 갑니다. 저도 옛날에 그 경험 많이 해봤어요. 실제로 자화자찬 가운데도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이 많은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옹색하더라고요. 그 내용이.
[유시민]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서 우리 박 교수님이 너무 야박하게 말씀하셨어. 그러니까 우선 용어 선택 자체가 옹졸, 옹색, 자화자찬 이런 언어들이 그러면 설득력이 약해져요. 아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도로 세게 가야지 더. 효과가 있죠. 그냥 그렇게 말씀하시면 솔직히 저 사람 원래 싫어하나봐, 문 대통령. 그러니까 용어에서 그렇게 가 버리면 논증이 안 돼요. 박 교수님도 정치할 때 자화자찬 많이 하셨잖아요.
[박형준]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우리 청와대에 있을 때 대통령 모시면서 연설 써 보면 자화자찬을 하게 돼 있어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런데 그게 자화자찬을 하면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감동이 별로 없다니까요.
[유시민] 그러니까.
[박형준] 감동이 없고 사람들이, 듣는 사람들이 또 뭐 되지도 않는 거를 가지고 자랑한다고 국민들이.
[주진형] 편집, 편집.
[박형준] 예를 들어서 청년 고용률이 지금 최고 좋다. 그런데 실제로 지금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로 역대 최대거든요. 1분위 소득이 높아졌다, 그거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높아진 건 사실인데 그 높아진 것의 상당부분은 정부 이전 소득(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로부터 받은 수입)이에요. 정부가 그냥 돈 줘서 늘어난 거지. 근로소득은 1분위층의 근로소득은 7분기째 지금 줄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표를 뭘 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데 사실은 양극화가 이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제가 보기에는 낯부끄러운 얘기입니다.
[유시민] 신년사를 들으면서 대통령 신년사를 텍스트를 뽑아놓고 꼼꼼히 읽어봤어요.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런 거죠. 맨 먼저 포용이에요, 포용. 그게 복지, 최저임금 인상 그다음에 청년 고용 장려금 포함해서, 하여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일상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그다음에 취업의 기회나 경제 활동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하자. 처음 시작할 때 성과가 없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랬잖아요. 대통령이. 그거는 인정을 해주셔야죠. 뻔뻔하게 자화자찬하지는 않았어요.
[최원정] 느끼셨어요?
[유시민] 그다음에 혁신인데 이제 하도, 정부도 다 알죠. 대통령도. 정부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분야가 꽤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은 민간 기업이죠. 어떻게든 민간 기업 분야에서 뭔가 경쟁력 있는 기업이 출현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왔습니다라는 것을 혁신이라는 키워드 아래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몇 개 생긴, 자화자찬이라고 말씀하신 거요. 벤처 투자가 얼마가 됐고 창업 기업이 얼마가 됐고 이런 데이터를 말씀을 하셨어요. 세 번째는 공정인데요, 공정. 공정이라는 키워드 아래 소위 갑을 관계라든가 또는 착취적인 영업 관행, 불공정 거래 질서 이런 것들을 바로잡은 것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바로잡았다고 말 안 할게요.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을 쭉 망라했어요.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전체 거시 지표에서 성장도도 낮고 하지만. 몇 가지, 분배 지표라든가 고용 지표라든가 고용률 같은 지표라든가 이런 것을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성과가 없는 부분을 앞에 내놓고 말하는 거는 정치 비즈니스에서는 또 그게 도덕적으로는 훌륭할지 몰라도 또 현실 정치에서 내가 잘 못한 거를 앞에 내놓고 우선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했던 여러 책들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을 인정을 했고요. 그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한 거예요.
[주진형] 저는 이제 이 정권이 들어섰을 때 제일 첫 번째로 놀랐던 거에 취임하시고 그다음 날 인천공항 가셔서 그 이야기를 하셨죠. 그래서 공사들의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화, 할 때 저는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됐어요. 예를 들면 10을 얘기했는데 6을 말하면 잘했다고 할 사람을 20을 하겠다고 했는데 6을 말하면 못했다는 말을 듣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서 하겠다는 준비가 분명히 안 돼 있을 텐데 덜컥 그렇게 말을 하는 거 보고 이거 너무 앞서 간다. 두 번째는 국정과제를 100대 과제를 선정을 했어요. 그런데 그거는 정말 하면 안 되는 짓인 게 5년 단임제 대통령이 갑자기 뭘 어떻게 한다고 100대 과제를 선정을 해서 그거를 자기가 5년 동안 하겠다, 그 이야기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이야기랑 똑같은 거예요. 세 번째로는 그다음에 임금 올린 거, 최저임금 올린 거. 발표를 하고 나서도 정부는 자기가 했다는 건지 안 했다는 건지 이거를 왜 한다는 건지, 이거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에 대한 분석을 하는 거 아무것도 없이 그냥 덜컥 수처럼, 깜짝 수처럼 했단 말이죠. 이런 거를 보면 이게 여전히 우리나라 민주당 정권이 보면 정권 초기에 학자들의 이상론 같은 소리로 벌컥 앞으로 나갔다가 조금 안 되면 이게 아닌가 봐 하면서 관료한테 유지해서 현상 유지하다가 끝내버리면, 이것을 또다시 하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 봐서는 그대로 가는 것 같아요.
[유시민] 오늘 박 교수님 편하실 것 같아.
[박형준] 글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허진모] 저는 여기가 지식다방임을 이제 조금 느낍니다. 제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런 것을 들었는데 지금 정부 잘못하고 있네요.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원정] 설득 당하신 거 아니에요?
[주진형] 귀가 왜 이렇게 얇아요?
[허진모] 열린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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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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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가 범죄와의 전쟁 선포하듯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어요,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주진형] 대개 어떤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그건 알아두시는 게 제가 보기에는 국민한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말하잖아요. 잘 안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유시민] 잘되고 있으면 전쟁을 할 리가 없죠.
[주진형] 부동산 정책은 처음부터가 기대를 하기 어려웠던 것이 뭐냐 하면 대선 때 뭐라고 했냐 하면 우리나라가 OECD 평균이 부동산 보유세가 GDP(※참고 - 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여 합산한 것)의 1%인데 우리는 0.8%이기 때문에 그거를 1%까지 올리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얼핏 들으면 0.8%인 보유세를 1%까지 올리겠다고 말하면 올리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뭐가 빠졌냐 하면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GDP에 대비해서 굉장히 비싼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가 1%나 0.8%밖에 GDP가 안 된다는 뜻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가격 대비, 가치 대비 보유세가 엄청나게 낮은 거죠. 거의 한 4분의 1 정도 됩니다. 그 이야기는 싹 빼고 GDP 대비 퍼센트만 말해서 하겠다는 뜻은 아, 이번 정권은 보유세 안 올리겠구나. 그 얘기를 하는 거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은 하면 욕 먹을 것 같으니까 그 말도 안 하고 빙빙 돌려서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게 하고 넘어간 거예요.
[주진형]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박형준] 많이 동의합니다.
[최원정]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으시네요.
[유시민] 얼마나 좋으면. 외로우셨나봐, 요즘.
[박형준] 여기가 조금 춥네.
[주진형] 지금 유시민 이사장은 자기가 워낙 편파적인 사람이니까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할 뿐 속으로는 끄덕거리고 있을 거예요.
[유시민] 아니, 겉으로도 끄떡 끄떡 했어요.
[주진형] 그거는 예의상.
[유시민] 저렇게 까칠하시다니까. 제가 안 그렇다는 걸 보여드릴게요.
[주진형] 농담이야.
[유시민] 저는 주진형 선생님 말씀에 대체로 동의해요. 그러니까 부동산 관련해서는 약간 두더지 잡기 게임 같은 느낌. 그러니까 강남이고 어디고 마용성이고 좀 두드리고 쏙 들어가서 잠시 있다 보면 지방의 대전으로 어디로 부산으로 튀어나오고. 이런 식의 임기응변적인 대증요법들을 많이 써 왔고요, 지금까지. 그리고 그게 원래는 부동산 정책의 정책 수단이 아닌 거. DTI(Debt To Income: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같은 거요. 그러니까 대출 규제 같은 거, 이런 것들은 원래 신용 건전성을 북돋우기 위해서 하는 제도인데 보유세는 중장기적인 것이라서 지금 당장 사실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당장 효과가 나는 건 은행에 주택 담보 대출 규제를 확 세게, 그것도 얼마나 충분히 센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주진형] 지금 하는 척하고 있어요.
[박형준] 이번에 12.16(12.16 부동산대책)인가요? 이번 부동산 대책 보면서 깜짝 놀란 건 정말 무작스럽다. 15억 이상 집 사는 사람은 대출을 금지시켜요. 이거는 이 정부가 자유의 가치라는 거를 정말 이해를 못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인간이 가장 기본적인 게 뭐예요? 자기 욕망이. 자기에게 귀속되는 재산을 넓히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대한민국에서 그 재산이 가장 중요한 형태는 오랫동안 부동산이 었습니다. 그 부동산을 가지고 몇 채씩 가지면서 투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제는 해야 하지만 개별, 그 젊은이들이 조금 좋은 데서 좋은 집 갖고 싶어 하는 그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투기자로 간주를 해서 대출을 완전히 무작스럽게 규제한다. 저는 이거는 아주 부자연스러운, 그리고 그 규제도 굉장히 무작스러운 규제라고 생각을 해요.
[주진형] 극약 처방이 나왔다는 뜻은 그 사람들이 자기의 의미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실패를 한 걸 아는 거예요. 그런데 뾰족하게 지금 자기들이 해야 할 중요한 정책은 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뭔가는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무리한 짓을 하는 겁니다.
[최원정] 실패의 표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작 대통령께서는 많은 대책들 이후에 부동산 시장이 조금 안정돼 가고 있다고 표현하셨거든요. 그런 얘기는 왜 하시는 거죠, 그러면?
[유시민] 저는 무지막지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 15억 이상짜리 집을 대출 받아서 살 젊은이가 누가 있어요, 솔직히.
[주진형] 왜 젊은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시민] 그거는, 아까 젊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개 그거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고 그리고 일부 실소유자 중에.
[박형준] 나는 그 대목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이에요?
[유시민] 죄인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박형준] 그런데 왜 돈 있는 사람은 자기가 대출을 받아서.
[주진형] 편집, 편집.
[유시민] 그러면 그게 재산권이라는 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인데, 그렇죠? 헌법상의 권리잖아요. 그러나 또한 재 산권의 행사가 제약받을 수 있는 상황도 헌법에 다 예상에서 해놨고.
[박형준] 과도한 제약은 위헌이다.
[유시민]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과도하냐, 안 하냐에 대해서는 다툼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실, 내가 왕이어서. 물론 왕이 있을 수 없지만 그냥 상상으로 내가 왕이어서 내가 법을 만들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면 나는 세대 당 집을 2채까지 못 가지게 법을 만들어버릴 거예요. 아예. 뭐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인 훈계하지 말고 그냥 집 한 채 있고 필요할 때 넓혀나가야 하니까 2채까지는 허용해주는데 그 이상은 가지지 마라, 이런 법을 내가 왕이면 할 거예요. 뭐 때문에 이렇게 속을 썩어요? 그냥 그렇게 막아버리지. 이 정도 되면 이제, 지금 하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최원정] 제가 한 가지 소개해드릴 여론조사가 있는 2명 중 1명은 다가오는 총선에 있어서 경제와 일자리를 가장 중요한 투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소위 경제 투표를 하겠다는 얘기예요. 두 명 중 한 명, 50%거든요. 이 얘기는 그만큼 지금 국민들의 과반 이상이 경제 정책에 또 경제 성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게 야당과 여당에 어떻게 작용을 할까요?
[박형준] 그러니까 그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 그 밑바닥에는 사실은 정권 심판론이 깔려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이슈가 중요하다고 답변이 많다고 하는 것은 현 정권에 대해서 반대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하니까 그거는 정부 여당의 입장에서는 긴장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고 다만 야당 심판론하고 여당 정권 심판론은 이건 동일한 저울대 위에 올릴 수 없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정권 심판을 하고 싶어도 지금 야당이 마음에 안 들어서, 또 어떤 의미에서는 왜, 그렇잖아요. 이게 잘해서 제대로 비판해줬으면 좋겠는데 제대로 못 하니까 더 미워.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데 더 미울 수 있거든요.
[주진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시민] 모든 여론 조사에서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경제 정책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요. 그리고 총선에서는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1등이에요.
[주진형] 그런데 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콘크리트 같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야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높아, 이건 뭐죠, 이게?
[유시민] 보수 야당 쪽에서는 지금 경제가 망했다는 프레임을 계속 퍼뜨리고 있죠. 지금 일반적인 당의 입장뿐만 아니라 보수 유튜버들쪽에서는 정말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 된다부터 시작해서 온갖 얘기가 다 있어요. 그런데 왜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의 정당 지지율이 여당이 더 높으며, 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찍냐, 물으면 여당 후보 찍겠다는 비율이 높으며 다음 선거의 의미가 뭐냐고 물으면 왜 보수 야당 심판론이 더 우세하게 나올까 이게 되게 흥미로운 현상인데 제 해석은 그래요. 우리 주진형 선생님 말씀처럼 뭐를 조금 제대로 하지 말이야. 화끈하게. 이런 쪽에서는 평가를 박하게 하면서도 보수 야당 쪽으로는 절대 안 가요. 거기다가 그러면 보수 야당 쪽에서는 어떤 경제 정책을 지금 주장하고 있지? 이렇게 봤더니 민부론(民富論: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묶어 발표한 경제 정책)이라고 내놨는데. 다 옛날에 자기들이 직권하고 있을 때 하던 거랑 똑같은 거를 지금 또 내놨다는 말이에요. 규제 완화, 기업 프렌들리(friendly), 무슨 법인세 인하 이거 다 이 레퍼토리(repertory)가 9년 동안 해봤는데. 그러니까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보수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주진형] 설득력이 없어.
[유시민] 지금 정부가 하는 것도 왠지 마음에 안 들고 성과도 없는 것 같은데 저거는 더 아닌 것 같아. 이러면 또 그쪽으로 안 가는 거예요. 옛날에 내놓던 메뉴 말고, 그 식당 망했잖아. 그런데 지금 간판만 갈아놓고 주방장만 교체해놓고 메뉴는 왜 옛날하고 똑같아. 이걸 묻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 그래프는 지금 현 집권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저 그래프와 현재 야당의 지지율, 선거 여론 조사의 결과를 종합해놓고 보면 저기에는 또 보수 야당에 대한 무서운 경고가 함께 내포돼 있다.
[주진형] 말하자면 잘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성과는 없는 것에 대한 인정을 같이 하는 거죠.
[박형준] 선거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또 민심이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감정이거든요, 감정 그러니까 어느 날은 파스타가 먹고 싶고 어느 날은 라면이 먹고 싶고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특히 선거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선거 막바지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기우느냐, 그때의 이슈가 뭐가 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데. 그래서 어떤 야당이든지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일 때 김영삼 정부를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총체적 실패다, 이렇게 애기했어요. 그 다음에 썼고요.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 만들고 그러니까 그 당시에 한나라당이 세금 폭탄이다 그 프레임을 걸었거든요. 그다음에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한다니까 토목, 어쩌고 저쩌고 해서 프레임을 걸잖아요. 그런데 그 프레임이 건다는 거 자체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수단을 쓰는 거거든요. 서민 경제 폭망론, 야당으로서는 걸 수 있죠. 유권자들 갖고 이 정당의 정책이 민부론이고 이 정당의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이고 아무리 설명해봤자 소용없는 거예요. 체감으로 지금 와 닿는 게 내가 지금 당장 문 닫게 생겼고 내가 당장 일자리를 못 구하고 그러는 데는 폭망론 그러면 딱 와닿는 거지.
[최원정] 감정을 건드리는 거죠.
[유시민] 그런데 그게요. 또 그런 주장이 또 다른 방향에서 감정을 건드리게 돼요.
[박형준] 그렇지.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이 하듯이 경포대 이런 건 씌우기 어려워요. 그래서 야당이 지금 이거를 공략하려면 경제 폭망론, 베네수엘라화 이런 주장보다는 조금 더 세련되고 정서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해요. 제가 지금 보수야당이 펼치고 있는 경제 폭망론 마케팅을 보고 있으면 일부, 이미 태도를 결정하고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분들한테는 속시원해, 그렇게 사이다가 들릴지 모르지만 중간에 있는 많은 분들한테는 저거 지나치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 저거 마케팅 수단으로서는, 카피(Copy)로서 별로 성공하기 어려운 카피예요.
[최원정] 그런데 우리 역사 속에서도 프레임 있잖아요. 프레임이 많이 작용했잖아요. 그렇죠. 반역이네, 역모네 그러면 바로 1000명씩 죽일 수 있고.
[허진모] 사실 프레임은 동서고금이나 일상생활에서 내내 쓰이는 게 사실은 프레임이죠. 아마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어요. 생각의 틀? 아니면 어떤 의도라도 가질 수 있는 큰 명분이라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안에 어떤 자기의 생각이나 의도 같은 게 숨기기 딱 좋죠. 가장 비슷한 예를 찾는다면 16세기에 조광조 없앨 때, 훈구파(勳舊派: 조선 전기 세조의 집권과 즉위 과정에서 찬위를 도와 공신이 되면서 정치적 실권을 장악한 이후 형성된 집권 정치세력)에서 조광조 없앨 때 썼던 반역 프레임이죠. (※참고- 주초위왕走肖爲王: ‘조씨가 왕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다’라는 뜻으로 훈구파가 조광조 등 신진 사림파를 반역 혐의로 숙청하는 계기가 됨) 쟤가 나의 이권을 없애려고 한다가 아니라 쟤 왕 되려고 한다. 그 큰 명분에 대해서 태클을 걸 사람이 없잖아요.
[유시민] 남이 장군(1441~1468 조선시대 무신. 한명회 등의 공격을 받고 반역죄로 처형됨)도 그 프레임에.
[허진모] 그렇죠, 17세기에 서인이 광해군 몰아낼 때 그때 프레임은 재조지은(再造之恩: 죄를 지어 형벌에 처해질 사람의 죄를 사면하여 구원한 은혜)이라고 명나라에 줘버리고 어떻게? 청나라의 오랑캐에 붙냐, 그렇게 했죠. 나의 이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이 프레임은 정말 지금도 사실은 엄청나게 쓰이죠. 실제로 일반인들도 자기도 모르게 프레임전을 쓴다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어서 아버지한테 결혼 반대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서 설명을 막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실컷 들으시다가 부자의 연을 끊으려고 하느냐? 효도 들고 나오면.
[최원정] 혹시 본인의 경험담은 아니죠?
[허진모] 제 경험담입니다.
[최원정] 프레임에 지긋지긋해하시네요.
[주진형] 동공지진이.
[박형준] 다 들켰어.
[허진모] 거기에 할아버지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 그렇죠. 안구 프레임 갖고 나오면 거역할 수가 없어요. 할아버지 안구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사실은. 그러니까 이것이 선거에는 정말 너무나 쉬운, 정말 자기 의도를 숨기고 큰 명분을 쟁취할 수 있는 겁니다.
[박형준] 프레임(Frame: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세상을 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는 말이 인지 과정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뇌 과학의 연결인데 우리는 누구나 프레임이 없이는 사물을 인식할 수가 없어요. 감각이 있고 그 감각을 우리가 운동화 해서 기억에 저장하잖아요. 이 기억 가운데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꺼내 쓰는 거예요. 그런데 그 꺼내 쓰도록 만드는 게 프레임이거든. 그러니까 모든 우리가 그 감각으로 체험하고 운동화 해서 저장해놓은 것을 다 균형 있게 이렇게 쓸 수가 없다고. 그래서 프레임을 통해서 우리가 다 인식을 하는 건데. 그래서 특히 정치가 프레임이 많이 작용하는 거는 정치는 궁극적으로 최종 맨 마지막에는 이성이 작동할지 모르지만 표피적으로는 감정이 작동하는 거거든요.
[유시민] 저도 그거 많이 당했어요.
[최원정] 당하셨다고요?
[유시민] 네가지 없다 프레임. 그거 진짜 무섭더라고요. 한번 씌워지니까.
[허진모] 말 자체를 막아버리는.
[최원정] 누군가에게는 전략이지만.
[유시민] 그 프레임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맞잖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최원정] 그렇네요. 전략이 될 수도 있고 프레임이 술수가 돼서 누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허진모] 주로 왕정시대에는 정적을 없애는 것은 최고였죠.
[최원정] 허진모 작가님, 예부터 정치와 경제는 어떤 관계였나요?
[허진모] 사실 한자 상으로는 둘이 거의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과 제 모두 주나라 때 볼 수 있는데요. 경(經) 같은 경우는 베를 짜는 모습에 실이 붙어있는 거죠. 그러니까 천을 짜는 것입니다. 가지런한 질서를 만드는 거. 보니까 법, 도리, 다스리다. 이런 의미가 되고 제(濟) 같은 경우는 가지런할 제 자에 물 수(水)가 붙어요. 가지런히 물을 건너는 질서 있게 건너는 모습입니다. 정치하고 똑같죠. 정은 다스리다. 치는 백성을 위해서 물을 관리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 경제라는 글자에는 사실은 시장이나 수치라는 의미 같은 게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19세기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이코노미(economy)에 대한 번역으로서 이거 일본 사람들이 한 건데 경제라는 말이 채택되면서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면 이코노미는 뭐냐? 이거는 또 그리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별걸 다 했어요, 사실은. 그래서 오이코노미아(œconómĭa), 오이코스(Oikos)가 집이고 노미아(Nomia)가 관리라는 뜻이랍니다. 그러니까 집 관리, 아마 살림살이 정도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집안을 어떻게 잘 살림하는 것을 의미를 하는데 이것이 나중에 폴리티컬(Political:정치적인), 이렇게 붙어서 국가적인 의미로 확장되었다가 앞에 그것이 떨어지고 이코노미가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니까 아마 동서양의 경제와 이코노미의 차이는 시작은 달랐죠, 정치도 마찬가지지만.
[최원정] 그러니까 경제가 실패해서 국가가 망한 경우도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죠?
[허진모] 경제가 국정에 관련에 안 된 거 찾기가 사실을 더 어렵지 않나요?
[최원정] 그렇죠. 그래도 우리가 알 만한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허진모] 14세기죠. 원나라 말기에 시장 경제가 한번 박살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사실은 재정의 궁핍부터 시작되는 것이 역사적인 사례였는데 원나라 재정이 망하면서 이것을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뭐를 했느냐. 돈을 발행을 했습니다.
[허진모]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교초(원나라 화폐)를 막 발행을 했던 거죠. 인플레이션(Inflation: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이 왔고 시장이, 시장경제가 망가졌고 그러니까 민생이 파탄이 됐는데 아마 그때의 풍경이 어떤 풍경이었냐 하면 1차대전 끝나고 난 다음에 독일이 맞았던 인플레이션 있죠? (※참고- 하이퍼 인플레이션 Hyper Inflation: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급격한 물가안정. 1차세계대전 직후 독일에서 발생) 1달러에 3조, 4조 마르크 해서 빵 하나 사려면 수레에 싣고 가던 그런 모습을 그때 아마 연출을 했던 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시민] 요새 베네수엘라도 비슷하지 않나요?
[허진모] 그렇죠. 베네수엘라도 그런 거고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19세기에 경복궁 중건할 때.
[유시민] 당백전(當百錢: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등을 위해 도입한 화폐).
[허진모] 그렇죠. 당백전 발행해서 박살이 났죠. 그때 그 제안했던 사람이 김병학이라는 사람인데 이렇게 돈을 풀면 된다고 했어요. 경제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던 거죠.
[주진형]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 겪었던 79년에 박정희 대통령 암살도 79년에 오일쇼크(Oil shock: 원유 값이 급등하여 전 세계 각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 석유파동) 플러스 부가가치세 도입에 따라서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반발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에 다니던 저희는 실제적으로 노동자들이 부마 사태(1979년 10월 16일부터 5일간 부산·마산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반발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이게 학생들이 한 거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 거거든요. 전혀 예상 못 했던 이유도 사실은 경제에 의해서 정치가 영향을 받은 거죠.
[유시민] 단순히 독재 타도가 아니라 그 민생, 서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그런 불만, 이런 것들이 같이 엮이면서 부마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거고 사실 불안기에 혁명이 일어난 사례는 유럽에 되게 많죠, 19세기에도. 그러니까 프랑스 혁명이, 1789년 프랑스 혁명에 나폴레옹이 집권하면서 군사력으로 전 유럽을 정복했다가 1815년에 끝나죠, 전쟁이. 그러고 나서 완전 보수 반동 체제로 군주제로 돌아갔다가 전 유럽이, 이렇게 흔들리기 시작한 게 1830년도거든요.(※ 참고- 7월 혁명: 1830년 7월 프랑스에서 샤를 10세의 군주제 복귀에 반대한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민 혁명) 그때 전 유럽이 거의 군주정 타도를 외치는 사회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연합 혁명으로 그냥 몸살을 앓아요. 그러고 나서 겨우 진압했더니 1838년에 또 일어나잖아요. (※ 참고- 2월 혁명: 1848년 2월 프랑스에서 7월 혁명으로 왕위에 오른 필립프 왕정을 무너뜨린 시민 혁명) 그때가 다 불안기예요. 전부 다.
[허진모] 사실 대공황이 그때 계속 있었습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상당히 심각한 경제 공황이 일어났던 게 그게 터졌거든요. 프랑스 혁명도 마찬가지로 그때가 굶어죽는 사람들이 파리 시내에 널려있을 정도로 경제가 어려웠거든요.
[최원정] 정치와 경제의 관계. 밀접한 연관성을 짚어봤고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큰 화두인 경제 불평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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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경제불평등 영상
-미국인의 61%, 경제 불평등 상당(2020.01.09. Megan Leonhardt)
-노란조끼시위: 프랑스 정권의 불평등과 무능함에 저항(2018.12.04. Richard Greeman)
-독일, 소득 불평등 역대 최고치 기록(2020.1.9. Megan Leonhardt)
-우리는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불평등사회에서 살고 있다(척 콜린스. 『미국의 불평등은 돌이킬 수 없는가』 중
-핵심화두는 경제적 불평등 (2020 전미경제학회)
-옐런 전 美연준 의장, 부의 불평등으로 침체 빠질 수도(2019.11.22. 뉴스1)
-앵거스 디턴 교수, 지역·세대로 번지는 불평등···방치 땐 자본주의 존립 위협(2020.01.05. 매일경제)
-전 세계인의 화두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한국. 한국 소득 불평등 순위 OECD 35개국 중 7위 (2017년 기준)
[남성] 자신이 받는 보상에 비해서 월등히 많이 일한다라고 하는 것.
[앵커] 소득의 계층별 양극화는 악화일로입니다.
-불평등 심화가 재분배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부의 불평등에 대해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21세기 자본』의 저자)
[시민] 있는 사람은 있고 없는 사람은 너무 없고.
-어느 선까지 불평등을 수용할지 결정하는 건 결국 정치의 몫(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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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조금 씁쓸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우리가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불평등한 국가가 된 건가요?
[박형준] IMF 위기가 갖고 온 요인이 굉장히 큽니다. 그때 사실은 흑자 도상 기업이 한 7000개 생기면서 230만의 안 생겨도 됐을 실업자가 생겼어요. 실제로 김대중 정부가 IMF 위기를 잘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IMF 권고를 따라서 잘못했던 건 바로 그 지점이거든요. 그런데 그 효과가, 그 후과(後果)라고 그러죠. 굉장히 커요. 지금까지도 연계돼 있어요.
[유시민] 외환위기 이전에 전체 국민 소득 중 노동 소득 분배율이요. 그러니까 급여의 형태로 받아가는 소득이 전체 GDP의 70% 가까이 됐어요. 그게 15년이 지나면서 10%포인트가 떨어졌거든요. 그 10%포인트에 국민소득이 1700조면 170조 원이에요. 그게 아주 조금 정부 부문으로 왔고 나머지는 다 상장 대기업으로 갔어요. 솔직히 그 조건에서는 힘든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분배가 악화될 수밖에 없고요. 그게 IMF 외환위기 이후에 민주 정부를 거치는 동안 굉장히 악화됐어요. 그거는 팩트거든요.
[박형준] 고도 성장기에 대한민국은 분배가 악화된 게 아니라 개선됐어요. 그러니까 성장과 분배의 관계에 있어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쓰면 분배가 무조건 나빠진다, 그 가설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거를 단순히 그냥 경제 불평등이라는 걸 시장과 성장 제일주의와 이런 탓으로 다 돌리는 것 저는 그거는 조금 동의하기 어렵거든요.
[유시민] 불평등이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했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1999년 김대중 정부가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를 도입해서 공적 부조를 보편적 제도로 만들었다거나 또는 노인 장기 요양 보험(2008년 저소득층 노인에게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이라든가 기초 연금 같은 걸 도입해서 노인 빈곤에 대처를 했다든가 이런 제도적인 개선을 했지만.
[주진형] 역부족이었죠.
[유시민] 그것만으로는 메꿔질 수 없는 시장에서 벌어진 불평등이 있었던 거예요. 불균형 또는 불평등. 그래서 맨날 성장은 신경 안 쓰고 분배만 신경 쓴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 기간에 분배지표가 악화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거기서 ‘성장을 해야 분배가 좋아지지‘라는 교훈을 끌어낼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정도 조처로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차의 확대를 메꿀 수 없다는 교훈을 발견할 수도 있죠.
[최원정] 오늘 데이터나 지수로 이렇게 불평들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실제로 경제 불평등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저희가 또 영상으로 준비해 봤거든요.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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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택배 기사, 대리 기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영상
1월 6일 새벽 3시 경기도 김포시. 밤잠 아끼며 바쁘게 움직이는 한 남자(택배 기사).
[조찬호] 시간으로 뭐 현황판이나 그런 것들을 계속 공유를 하거든요? 남은 가구 누구는 몇 가구 했고, 누구는 몇 가구 했고 그런 것들이 보이기 때문에.
택배 당 최대 가능 무게 25Kg.
[조찬호] 수도권 일부는 그런 식으로 지금 물량이 계속 늘어나가지고.
시간당 배송 가구 20곳.
[조찬호] 근무 시간은 오전 8시까지인데 끝내는 건 오전 7시까지 끝내야 해서 시간 압박 때문에 좀 많이 바쁩니다.
1분 1초 쉼 없이 달리지만 불안정한 고용 조건.
[조찬호] 정규직까지는 2년이 필요한데 2년까지 가는 친구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열 명이 시작하면 2년까지 버티는 친구는 한 2~3명밖에 없습니다.
1월 6일 밤 9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상백] 빨리 가야 해서. 너무 오래 기다리면 취소되거든요.
우산도 없이 빗속을 질주하는 한 남자(대리 기사).
[이상백] 욕먹겠다. (담을 넘으며)아 어쩔 수가 없다.
[이상백] 화물차 운전을 하니까, 화물차 운전을 하고 그걸로 이제 충당이 잘 안 돼서. 아이들 키우기가 좀 힘들어서 저녁 때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지만 손에 쥐는 돈은 시급 만 원 정도.
[이상백] 평균적으로 세 콜, 네 콜 순수입이 한 7만 원 8만 원선 맞추면 교통비 나가고 뭐 그러면 한 5만 원만 벌어도 합니다.
1월 7일 오후 5시 서울시 마포구. 이제는 흔한 고용 형태가 된 임시직 노동(편의점 아르바이트).
[류성민] 이제 두 달째이고요. 이 매장 외에도 따로 일하는 매장이 있습니다. 월, 화, 수에 하는 아르바이트 경우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하고 있고요. 목요일, 금요일마다 하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는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쉼 없이 일하며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류성민] 밤늦게 시작해서 아침까지 하다 보니까 바로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면 자야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는 힘들죠.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행사하기 힘든 현실.
[류성민] 좀 여유가 있었더라면 제가 살고 있는 구에 어떤 의원들이 있는지 좀 찾아봤을 텐데 그런 여유 자체도 없이 작년에 살아가지고.
[이상백] 정치적으로는 뭐 그렇게 활동하고 그럴 만큼 여유가 있진 않네요.
[조찬호] 대인 관계라든가 사회생활, 그런 것도 좀 많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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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유시민] 한 사람이 이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이자 시민으로서 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내가 경제 활동을 해서 또 올리고 또 가족들의 삶도 이어나가고 여가도 즐기고 이렇게 온전한 삶이 되는데 아까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상 혹은 5분위 배율로, 혹은 최저소득 분위의 소득 수준 이런 것들을 이렇게 보면 그냥 데이터인데요. 실제 삶에서는 저렇게 나타나는 거예요. 국가가 저 삶을 그대로 둔다는 것, 그것도 문제거든요. 그래서 저 영상은 비정규직 해소 등등의 이런 이야기가 왜 이렇게 중요한 의제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가를 확인해주는 거죠, 저게 사실은.
[박형준] 인간은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옴)을 가지고 있잖아요. 애덤스미스(1723~1790 스코틀랜드 철학자, ※참고- 도덕감정론 中: 사회 정의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때 한 단계 나아간다)가 그래서 국부론 쓰기 전에 도덕 감정론에서 얘기한 핵심적인 게 측은지 심이거든요. 그러니까 측은지심이라는 게 공동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가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실은 아주 그 자상한 보모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아무리 그렇게 한다 한들 불평등의 문제라든지 저런 어떤 삶에서 고투를 하고 있는 분들의 삶을 전부 국가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마치 국가가 다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부터 저는 위선이 시작된다고 봐요.
[주진형]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아요, 실제로? 누가 그렇게 말을 하죠?
[박형준] 문재인 정부가 국가가 국민들 삶을 책임진다고.
[허진모] 아까 택배하시는 분이었나, 2년인가 3년을 버티는 분이 거의 20%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하셨죠. 그러면 또 그분들도 또 다른 일을 찾아서 분명히 또 실업 생활을 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왠지 남일 같지 않아서 느낌에. 보면서 희망이 없어지는 것, 그런 느낌 같은 걸 받았어요. 이런 일을 해봤자 이거 되나. 정말 이거 해봤자 이거 변할까? 해봤자 마인드죠. 해봤자 안 될 거를, 그런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국가가 다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분명히 국가는 분명히 저기에 시도를 해야 하는 거죠. 저기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어떤 제자, 크세노폰(B.C.430-B.C.355)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폴리스가 잘 다스려지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노예가 되고 싶어 하는 민중은 없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잘 사는 게 남 일 같아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최원정] 지금 정권이 펼치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게 저런 분들의 소득을 올려서 소비를 촉진시켜 경제 성장을 이끈다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그게 잘되고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저분들의 지금 삶을 보고.
[유시민] 약간 정직하게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실.
[주진형] 지금까지는 그러면 어떻게 말씀하셨기에.
[박형준] 갑자기 졸릴라 그래.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그러니까 졸릴라 그래.
[유시민] 졸린 얘기 아니에요. 지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이 뭘까? 말은 내수가 부족하니까 소비를 하려면 숫자가 많은 중산층과 서민 가계에서 소비할 돈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최저임금도 올리고 여러 가지 고령 빈곤층에 대해서 현금 서비스도 하고. 문재인 케어 해서 의료비도 줄여주고 통신비도 내리고 이렇게 각종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면 그래서 국내의 소비 수요가 진작되어서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왜 이런 논리의 맥락을 만들어냈냐 하면 이런 정책들이 좌파, 빨갱이 퍼주기 이런 비난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이 성장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온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 논리를 만든 거예요. 그런데 왜 제가 정직하게 말한다고 했냐 하면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이 정책은 해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이거를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정권을 잡고 이거를 하고 싶은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한쪽에 있고 또 그런 주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떻게든 그분들을, 그런 시민들을 설득하고 조금이라도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그 논리를 정말 힘들게 찾아냈다는 생각이 저는 조금 들어요.
[박형준] 그거를 그렇게 힘들게 찾아내?
[유시민] 그거를 하고 싶은데 못 하게 하니까, 우리 박형준 교수님이 속한 당분들이나.
[박형준] 그게 또 정치적 공격으로 가는 거네.
[유시민]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솔직하게.
[최원정] 아주 정직하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기껏 남이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하면 좀 공감을 하는 자세로 들어야 그걸 자기 이야기를 살지. 기껏 정직하게 말했는데.
[박형준] 지금 공감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 핑계를 대니까.
[주진형] 유시민씨 얘기에 상당부분 공감을 하는 게요. 실은 복지인데 그 복지를 하면 거기서 성장도 나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성격의 논리를 만들어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이 바로 정공법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가 복지 체제가 취약하다는 건 인정하고 그거는 그거대로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성장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거기에 따른 처방으로 가지 않고 슬쩍 덮는 바람에 막상 성장을 위해서 우리가 구조 개혁을 하거나 경제 효율성을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겠냐는 거에 대한 중요한 것은 실종이 되는 거예요, 그 결과. 그러다 보니까 지금 말하자면 원래는 일타쌍피로 하려고 하다가 이제 그거 때문에 복지도 제대로 안 나오고 성장도 안 나오고 이거 둘 다 맞는 꼴이 돼버린 거예요, 이게. 저는 그렇게 봐요.
[유시민] 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박형준] 그러니까 지금 보수 정권이 복지를 반대하기 때문에 그 복지를 하고 싶은데 그 반대 때문에 이 복지를 성장으로 포장을 했다는 거 아니에요, 논리가. 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는 주 선생 생각에 동의하는데 복지는 복지대로 늘리는데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쪽으로 좀 더 잘 쓰고 돈을, 그리고 그 돈을 책임 있게 쓰고 그리고 성장에 관해서는 그 성장을 하게 해주는 정책을 쓰는 게 맞죠.
[유시민] 그런데 그 정도 말씀해주셔도 고맙긴 한데 사실 이거 솔직한 대화가 필요해요. 지금도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는 보수 언론의 보도나 또는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다른 국회의원들 말하는 거를 보세요. 지금 박 교수님처럼만 말해줘도 굳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건 안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박형준] 국정 지지율이 80%가 넘고 탄핵 때문에 거의 이쪽이 궤멸이 되어 있었는데 뭘 그렇게 포장을 그런 식으로 해서 엉뚱한 포장을.
[유시민] 그러지 마세요. 문재인 대통령 소년가장이었어요, 그동안에. 국회 의석도 과반수도 안 되고.
[최원정] 불평등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저소득층의 목소리를 잘 정치권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제 소득별 정치 참여 경험을 좀 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번 여론조사 한 결과인데요. 지난 6개월간 집회 참가자는 가구 소득 200만 원 미안이 9.5%에 그친 반면이 700만 원 이상이 17.7%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인터넷 댓글 작성 경험자도 가구 소득 200만 원 미만이 9%였으나 700만 원 이상이 25.5%로 소득에 따라서 정치 참여도가 굉장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먹고 살기 조금 편하신 분들, 조금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론 조사 결과입니다.
[허진모] 아테네에 직접 민주주의가 될 수 있었던 제일 큰 매우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노예가 노동을 많이 맡아줬기 때문이다. 관중(B.C. 723-B.C 645 추정)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의식이 넉넉해야 염치를 안다고. 창고가 넉넉해야 예절을 알고, 그러니까 뭔가 해결이 돼야지만 의식이 해결이 돼야지만 이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아테네에서도 최소 소득을 맞춰주기 위해서 되게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쫓겨난 솔론(B.C.640-B.C.560 추정) 같은 경우도 최빈층을위해서 상공업과 교역 같은 것을 굉장히 장려해주고 그랬습니다. 정치 참여를 못하면 사실은 정치권력에서 저절로 멀어지게 돼 있고 정치의 권력에서 멀어지면 경제적인 이권을 굉장히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요. 정치가 발전을 하려면 반드시 저기에 대해서 의식적인 보조 같은 게 조금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원정] 그렇군요.
[유시민] 저게 문제는 확실히 보이죠? 그러니까 어떤 거냐 하면 세상이 참 비정해요.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권리 위에서 잠자는자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런 거죠. 그런데 잠자는 게 아니고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결과적으로 권리 행사를 못 해요. 그러면 댓글도 덜 달고 집회도 덜 나가고 투표도 덜하면 이런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당연히 정치에 반영이 덜 되죠. 왜냐하면 선출 공직자가 들여놓은 사람들은 발언하고 행동하고 표를 주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존중을 하니까. 그러니까 저게 일종의 악순환 같은 거라고 저는 보는데요. 아까 택배 차 몰던 분이, 또는 대리기사 하는 분이 낮에는 화물차 몰고 밤에는 그거로 애들 키워서 안돼서 밤에는 또 대리기사 뛰어서 보충한다 이 말씀하시잖아요. 만약 주택 주거라든가 아이들 교육비라든가 의료비라든가 이런 데에 우리가 서유럽, 북유럽 국가처럼 국가가 중산층까지 좀 더 조세를 확대해서 재원을 확충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조금 손쉽게 장만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러면 그분이 밤에 야간에 대리 안 뛰고 낮에 화물차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부족해도 견뎌나갈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사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당들이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 또는 변화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좀 아이디어를 내고 공약을 내고 그렇게 하길 좀 사실 기대를 해 봐요.
[박형준] 정말 정의를 생각하고 평등을 생각하고 안타 깝게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면 진보 정부가 노동 개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복지가 부족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평등이 심한 게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전체 고용 비율의12%밖에 차지 안하잖아요. 그리고 공공부문이나 대기업하고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하고 격차가 매우 커서 생기는 문제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를 단순히 유연화만 하자, 이 주장만 하는 게 아니고 안정화를 하면서 유연화를 하면서 실제로 노동시장 자체를 보다 균질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리고 말씀하시는 북유럽이나 이런 나라들, 거기는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이 대학 나온 사람에 못지않은 소득을 얻으니까 가능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복지로만 되는 건 아니거든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러니까 그 복지만을, 복지 개혁만을 얘기할 게 아니라 노동 개혁을 정말 진보 정부가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불평등을 고민한다면.
[최원정] 그러면 불평등을 정치가 해소하지는 못하고 더 키운 감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끝으로 정치가 이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박형준] 제가 왕 같은 사회자 말씀에 토를 달아서 죄송합니다만. 토를 달아 죄송합니다만.
[유시민] 다세요. 다세요. 나도 달고 싶었어.
[박형준] 정치는 불평등을 확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불평등을 잘 관리하거나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는 들을 수 있어도 민주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또 한국 정치가 아무리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정치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불평등 문제를 정치적 기제를 통해서 어느 정 도는 해소해왔다고 봐야 하고요.
[유시민] 제가 조금 더 세게 할게요. 보충적으로. 1원 1표인 시장경제하고 1인 1표인 민주주의하고 이게 되게 안 맞는데요. 이 둘은 성격이 되게 다른 부부 같아요. 성격이 같아야 꼭 잘 살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성격이 아주 다른 커플이 오히려 잘 맞추기만 하면 훨씬 더 좋은 짝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고요. 민주주의의 원리로 필연적으로 격차를 만들어내는 시장의 결함을 수정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약하면 약할수록 격차는 벌어진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더 많은 시민들이 더 강력한 형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의 요구를 이야기를 하고 의사를 표출하고 투표에 참여하고 정당에 참여하고 이렇게 하고 밀고 나갈 때 필연적으로 격차가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이 시장의 결함, 이것이 조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허진모] 저는 동의합니다. 사실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민주주의하고 시장경제는 원래 한배를 탔던 동지였습니다. 그 둘이 있었기 때문에 봉건사회를 무너뜨렸죠, 계급 사회를. 그때 최선봉에 섰던 것이 시장경제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민주주의예요. 그리고 재물이 있거나 없거나 사실 2600년, 2700년 전부터 재물이 없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 그랬어요. 그래서 그것은 성장이 많이 되고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행복은 조금 더 고른 것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정치는 분명히 그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반드시 해야 한다.
[최원정]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박형준 교수님 그리고 우리 주진형 대표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는 일주일 뒤 1월 26일 밤 9시 40분에 여론조사를 토대로 또 토크쇼 이어가는 민심포차로 찾아뵙겠습니다. 과연 어느 당의 경제 정책에 우리 국민들은 관심을 갖고 찬성표를 던질지 다음 시간에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유시민] 안녕하세요?
[최원정] 박형준 교수님.
[박형준]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허진모 작가.
[허진모] 안녕하십니까?
[최원정] 오늘 세 분과 함께 특별한 이야기 나눠주실 특별한 게스트 초대했습니다. 아마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핵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셨던 분입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주진형]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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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16.12.06.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주진형]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일단 누구라도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간다는 논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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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오늘 저희가 주제에 딱 어울리는 분을 모신 게 우리 주 대표님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고, 그렇죠. 그리고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 또 경영인이시죠. 약간 핵사이다 발언 이런 거로 유명하시기 때문에 저는 사실 오늘 긴장이 돼요. 조금 안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유시민] 좀 까칠하실 거예요. 각오하고 나왔습니다.
[최원정] 글쎄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좀 있는데 저도 오늘 잘 모실 테니 저에게는 너무 까칠하게 하지 많아 주세요.
[주진형] 불러놓고 올렸다 내렸다 왜 이렇게 품평이 많아.
[최원정] 오늘은 조금 특별히 우리가 먹고 사는 일, 경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눠보겠습니다. 경제와 정치가 어떤 관계고 또 우리 사회 화두인 불평등 문제, 어떻게 우리가 바라봐야 하고 또 해결점은 없는지 본격적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최원정] 경제가 좋냐, 나쁘냐를 판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게 우리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그래서 정부의 경제 성적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계실 겁니다. 우리 주 대표님, 제가 먼저 얼마 전에 SNS에 올리신 글 한 편을 소개를 해드릴게요. “문재인 정부는 가계 부채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일하는 척하기만 하면서 정치 공학적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 정권 초기에 적극적 재정 확대와 조세 개혁, 복지 강화와 같은 정공법은 회피하고 소득 주도 성장론, 공공 부문 정규직 확대 등 곁가지에 빠져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이제는 현상 유지에 주력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감추기 위해서 혁신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런 글입니다. 글도 굉장히 톡톡 튀네요, 그렇죠?
[유시민] 까칠하죠.
[주진형] 나는 굉장히 줄여서 말한 건데.
[박형준] SNS에 쓰신 글에 뭐 정답이 다 있네요.
[최원정] 그래요?
[유시민]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 내가.
[최원정] 오늘 아군을 만나신 그런 느낌.
[박형준] 글쎄요. 아군일지는 모르지만.
[최원정] 끝까지 가봐야죠. 그렇죠. 이렇게 또 칼도 숨겨 놓으셨을지 모르잖아요.
[최원정] 우리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 조금 이렇게 성적표를 준다면 누구부터 좀 들어볼까요?
[박형준] 총량지표를 보면 저는 대한민국이 지난 2, 30년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995년에 일본의 국민 소득이 4만 3천불인데 2018년에 4만 1불이에요. 20년 동안 하나도 안 변했어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나라가 여럿 있겠지만 이스라엘 같은 경우가 1995년에 만 7000불이었는데 지금 4만 4천불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당시에 1만 3000불이었는데 지금 2018년 기준으로 볼 때 3만 불이 넘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선전한 거라고요. 전반적인 흐름으로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 그 변곡점에 왔다, 이런 느낌을 주는 거죠. 꺾이고 있는. 그것도 2019년에 와서 그 징후들이 굉장히 많이 드러나고 특히 명목 성장률이 OECD 36개국 가운데 우리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것은 작년 2019년에 미국 경제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물론 미중 갈등 때문에 좀 영향을 받긴 했지만 우리와 관계되는 경제들이 별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유독 나빴거든요. 이거는 우리가 원인을 밝혀서 이거를 제대로 치유하지 않으면 우리가 바로 그런 일본의 길로 가는 장기침체의, 그런 길로 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는 반드시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봐요.
[최원정] 그러니까 이제 이번 정권에 봐서 경제성장률이 변곡점을 찍었다는 얘기는 이번 정권에 대한 어떤 경제 정책 평가는 박하게 주시는 거예요, 그렇죠?
[박형준] 당연하죠.
[유시민] 저는 뭐, 우리 박형준 교수가 좋게 이야기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예측했던 대로 말씀을 하셨고.
[박형준] 그래도 상대적으로 좋게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유 작가가 한 번도 현 정부 경제 정책을 나쁘다고 이야기한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
[유시민] 박 교수님이 제가 라디오 출연이나 TV 토론 나와서 제가 문재인 정부 3년차의 경제 정책의 결과나 이런 것에 대해서 비평한 글을 안 챙겨 보셔서 그래요.
[박형준] 그래요?
[주진형] 글쎄요, 제가 볼 때는 최근 들어와서는 조금 아쉽다거나 안타까운 그런 걸 많이 표현을 하는 것 같던데.
[유시민]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그러셨어요.
[최원정] 그래도 저는 이사장님이 대략 몇 점이다, 수치를 표현해주시면 어떨까 싶은데. 대략.
[주진형] 지금 수치를 아무도 말 안 하고 있어요, 지금.
[최원정] 지금 이사장님이 마음속에 있는 점수가 있을 텐데.
[유시민] 제가 말하는 거는 별로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말을 해본들 쟤는 문재인 정부 지지하잖아, 저렇게 정실(情實)로 학점 평가를 아는 사람이라고 후하게 했을 거야.
[주진형] 그런데 여기 왜 나왔어. 나온 김에 말해야지.
[유시민] 남들이 너무 박하게 하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려고 나왔지.
[박형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자화자찬이라고 그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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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하여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규 벤처 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다섯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습니다. 반도체도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서도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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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사실은 자화자찬이 많으면 이 연설이 감동이 없어요. 공감이 별로 안 갑니다. 저도 옛날에 그 경험 많이 해봤어요. 실제로 자화자찬 가운데도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이 많은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옹색하더라고요. 그 내용이.
[유시민]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서 우리 박 교수님이 너무 야박하게 말씀하셨어. 그러니까 우선 용어 선택 자체가 옹졸, 옹색, 자화자찬 이런 언어들이 그러면 설득력이 약해져요. 아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도로 세게 가야지 더. 효과가 있죠. 그냥 그렇게 말씀하시면 솔직히 저 사람 원래 싫어하나봐, 문 대통령. 그러니까 용어에서 그렇게 가 버리면 논증이 안 돼요. 박 교수님도 정치할 때 자화자찬 많이 하셨잖아요.
[박형준]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우리 청와대에 있을 때 대통령 모시면서 연설 써 보면 자화자찬을 하게 돼 있어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런데 그게 자화자찬을 하면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감동이 별로 없다니까요.
[유시민] 그러니까.
[박형준] 감동이 없고 사람들이, 듣는 사람들이 또 뭐 되지도 않는 거를 가지고 자랑한다고 국민들이.
[주진형] 편집, 편집.
[박형준] 예를 들어서 청년 고용률이 지금 최고 좋다. 그런데 실제로 지금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로 역대 최대거든요. 1분위 소득이 높아졌다, 그거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높아진 건 사실인데 그 높아진 것의 상당부분은 정부 이전 소득(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로부터 받은 수입)이에요. 정부가 그냥 돈 줘서 늘어난 거지. 근로소득은 1분위층의 근로소득은 7분기째 지금 줄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표를 뭘 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데 사실은 양극화가 이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제가 보기에는 낯부끄러운 얘기입니다.
[유시민] 신년사를 들으면서 대통령 신년사를 텍스트를 뽑아놓고 꼼꼼히 읽어봤어요.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런 거죠. 맨 먼저 포용이에요, 포용. 그게 복지, 최저임금 인상 그다음에 청년 고용 장려금 포함해서, 하여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일상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그다음에 취업의 기회나 경제 활동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하자. 처음 시작할 때 성과가 없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랬잖아요. 대통령이. 그거는 인정을 해주셔야죠. 뻔뻔하게 자화자찬하지는 않았어요.
[최원정] 느끼셨어요?
[유시민] 그다음에 혁신인데 이제 하도, 정부도 다 알죠. 대통령도. 정부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분야가 꽤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은 민간 기업이죠. 어떻게든 민간 기업 분야에서 뭔가 경쟁력 있는 기업이 출현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왔습니다라는 것을 혁신이라는 키워드 아래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몇 개 생긴, 자화자찬이라고 말씀하신 거요. 벤처 투자가 얼마가 됐고 창업 기업이 얼마가 됐고 이런 데이터를 말씀을 하셨어요. 세 번째는 공정인데요, 공정. 공정이라는 키워드 아래 소위 갑을 관계라든가 또는 착취적인 영업 관행, 불공정 거래 질서 이런 것들을 바로잡은 것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바로잡았다고 말 안 할게요.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을 쭉 망라했어요.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전체 거시 지표에서 성장도도 낮고 하지만. 몇 가지, 분배 지표라든가 고용 지표라든가 고용률 같은 지표라든가 이런 것을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성과가 없는 부분을 앞에 내놓고 말하는 거는 정치 비즈니스에서는 또 그게 도덕적으로는 훌륭할지 몰라도 또 현실 정치에서 내가 잘 못한 거를 앞에 내놓고 우선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했던 여러 책들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을 인정을 했고요. 그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한 거예요.
[주진형] 저는 이제 이 정권이 들어섰을 때 제일 첫 번째로 놀랐던 거에 취임하시고 그다음 날 인천공항 가셔서 그 이야기를 하셨죠. 그래서 공사들의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화, 할 때 저는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됐어요. 예를 들면 10을 얘기했는데 6을 말하면 잘했다고 할 사람을 20을 하겠다고 했는데 6을 말하면 못했다는 말을 듣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서 하겠다는 준비가 분명히 안 돼 있을 텐데 덜컥 그렇게 말을 하는 거 보고 이거 너무 앞서 간다. 두 번째는 국정과제를 100대 과제를 선정을 했어요. 그런데 그거는 정말 하면 안 되는 짓인 게 5년 단임제 대통령이 갑자기 뭘 어떻게 한다고 100대 과제를 선정을 해서 그거를 자기가 5년 동안 하겠다, 그 이야기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이야기랑 똑같은 거예요. 세 번째로는 그다음에 임금 올린 거, 최저임금 올린 거. 발표를 하고 나서도 정부는 자기가 했다는 건지 안 했다는 건지 이거를 왜 한다는 건지, 이거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에 대한 분석을 하는 거 아무것도 없이 그냥 덜컥 수처럼, 깜짝 수처럼 했단 말이죠. 이런 거를 보면 이게 여전히 우리나라 민주당 정권이 보면 정권 초기에 학자들의 이상론 같은 소리로 벌컥 앞으로 나갔다가 조금 안 되면 이게 아닌가 봐 하면서 관료한테 유지해서 현상 유지하다가 끝내버리면, 이것을 또다시 하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 봐서는 그대로 가는 것 같아요.
[유시민] 오늘 박 교수님 편하실 것 같아.
[박형준] 글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허진모] 저는 여기가 지식다방임을 이제 조금 느낍니다. 제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런 것을 들었는데 지금 정부 잘못하고 있네요.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원정] 설득 당하신 거 아니에요?
[주진형] 귀가 왜 이렇게 얇아요?
[허진모] 열린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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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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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가 범죄와의 전쟁 선포하듯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어요,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주진형] 대개 어떤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그건 알아두시는 게 제가 보기에는 국민한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말하잖아요. 잘 안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유시민] 잘되고 있으면 전쟁을 할 리가 없죠.
[주진형] 부동산 정책은 처음부터가 기대를 하기 어려웠던 것이 뭐냐 하면 대선 때 뭐라고 했냐 하면 우리나라가 OECD 평균이 부동산 보유세가 GDP(※참고 - 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여 합산한 것)의 1%인데 우리는 0.8%이기 때문에 그거를 1%까지 올리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얼핏 들으면 0.8%인 보유세를 1%까지 올리겠다고 말하면 올리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뭐가 빠졌냐 하면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GDP에 대비해서 굉장히 비싼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가 1%나 0.8%밖에 GDP가 안 된다는 뜻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가격 대비, 가치 대비 보유세가 엄청나게 낮은 거죠. 거의 한 4분의 1 정도 됩니다. 그 이야기는 싹 빼고 GDP 대비 퍼센트만 말해서 하겠다는 뜻은 아, 이번 정권은 보유세 안 올리겠구나. 그 얘기를 하는 거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은 하면 욕 먹을 것 같으니까 그 말도 안 하고 빙빙 돌려서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게 하고 넘어간 거예요.
[주진형]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박형준] 많이 동의합니다.
[최원정]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으시네요.
[유시민] 얼마나 좋으면. 외로우셨나봐, 요즘.
[박형준] 여기가 조금 춥네.
[주진형] 지금 유시민 이사장은 자기가 워낙 편파적인 사람이니까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할 뿐 속으로는 끄덕거리고 있을 거예요.
[유시민] 아니, 겉으로도 끄떡 끄떡 했어요.
[주진형] 그거는 예의상.
[유시민] 저렇게 까칠하시다니까. 제가 안 그렇다는 걸 보여드릴게요.
[주진형] 농담이야.
[유시민] 저는 주진형 선생님 말씀에 대체로 동의해요. 그러니까 부동산 관련해서는 약간 두더지 잡기 게임 같은 느낌. 그러니까 강남이고 어디고 마용성이고 좀 두드리고 쏙 들어가서 잠시 있다 보면 지방의 대전으로 어디로 부산으로 튀어나오고. 이런 식의 임기응변적인 대증요법들을 많이 써 왔고요, 지금까지. 그리고 그게 원래는 부동산 정책의 정책 수단이 아닌 거. DTI(Debt To Income: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같은 거요. 그러니까 대출 규제 같은 거, 이런 것들은 원래 신용 건전성을 북돋우기 위해서 하는 제도인데 보유세는 중장기적인 것이라서 지금 당장 사실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당장 효과가 나는 건 은행에 주택 담보 대출 규제를 확 세게, 그것도 얼마나 충분히 센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주진형] 지금 하는 척하고 있어요.
[박형준] 이번에 12.16(12.16 부동산대책)인가요? 이번 부동산 대책 보면서 깜짝 놀란 건 정말 무작스럽다. 15억 이상 집 사는 사람은 대출을 금지시켜요. 이거는 이 정부가 자유의 가치라는 거를 정말 이해를 못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인간이 가장 기본적인 게 뭐예요? 자기 욕망이. 자기에게 귀속되는 재산을 넓히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대한민국에서 그 재산이 가장 중요한 형태는 오랫동안 부동산이 었습니다. 그 부동산을 가지고 몇 채씩 가지면서 투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제는 해야 하지만 개별, 그 젊은이들이 조금 좋은 데서 좋은 집 갖고 싶어 하는 그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투기자로 간주를 해서 대출을 완전히 무작스럽게 규제한다. 저는 이거는 아주 부자연스러운, 그리고 그 규제도 굉장히 무작스러운 규제라고 생각을 해요.
[주진형] 극약 처방이 나왔다는 뜻은 그 사람들이 자기의 의미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실패를 한 걸 아는 거예요. 그런데 뾰족하게 지금 자기들이 해야 할 중요한 정책은 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뭔가는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무리한 짓을 하는 겁니다.
[최원정] 실패의 표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작 대통령께서는 많은 대책들 이후에 부동산 시장이 조금 안정돼 가고 있다고 표현하셨거든요. 그런 얘기는 왜 하시는 거죠, 그러면?
[유시민] 저는 무지막지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 15억 이상짜리 집을 대출 받아서 살 젊은이가 누가 있어요, 솔직히.
[주진형] 왜 젊은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시민] 그거는, 아까 젊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개 그거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고 그리고 일부 실소유자 중에.
[박형준] 나는 그 대목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이에요?
[유시민] 죄인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박형준] 그런데 왜 돈 있는 사람은 자기가 대출을 받아서.
[주진형] 편집, 편집.
[유시민] 그러면 그게 재산권이라는 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인데, 그렇죠? 헌법상의 권리잖아요. 그러나 또한 재 산권의 행사가 제약받을 수 있는 상황도 헌법에 다 예상에서 해놨고.
[박형준] 과도한 제약은 위헌이다.
[유시민]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과도하냐, 안 하냐에 대해서는 다툼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실, 내가 왕이어서. 물론 왕이 있을 수 없지만 그냥 상상으로 내가 왕이어서 내가 법을 만들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면 나는 세대 당 집을 2채까지 못 가지게 법을 만들어버릴 거예요. 아예. 뭐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인 훈계하지 말고 그냥 집 한 채 있고 필요할 때 넓혀나가야 하니까 2채까지는 허용해주는데 그 이상은 가지지 마라, 이런 법을 내가 왕이면 할 거예요. 뭐 때문에 이렇게 속을 썩어요? 그냥 그렇게 막아버리지. 이 정도 되면 이제, 지금 하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최원정] 제가 한 가지 소개해드릴 여론조사가 있는 2명 중 1명은 다가오는 총선에 있어서 경제와 일자리를 가장 중요한 투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소위 경제 투표를 하겠다는 얘기예요. 두 명 중 한 명, 50%거든요. 이 얘기는 그만큼 지금 국민들의 과반 이상이 경제 정책에 또 경제 성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게 야당과 여당에 어떻게 작용을 할까요?
[박형준] 그러니까 그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 그 밑바닥에는 사실은 정권 심판론이 깔려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이슈가 중요하다고 답변이 많다고 하는 것은 현 정권에 대해서 반대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하니까 그거는 정부 여당의 입장에서는 긴장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고 다만 야당 심판론하고 여당 정권 심판론은 이건 동일한 저울대 위에 올릴 수 없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정권 심판을 하고 싶어도 지금 야당이 마음에 안 들어서, 또 어떤 의미에서는 왜, 그렇잖아요. 이게 잘해서 제대로 비판해줬으면 좋겠는데 제대로 못 하니까 더 미워.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데 더 미울 수 있거든요.
[주진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시민] 모든 여론 조사에서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경제 정책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요. 그리고 총선에서는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1등이에요.
[주진형] 그런데 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콘크리트 같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야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높아, 이건 뭐죠, 이게?
[유시민] 보수 야당 쪽에서는 지금 경제가 망했다는 프레임을 계속 퍼뜨리고 있죠. 지금 일반적인 당의 입장뿐만 아니라 보수 유튜버들쪽에서는 정말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 된다부터 시작해서 온갖 얘기가 다 있어요. 그런데 왜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의 정당 지지율이 여당이 더 높으며, 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찍냐, 물으면 여당 후보 찍겠다는 비율이 높으며 다음 선거의 의미가 뭐냐고 물으면 왜 보수 야당 심판론이 더 우세하게 나올까 이게 되게 흥미로운 현상인데 제 해석은 그래요. 우리 주진형 선생님 말씀처럼 뭐를 조금 제대로 하지 말이야. 화끈하게. 이런 쪽에서는 평가를 박하게 하면서도 보수 야당 쪽으로는 절대 안 가요. 거기다가 그러면 보수 야당 쪽에서는 어떤 경제 정책을 지금 주장하고 있지? 이렇게 봤더니 민부론(民富論: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묶어 발표한 경제 정책)이라고 내놨는데. 다 옛날에 자기들이 직권하고 있을 때 하던 거랑 똑같은 거를 지금 또 내놨다는 말이에요. 규제 완화, 기업 프렌들리(friendly), 무슨 법인세 인하 이거 다 이 레퍼토리(repertory)가 9년 동안 해봤는데. 그러니까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보수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주진형] 설득력이 없어.
[유시민] 지금 정부가 하는 것도 왠지 마음에 안 들고 성과도 없는 것 같은데 저거는 더 아닌 것 같아. 이러면 또 그쪽으로 안 가는 거예요. 옛날에 내놓던 메뉴 말고, 그 식당 망했잖아. 그런데 지금 간판만 갈아놓고 주방장만 교체해놓고 메뉴는 왜 옛날하고 똑같아. 이걸 묻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 그래프는 지금 현 집권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저 그래프와 현재 야당의 지지율, 선거 여론 조사의 결과를 종합해놓고 보면 저기에는 또 보수 야당에 대한 무서운 경고가 함께 내포돼 있다.
[주진형] 말하자면 잘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성과는 없는 것에 대한 인정을 같이 하는 거죠.
[박형준] 선거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또 민심이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감정이거든요, 감정 그러니까 어느 날은 파스타가 먹고 싶고 어느 날은 라면이 먹고 싶고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특히 선거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선거 막바지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기우느냐, 그때의 이슈가 뭐가 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데. 그래서 어떤 야당이든지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일 때 김영삼 정부를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총체적 실패다, 이렇게 애기했어요. 그 다음에 썼고요.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 만들고 그러니까 그 당시에 한나라당이 세금 폭탄이다 그 프레임을 걸었거든요. 그다음에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한다니까 토목, 어쩌고 저쩌고 해서 프레임을 걸잖아요. 그런데 그 프레임이 건다는 거 자체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수단을 쓰는 거거든요. 서민 경제 폭망론, 야당으로서는 걸 수 있죠. 유권자들 갖고 이 정당의 정책이 민부론이고 이 정당의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이고 아무리 설명해봤자 소용없는 거예요. 체감으로 지금 와 닿는 게 내가 지금 당장 문 닫게 생겼고 내가 당장 일자리를 못 구하고 그러는 데는 폭망론 그러면 딱 와닿는 거지.
[최원정] 감정을 건드리는 거죠.
[유시민] 그런데 그게요. 또 그런 주장이 또 다른 방향에서 감정을 건드리게 돼요.
[박형준] 그렇지.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이 하듯이 경포대 이런 건 씌우기 어려워요. 그래서 야당이 지금 이거를 공략하려면 경제 폭망론, 베네수엘라화 이런 주장보다는 조금 더 세련되고 정서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해요. 제가 지금 보수야당이 펼치고 있는 경제 폭망론 마케팅을 보고 있으면 일부, 이미 태도를 결정하고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분들한테는 속시원해, 그렇게 사이다가 들릴지 모르지만 중간에 있는 많은 분들한테는 저거 지나치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 저거 마케팅 수단으로서는, 카피(Copy)로서 별로 성공하기 어려운 카피예요.
[최원정] 그런데 우리 역사 속에서도 프레임 있잖아요. 프레임이 많이 작용했잖아요. 그렇죠. 반역이네, 역모네 그러면 바로 1000명씩 죽일 수 있고.
[허진모] 사실 프레임은 동서고금이나 일상생활에서 내내 쓰이는 게 사실은 프레임이죠. 아마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어요. 생각의 틀? 아니면 어떤 의도라도 가질 수 있는 큰 명분이라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안에 어떤 자기의 생각이나 의도 같은 게 숨기기 딱 좋죠. 가장 비슷한 예를 찾는다면 16세기에 조광조 없앨 때, 훈구파(勳舊派: 조선 전기 세조의 집권과 즉위 과정에서 찬위를 도와 공신이 되면서 정치적 실권을 장악한 이후 형성된 집권 정치세력)에서 조광조 없앨 때 썼던 반역 프레임이죠. (※참고- 주초위왕走肖爲王: ‘조씨가 왕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다’라는 뜻으로 훈구파가 조광조 등 신진 사림파를 반역 혐의로 숙청하는 계기가 됨) 쟤가 나의 이권을 없애려고 한다가 아니라 쟤 왕 되려고 한다. 그 큰 명분에 대해서 태클을 걸 사람이 없잖아요.
[유시민] 남이 장군(1441~1468 조선시대 무신. 한명회 등의 공격을 받고 반역죄로 처형됨)도 그 프레임에.
[허진모] 그렇죠, 17세기에 서인이 광해군 몰아낼 때 그때 프레임은 재조지은(再造之恩: 죄를 지어 형벌에 처해질 사람의 죄를 사면하여 구원한 은혜)이라고 명나라에 줘버리고 어떻게? 청나라의 오랑캐에 붙냐, 그렇게 했죠. 나의 이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이 프레임은 정말 지금도 사실은 엄청나게 쓰이죠. 실제로 일반인들도 자기도 모르게 프레임전을 쓴다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어서 아버지한테 결혼 반대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서 설명을 막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실컷 들으시다가 부자의 연을 끊으려고 하느냐? 효도 들고 나오면.
[최원정] 혹시 본인의 경험담은 아니죠?
[허진모] 제 경험담입니다.
[최원정] 프레임에 지긋지긋해하시네요.
[주진형] 동공지진이.
[박형준] 다 들켰어.
[허진모] 거기에 할아버지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 그렇죠. 안구 프레임 갖고 나오면 거역할 수가 없어요. 할아버지 안구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사실은. 그러니까 이것이 선거에는 정말 너무나 쉬운, 정말 자기 의도를 숨기고 큰 명분을 쟁취할 수 있는 겁니다.
[박형준] 프레임(Frame: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세상을 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는 말이 인지 과정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뇌 과학의 연결인데 우리는 누구나 프레임이 없이는 사물을 인식할 수가 없어요. 감각이 있고 그 감각을 우리가 운동화 해서 기억에 저장하잖아요. 이 기억 가운데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꺼내 쓰는 거예요. 그런데 그 꺼내 쓰도록 만드는 게 프레임이거든. 그러니까 모든 우리가 그 감각으로 체험하고 운동화 해서 저장해놓은 것을 다 균형 있게 이렇게 쓸 수가 없다고. 그래서 프레임을 통해서 우리가 다 인식을 하는 건데. 그래서 특히 정치가 프레임이 많이 작용하는 거는 정치는 궁극적으로 최종 맨 마지막에는 이성이 작동할지 모르지만 표피적으로는 감정이 작동하는 거거든요.
[유시민] 저도 그거 많이 당했어요.
[최원정] 당하셨다고요?
[유시민] 네가지 없다 프레임. 그거 진짜 무섭더라고요. 한번 씌워지니까.
[허진모] 말 자체를 막아버리는.
[최원정] 누군가에게는 전략이지만.
[유시민] 그 프레임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맞잖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최원정] 그렇네요. 전략이 될 수도 있고 프레임이 술수가 돼서 누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허진모] 주로 왕정시대에는 정적을 없애는 것은 최고였죠.
[최원정] 허진모 작가님, 예부터 정치와 경제는 어떤 관계였나요?
[허진모] 사실 한자 상으로는 둘이 거의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과 제 모두 주나라 때 볼 수 있는데요. 경(經) 같은 경우는 베를 짜는 모습에 실이 붙어있는 거죠. 그러니까 천을 짜는 것입니다. 가지런한 질서를 만드는 거. 보니까 법, 도리, 다스리다. 이런 의미가 되고 제(濟) 같은 경우는 가지런할 제 자에 물 수(水)가 붙어요. 가지런히 물을 건너는 질서 있게 건너는 모습입니다. 정치하고 똑같죠. 정은 다스리다. 치는 백성을 위해서 물을 관리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 경제라는 글자에는 사실은 시장이나 수치라는 의미 같은 게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19세기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이코노미(economy)에 대한 번역으로서 이거 일본 사람들이 한 건데 경제라는 말이 채택되면서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면 이코노미는 뭐냐? 이거는 또 그리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별걸 다 했어요, 사실은. 그래서 오이코노미아(œconómĭa), 오이코스(Oikos)가 집이고 노미아(Nomia)가 관리라는 뜻이랍니다. 그러니까 집 관리, 아마 살림살이 정도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집안을 어떻게 잘 살림하는 것을 의미를 하는데 이것이 나중에 폴리티컬(Political:정치적인), 이렇게 붙어서 국가적인 의미로 확장되었다가 앞에 그것이 떨어지고 이코노미가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니까 아마 동서양의 경제와 이코노미의 차이는 시작은 달랐죠, 정치도 마찬가지지만.
[최원정] 그러니까 경제가 실패해서 국가가 망한 경우도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죠?
[허진모] 경제가 국정에 관련에 안 된 거 찾기가 사실을 더 어렵지 않나요?
[최원정] 그렇죠. 그래도 우리가 알 만한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허진모] 14세기죠. 원나라 말기에 시장 경제가 한번 박살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사실은 재정의 궁핍부터 시작되는 것이 역사적인 사례였는데 원나라 재정이 망하면서 이것을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뭐를 했느냐. 돈을 발행을 했습니다.
[허진모]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교초(원나라 화폐)를 막 발행을 했던 거죠. 인플레이션(Inflation: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이 왔고 시장이, 시장경제가 망가졌고 그러니까 민생이 파탄이 됐는데 아마 그때의 풍경이 어떤 풍경이었냐 하면 1차대전 끝나고 난 다음에 독일이 맞았던 인플레이션 있죠? (※참고- 하이퍼 인플레이션 Hyper Inflation: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급격한 물가안정. 1차세계대전 직후 독일에서 발생) 1달러에 3조, 4조 마르크 해서 빵 하나 사려면 수레에 싣고 가던 그런 모습을 그때 아마 연출을 했던 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시민] 요새 베네수엘라도 비슷하지 않나요?
[허진모] 그렇죠. 베네수엘라도 그런 거고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19세기에 경복궁 중건할 때.
[유시민] 당백전(當百錢: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등을 위해 도입한 화폐).
[허진모] 그렇죠. 당백전 발행해서 박살이 났죠. 그때 그 제안했던 사람이 김병학이라는 사람인데 이렇게 돈을 풀면 된다고 했어요. 경제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던 거죠.
[주진형]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 겪었던 79년에 박정희 대통령 암살도 79년에 오일쇼크(Oil shock: 원유 값이 급등하여 전 세계 각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 석유파동) 플러스 부가가치세 도입에 따라서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반발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에 다니던 저희는 실제적으로 노동자들이 부마 사태(1979년 10월 16일부터 5일간 부산·마산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반발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이게 학생들이 한 거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 거거든요. 전혀 예상 못 했던 이유도 사실은 경제에 의해서 정치가 영향을 받은 거죠.
[유시민] 단순히 독재 타도가 아니라 그 민생, 서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그런 불만, 이런 것들이 같이 엮이면서 부마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거고 사실 불안기에 혁명이 일어난 사례는 유럽에 되게 많죠, 19세기에도. 그러니까 프랑스 혁명이, 1789년 프랑스 혁명에 나폴레옹이 집권하면서 군사력으로 전 유럽을 정복했다가 1815년에 끝나죠, 전쟁이. 그러고 나서 완전 보수 반동 체제로 군주제로 돌아갔다가 전 유럽이, 이렇게 흔들리기 시작한 게 1830년도거든요.(※ 참고- 7월 혁명: 1830년 7월 프랑스에서 샤를 10세의 군주제 복귀에 반대한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민 혁명) 그때 전 유럽이 거의 군주정 타도를 외치는 사회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연합 혁명으로 그냥 몸살을 앓아요. 그러고 나서 겨우 진압했더니 1838년에 또 일어나잖아요. (※ 참고- 2월 혁명: 1848년 2월 프랑스에서 7월 혁명으로 왕위에 오른 필립프 왕정을 무너뜨린 시민 혁명) 그때가 다 불안기예요. 전부 다.
[허진모] 사실 대공황이 그때 계속 있었습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상당히 심각한 경제 공황이 일어났던 게 그게 터졌거든요. 프랑스 혁명도 마찬가지로 그때가 굶어죽는 사람들이 파리 시내에 널려있을 정도로 경제가 어려웠거든요.
[최원정] 정치와 경제의 관계. 밀접한 연관성을 짚어봤고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큰 화두인 경제 불평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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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경제불평등 영상
-미국인의 61%, 경제 불평등 상당(2020.01.09. Megan Leonhardt)
-노란조끼시위: 프랑스 정권의 불평등과 무능함에 저항(2018.12.04. Richard Greeman)
-독일, 소득 불평등 역대 최고치 기록(2020.1.9. Megan Leonhardt)
-우리는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불평등사회에서 살고 있다(척 콜린스. 『미국의 불평등은 돌이킬 수 없는가』 중
-핵심화두는 경제적 불평등 (2020 전미경제학회)
-옐런 전 美연준 의장, 부의 불평등으로 침체 빠질 수도(2019.11.22. 뉴스1)
-앵거스 디턴 교수, 지역·세대로 번지는 불평등···방치 땐 자본주의 존립 위협(2020.01.05. 매일경제)
-전 세계인의 화두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한국. 한국 소득 불평등 순위 OECD 35개국 중 7위 (2017년 기준)
[남성] 자신이 받는 보상에 비해서 월등히 많이 일한다라고 하는 것.
[앵커] 소득의 계층별 양극화는 악화일로입니다.
-불평등 심화가 재분배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부의 불평등에 대해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21세기 자본』의 저자)
[시민] 있는 사람은 있고 없는 사람은 너무 없고.
-어느 선까지 불평등을 수용할지 결정하는 건 결국 정치의 몫(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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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조금 씁쓸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우리가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불평등한 국가가 된 건가요?
[박형준] IMF 위기가 갖고 온 요인이 굉장히 큽니다. 그때 사실은 흑자 도상 기업이 한 7000개 생기면서 230만의 안 생겨도 됐을 실업자가 생겼어요. 실제로 김대중 정부가 IMF 위기를 잘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IMF 권고를 따라서 잘못했던 건 바로 그 지점이거든요. 그런데 그 효과가, 그 후과(後果)라고 그러죠. 굉장히 커요. 지금까지도 연계돼 있어요.
[유시민] 외환위기 이전에 전체 국민 소득 중 노동 소득 분배율이요. 그러니까 급여의 형태로 받아가는 소득이 전체 GDP의 70% 가까이 됐어요. 그게 15년이 지나면서 10%포인트가 떨어졌거든요. 그 10%포인트에 국민소득이 1700조면 170조 원이에요. 그게 아주 조금 정부 부문으로 왔고 나머지는 다 상장 대기업으로 갔어요. 솔직히 그 조건에서는 힘든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분배가 악화될 수밖에 없고요. 그게 IMF 외환위기 이후에 민주 정부를 거치는 동안 굉장히 악화됐어요. 그거는 팩트거든요.
[박형준] 고도 성장기에 대한민국은 분배가 악화된 게 아니라 개선됐어요. 그러니까 성장과 분배의 관계에 있어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쓰면 분배가 무조건 나빠진다, 그 가설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거를 단순히 그냥 경제 불평등이라는 걸 시장과 성장 제일주의와 이런 탓으로 다 돌리는 것 저는 그거는 조금 동의하기 어렵거든요.
[유시민] 불평등이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했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1999년 김대중 정부가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를 도입해서 공적 부조를 보편적 제도로 만들었다거나 또는 노인 장기 요양 보험(2008년 저소득층 노인에게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이라든가 기초 연금 같은 걸 도입해서 노인 빈곤에 대처를 했다든가 이런 제도적인 개선을 했지만.
[주진형] 역부족이었죠.
[유시민] 그것만으로는 메꿔질 수 없는 시장에서 벌어진 불평등이 있었던 거예요. 불균형 또는 불평등. 그래서 맨날 성장은 신경 안 쓰고 분배만 신경 쓴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 기간에 분배지표가 악화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거기서 ‘성장을 해야 분배가 좋아지지‘라는 교훈을 끌어낼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정도 조처로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차의 확대를 메꿀 수 없다는 교훈을 발견할 수도 있죠.
[최원정] 오늘 데이터나 지수로 이렇게 불평들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실제로 경제 불평등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저희가 또 영상으로 준비해 봤거든요.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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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택배 기사, 대리 기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영상
1월 6일 새벽 3시 경기도 김포시. 밤잠 아끼며 바쁘게 움직이는 한 남자(택배 기사).
[조찬호] 시간으로 뭐 현황판이나 그런 것들을 계속 공유를 하거든요? 남은 가구 누구는 몇 가구 했고, 누구는 몇 가구 했고 그런 것들이 보이기 때문에.
택배 당 최대 가능 무게 25Kg.
[조찬호] 수도권 일부는 그런 식으로 지금 물량이 계속 늘어나가지고.
시간당 배송 가구 20곳.
[조찬호] 근무 시간은 오전 8시까지인데 끝내는 건 오전 7시까지 끝내야 해서 시간 압박 때문에 좀 많이 바쁩니다.
1분 1초 쉼 없이 달리지만 불안정한 고용 조건.
[조찬호] 정규직까지는 2년이 필요한데 2년까지 가는 친구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열 명이 시작하면 2년까지 버티는 친구는 한 2~3명밖에 없습니다.
1월 6일 밤 9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상백] 빨리 가야 해서. 너무 오래 기다리면 취소되거든요.
우산도 없이 빗속을 질주하는 한 남자(대리 기사).
[이상백] 욕먹겠다. (담을 넘으며)아 어쩔 수가 없다.
[이상백] 화물차 운전을 하니까, 화물차 운전을 하고 그걸로 이제 충당이 잘 안 돼서. 아이들 키우기가 좀 힘들어서 저녁 때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지만 손에 쥐는 돈은 시급 만 원 정도.
[이상백] 평균적으로 세 콜, 네 콜 순수입이 한 7만 원 8만 원선 맞추면 교통비 나가고 뭐 그러면 한 5만 원만 벌어도 합니다.
1월 7일 오후 5시 서울시 마포구. 이제는 흔한 고용 형태가 된 임시직 노동(편의점 아르바이트).
[류성민] 이제 두 달째이고요. 이 매장 외에도 따로 일하는 매장이 있습니다. 월, 화, 수에 하는 아르바이트 경우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하고 있고요. 목요일, 금요일마다 하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는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쉼 없이 일하며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류성민] 밤늦게 시작해서 아침까지 하다 보니까 바로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면 자야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는 힘들죠.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행사하기 힘든 현실.
[류성민] 좀 여유가 있었더라면 제가 살고 있는 구에 어떤 의원들이 있는지 좀 찾아봤을 텐데 그런 여유 자체도 없이 작년에 살아가지고.
[이상백] 정치적으로는 뭐 그렇게 활동하고 그럴 만큼 여유가 있진 않네요.
[조찬호] 대인 관계라든가 사회생활, 그런 것도 좀 많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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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유시민] 한 사람이 이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이자 시민으로서 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내가 경제 활동을 해서 또 올리고 또 가족들의 삶도 이어나가고 여가도 즐기고 이렇게 온전한 삶이 되는데 아까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상 혹은 5분위 배율로, 혹은 최저소득 분위의 소득 수준 이런 것들을 이렇게 보면 그냥 데이터인데요. 실제 삶에서는 저렇게 나타나는 거예요. 국가가 저 삶을 그대로 둔다는 것, 그것도 문제거든요. 그래서 저 영상은 비정규직 해소 등등의 이런 이야기가 왜 이렇게 중요한 의제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가를 확인해주는 거죠, 저게 사실은.
[박형준] 인간은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옴)을 가지고 있잖아요. 애덤스미스(1723~1790 스코틀랜드 철학자, ※참고- 도덕감정론 中: 사회 정의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때 한 단계 나아간다)가 그래서 국부론 쓰기 전에 도덕 감정론에서 얘기한 핵심적인 게 측은지 심이거든요. 그러니까 측은지심이라는 게 공동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가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실은 아주 그 자상한 보모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아무리 그렇게 한다 한들 불평등의 문제라든지 저런 어떤 삶에서 고투를 하고 있는 분들의 삶을 전부 국가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마치 국가가 다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부터 저는 위선이 시작된다고 봐요.
[주진형]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아요, 실제로? 누가 그렇게 말을 하죠?
[박형준] 문재인 정부가 국가가 국민들 삶을 책임진다고.
[허진모] 아까 택배하시는 분이었나, 2년인가 3년을 버티는 분이 거의 20%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하셨죠. 그러면 또 그분들도 또 다른 일을 찾아서 분명히 또 실업 생활을 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왠지 남일 같지 않아서 느낌에. 보면서 희망이 없어지는 것, 그런 느낌 같은 걸 받았어요. 이런 일을 해봤자 이거 되나. 정말 이거 해봤자 이거 변할까? 해봤자 마인드죠. 해봤자 안 될 거를, 그런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국가가 다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분명히 국가는 분명히 저기에 시도를 해야 하는 거죠. 저기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어떤 제자, 크세노폰(B.C.430-B.C.355)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폴리스가 잘 다스려지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노예가 되고 싶어 하는 민중은 없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잘 사는 게 남 일 같아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최원정] 지금 정권이 펼치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게 저런 분들의 소득을 올려서 소비를 촉진시켜 경제 성장을 이끈다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그게 잘되고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저분들의 지금 삶을 보고.
[유시민] 약간 정직하게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실.
[주진형] 지금까지는 그러면 어떻게 말씀하셨기에.
[박형준] 갑자기 졸릴라 그래.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그러니까 졸릴라 그래.
[유시민] 졸린 얘기 아니에요. 지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이 뭘까? 말은 내수가 부족하니까 소비를 하려면 숫자가 많은 중산층과 서민 가계에서 소비할 돈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최저임금도 올리고 여러 가지 고령 빈곤층에 대해서 현금 서비스도 하고. 문재인 케어 해서 의료비도 줄여주고 통신비도 내리고 이렇게 각종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면 그래서 국내의 소비 수요가 진작되어서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왜 이런 논리의 맥락을 만들어냈냐 하면 이런 정책들이 좌파, 빨갱이 퍼주기 이런 비난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이 성장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온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 논리를 만든 거예요. 그런데 왜 제가 정직하게 말한다고 했냐 하면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이 정책은 해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이거를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정권을 잡고 이거를 하고 싶은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한쪽에 있고 또 그런 주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떻게든 그분들을, 그런 시민들을 설득하고 조금이라도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그 논리를 정말 힘들게 찾아냈다는 생각이 저는 조금 들어요.
[박형준] 그거를 그렇게 힘들게 찾아내?
[유시민] 그거를 하고 싶은데 못 하게 하니까, 우리 박형준 교수님이 속한 당분들이나.
[박형준] 그게 또 정치적 공격으로 가는 거네.
[유시민]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솔직하게.
[최원정] 아주 정직하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기껏 남이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하면 좀 공감을 하는 자세로 들어야 그걸 자기 이야기를 살지. 기껏 정직하게 말했는데.
[박형준] 지금 공감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 핑계를 대니까.
[주진형] 유시민씨 얘기에 상당부분 공감을 하는 게요. 실은 복지인데 그 복지를 하면 거기서 성장도 나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성격의 논리를 만들어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이 바로 정공법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가 복지 체제가 취약하다는 건 인정하고 그거는 그거대로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성장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거기에 따른 처방으로 가지 않고 슬쩍 덮는 바람에 막상 성장을 위해서 우리가 구조 개혁을 하거나 경제 효율성을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겠냐는 거에 대한 중요한 것은 실종이 되는 거예요, 그 결과. 그러다 보니까 지금 말하자면 원래는 일타쌍피로 하려고 하다가 이제 그거 때문에 복지도 제대로 안 나오고 성장도 안 나오고 이거 둘 다 맞는 꼴이 돼버린 거예요, 이게. 저는 그렇게 봐요.
[유시민] 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박형준] 그러니까 지금 보수 정권이 복지를 반대하기 때문에 그 복지를 하고 싶은데 그 반대 때문에 이 복지를 성장으로 포장을 했다는 거 아니에요, 논리가. 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는 주 선생 생각에 동의하는데 복지는 복지대로 늘리는데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쪽으로 좀 더 잘 쓰고 돈을, 그리고 그 돈을 책임 있게 쓰고 그리고 성장에 관해서는 그 성장을 하게 해주는 정책을 쓰는 게 맞죠.
[유시민] 그런데 그 정도 말씀해주셔도 고맙긴 한데 사실 이거 솔직한 대화가 필요해요. 지금도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는 보수 언론의 보도나 또는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다른 국회의원들 말하는 거를 보세요. 지금 박 교수님처럼만 말해줘도 굳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건 안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박형준] 국정 지지율이 80%가 넘고 탄핵 때문에 거의 이쪽이 궤멸이 되어 있었는데 뭘 그렇게 포장을 그런 식으로 해서 엉뚱한 포장을.
[유시민] 그러지 마세요. 문재인 대통령 소년가장이었어요, 그동안에. 국회 의석도 과반수도 안 되고.
[최원정] 불평등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저소득층의 목소리를 잘 정치권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제 소득별 정치 참여 경험을 좀 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번 여론조사 한 결과인데요. 지난 6개월간 집회 참가자는 가구 소득 200만 원 미안이 9.5%에 그친 반면이 700만 원 이상이 17.7%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인터넷 댓글 작성 경험자도 가구 소득 200만 원 미만이 9%였으나 700만 원 이상이 25.5%로 소득에 따라서 정치 참여도가 굉장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먹고 살기 조금 편하신 분들, 조금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론 조사 결과입니다.
[허진모] 아테네에 직접 민주주의가 될 수 있었던 제일 큰 매우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노예가 노동을 많이 맡아줬기 때문이다. 관중(B.C. 723-B.C 645 추정)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의식이 넉넉해야 염치를 안다고. 창고가 넉넉해야 예절을 알고, 그러니까 뭔가 해결이 돼야지만 의식이 해결이 돼야지만 이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아테네에서도 최소 소득을 맞춰주기 위해서 되게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쫓겨난 솔론(B.C.640-B.C.560 추정) 같은 경우도 최빈층을위해서 상공업과 교역 같은 것을 굉장히 장려해주고 그랬습니다. 정치 참여를 못하면 사실은 정치권력에서 저절로 멀어지게 돼 있고 정치의 권력에서 멀어지면 경제적인 이권을 굉장히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요. 정치가 발전을 하려면 반드시 저기에 대해서 의식적인 보조 같은 게 조금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원정] 그렇군요.
[유시민] 저게 문제는 확실히 보이죠? 그러니까 어떤 거냐 하면 세상이 참 비정해요.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권리 위에서 잠자는자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런 거죠. 그런데 잠자는 게 아니고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결과적으로 권리 행사를 못 해요. 그러면 댓글도 덜 달고 집회도 덜 나가고 투표도 덜하면 이런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당연히 정치에 반영이 덜 되죠. 왜냐하면 선출 공직자가 들여놓은 사람들은 발언하고 행동하고 표를 주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존중을 하니까. 그러니까 저게 일종의 악순환 같은 거라고 저는 보는데요. 아까 택배 차 몰던 분이, 또는 대리기사 하는 분이 낮에는 화물차 몰고 밤에는 그거로 애들 키워서 안돼서 밤에는 또 대리기사 뛰어서 보충한다 이 말씀하시잖아요. 만약 주택 주거라든가 아이들 교육비라든가 의료비라든가 이런 데에 우리가 서유럽, 북유럽 국가처럼 국가가 중산층까지 좀 더 조세를 확대해서 재원을 확충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조금 손쉽게 장만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러면 그분이 밤에 야간에 대리 안 뛰고 낮에 화물차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부족해도 견뎌나갈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사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당들이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 또는 변화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좀 아이디어를 내고 공약을 내고 그렇게 하길 좀 사실 기대를 해 봐요.
[박형준] 정말 정의를 생각하고 평등을 생각하고 안타 깝게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면 진보 정부가 노동 개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복지가 부족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평등이 심한 게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전체 고용 비율의12%밖에 차지 안하잖아요. 그리고 공공부문이나 대기업하고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하고 격차가 매우 커서 생기는 문제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를 단순히 유연화만 하자, 이 주장만 하는 게 아니고 안정화를 하면서 유연화를 하면서 실제로 노동시장 자체를 보다 균질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리고 말씀하시는 북유럽이나 이런 나라들, 거기는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이 대학 나온 사람에 못지않은 소득을 얻으니까 가능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복지로만 되는 건 아니거든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러니까 그 복지만을, 복지 개혁만을 얘기할 게 아니라 노동 개혁을 정말 진보 정부가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불평등을 고민한다면.
[최원정] 그러면 불평등을 정치가 해소하지는 못하고 더 키운 감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끝으로 정치가 이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박형준] 제가 왕 같은 사회자 말씀에 토를 달아서 죄송합니다만. 토를 달아 죄송합니다만.
[유시민] 다세요. 다세요. 나도 달고 싶었어.
[박형준] 정치는 불평등을 확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불평등을 잘 관리하거나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는 들을 수 있어도 민주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또 한국 정치가 아무리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정치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불평등 문제를 정치적 기제를 통해서 어느 정 도는 해소해왔다고 봐야 하고요.
[유시민] 제가 조금 더 세게 할게요. 보충적으로. 1원 1표인 시장경제하고 1인 1표인 민주주의하고 이게 되게 안 맞는데요. 이 둘은 성격이 되게 다른 부부 같아요. 성격이 같아야 꼭 잘 살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성격이 아주 다른 커플이 오히려 잘 맞추기만 하면 훨씬 더 좋은 짝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고요. 민주주의의 원리로 필연적으로 격차를 만들어내는 시장의 결함을 수정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약하면 약할수록 격차는 벌어진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더 많은 시민들이 더 강력한 형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의 요구를 이야기를 하고 의사를 표출하고 투표에 참여하고 정당에 참여하고 이렇게 하고 밀고 나갈 때 필연적으로 격차가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이 시장의 결함, 이것이 조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허진모] 저는 동의합니다. 사실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민주주의하고 시장경제는 원래 한배를 탔던 동지였습니다. 그 둘이 있었기 때문에 봉건사회를 무너뜨렸죠, 계급 사회를. 그때 최선봉에 섰던 것이 시장경제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민주주의예요. 그리고 재물이 있거나 없거나 사실 2600년, 2700년 전부터 재물이 없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 그랬어요. 그래서 그것은 성장이 많이 되고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행복은 조금 더 고른 것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정치는 분명히 그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반드시 해야 한다.
[최원정]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박형준 교수님 그리고 우리 주진형 대표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는 일주일 뒤 1월 26일 밤 9시 40분에 여론조사를 토대로 또 토크쇼 이어가는 민심포차로 찾아뵙겠습니다. 과연 어느 당의 경제 정책에 우리 국민들은 관심을 갖고 찬성표를 던질지 다음 시간에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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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ep.3 : 정치, 경제, 그리고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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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1-19 22:03:00
- 수정2020-03-02 10:27:44
[최원정]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2020년 새해 새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해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청자 여러분도 저희 <정치합시다>, 좀 많은 애청 부탁드리겠습니다. 시작하기에 앞서 또 한 분을 소개해드려야 하는데요. 지난 시간에 함께해 주셨던 유시민 이사장님.
[유시민] 안녕하세요?
[최원정] 박형준 교수님.
[박형준] 안녕하세요?
[최원정] 그리고 허진모 작가.
[허진모] 안녕하십니까?
[최원정] 오늘 세 분과 함께 특별한 이야기 나눠주실 특별한 게스트 초대했습니다. 아마 다들 기억하실 거예요.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핵사이다 발언으로 주목을 받으셨던 분입니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주진형]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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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16.12.06.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주진형] 우리나라 재벌들이 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조직폭력배가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아서 일단 누구라도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하게 응징해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간다는 논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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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오늘 저희가 주제에 딱 어울리는 분을 모신 게 우리 주 대표님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셨고, 그렇죠. 그리고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 또 경영인이시죠. 약간 핵사이다 발언 이런 거로 유명하시기 때문에 저는 사실 오늘 긴장이 돼요. 조금 안 그러세요? 괜찮으세요?
[유시민] 좀 까칠하실 거예요. 각오하고 나왔습니다.
[최원정] 글쎄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이 좀 있는데 저도 오늘 잘 모실 테니 저에게는 너무 까칠하게 하지 많아 주세요.
[주진형] 불러놓고 올렸다 내렸다 왜 이렇게 품평이 많아.
[최원정] 오늘은 조금 특별히 우리가 먹고 사는 일, 경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눠보겠습니다. 경제와 정치가 어떤 관계고 또 우리 사회 화두인 불평등 문제, 어떻게 우리가 바라봐야 하고 또 해결점은 없는지 본격적인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최원정] 경제가 좋냐, 나쁘냐를 판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게 우리 국민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일 텐데요. 그래서 정부의 경제 성적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계실 겁니다. 우리 주 대표님, 제가 먼저 얼마 전에 SNS에 올리신 글 한 편을 소개를 해드릴게요. “문재인 정부는 가계 부채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일하는 척하기만 하면서 정치 공학적 주판알만 튕기고 있다. 정권 초기에 적극적 재정 확대와 조세 개혁, 복지 강화와 같은 정공법은 회피하고 소득 주도 성장론, 공공 부문 정규직 확대 등 곁가지에 빠져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별다른 성과가 나지 않자 이제는 현상 유지에 주력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감추기 위해서 혁신을 입에 달고 산다.” 이런 글입니다. 글도 굉장히 톡톡 튀네요, 그렇죠?
[유시민] 까칠하죠.
[주진형] 나는 굉장히 줄여서 말한 건데.
[박형준] SNS에 쓰신 글에 뭐 정답이 다 있네요.
[최원정] 그래요?
[유시민]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 내가.
[최원정] 오늘 아군을 만나신 그런 느낌.
[박형준] 글쎄요. 아군일지는 모르지만.
[최원정] 끝까지 가봐야죠. 그렇죠. 이렇게 또 칼도 숨겨 놓으셨을지 모르잖아요.
[최원정] 우리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서 조금 이렇게 성적표를 준다면 누구부터 좀 들어볼까요?
[박형준] 총량지표를 보면 저는 대한민국이 지난 2, 30년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995년에 일본의 국민 소득이 4만 3천불인데 2018년에 4만 1불이에요. 20년 동안 하나도 안 변했어요.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있는 나라가 여럿 있겠지만 이스라엘 같은 경우가 1995년에 만 7000불이었는데 지금 4만 4천불 돼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그 당시에 1만 3000불이었는데 지금 2018년 기준으로 볼 때 3만 불이 넘었잖아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선전한 거라고요. 전반적인 흐름으로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 그 변곡점에 왔다, 이런 느낌을 주는 거죠. 꺾이고 있는. 그것도 2019년에 와서 그 징후들이 굉장히 많이 드러나고 특히 명목 성장률이 OECD 36개국 가운데 우리가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것은 작년 2019년에 미국 경제도 좋았고 전반적으로 물론 미중 갈등 때문에 좀 영향을 받긴 했지만 우리와 관계되는 경제들이 별로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우리가 유독 나빴거든요. 이거는 우리가 원인을 밝혀서 이거를 제대로 치유하지 않으면 우리가 바로 그런 일본의 길로 가는 장기침체의, 그런 길로 가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는 반드시 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봐요.
[최원정] 그러니까 이제 이번 정권에 봐서 경제성장률이 변곡점을 찍었다는 얘기는 이번 정권에 대한 어떤 경제 정책 평가는 박하게 주시는 거예요, 그렇죠?
[박형준] 당연하죠.
[유시민] 저는 뭐, 우리 박형준 교수가 좋게 이야기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당연히 예측했던 대로 말씀을 하셨고.
[박형준] 그래도 상대적으로 좋게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유 작가가 한 번도 현 정부 경제 정책을 나쁘다고 이야기한 걸 들어본 적이 없는데
[유시민] 박 교수님이 제가 라디오 출연이나 TV 토론 나와서 제가 문재인 정부 3년차의 경제 정책의 결과나 이런 것에 대해서 비평한 글을 안 챙겨 보셔서 그래요.
[박형준] 그래요?
[주진형] 글쎄요, 제가 볼 때는 최근 들어와서는 조금 아쉽다거나 안타까운 그런 걸 많이 표현을 하는 것 같던데.
[유시민]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원래 그랬어요?
[주진형] 그러셨어요.
[최원정] 그래도 저는 이사장님이 대략 몇 점이다, 수치를 표현해주시면 어떨까 싶은데. 대략.
[주진형] 지금 수치를 아무도 말 안 하고 있어요, 지금.
[최원정] 지금 이사장님이 마음속에 있는 점수가 있을 텐데.
[유시민] 제가 말하는 거는 별로 현명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무슨 말을 해본들 쟤는 문재인 정부 지지하잖아, 저렇게 정실(情實)로 학점 평가를 아는 사람이라고 후하게 했을 거야.
[주진형] 그런데 여기 왜 나왔어. 나온 김에 말해야지.
[유시민] 남들이 너무 박하게 하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려고 나왔지.
[박형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를 보면 정말 많은 사람이 자화자찬이라고 그러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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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국민들께서 포용,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하여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규 벤처 투자가 4조 원을 돌파했고 다섯 개의 유니콘 기업이 새로 탄생했습니다. 반도체도 가격이 급락한 가운데서도 수출 물량이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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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사실은 자화자찬이 많으면 이 연설이 감동이 없어요. 공감이 별로 안 갑니다. 저도 옛날에 그 경험 많이 해봤어요. 실제로 자화자찬 가운데도 경제에 대한 자화자찬이 많은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옹색하더라고요. 그 내용이.
[유시민] 대통령 신년사에 대해서 우리 박 교수님이 너무 야박하게 말씀하셨어. 그러니까 우선 용어 선택 자체가 옹졸, 옹색, 자화자찬 이런 언어들이 그러면 설득력이 약해져요. 아주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의도로 세게 가야지 더. 효과가 있죠. 그냥 그렇게 말씀하시면 솔직히 저 사람 원래 싫어하나봐, 문 대통령. 그러니까 용어에서 그렇게 가 버리면 논증이 안 돼요. 박 교수님도 정치할 때 자화자찬 많이 하셨잖아요.
[박형준]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우리 청와대에 있을 때 대통령 모시면서 연설 써 보면 자화자찬을 하게 돼 있어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런데 그게 자화자찬을 하면 제가 아까 고백했잖아요. 감동이 별로 없다니까요.
[유시민] 그러니까.
[박형준] 감동이 없고 사람들이, 듣는 사람들이 또 뭐 되지도 않는 거를 가지고 자랑한다고 국민들이.
[주진형] 편집, 편집.
[박형준] 예를 들어서 청년 고용률이 지금 최고 좋다. 그런데 실제로 지금 청년 체감 실업률은 23%로 역대 최대거든요. 1분위 소득이 높아졌다, 그거를 굉장히 강조하셨는데 실제로 높아진 건 사실인데 그 높아진 것의 상당부분은 정부 이전 소득(직접 생산에 참여하지 않고 개인이 정부로부터 받은 수입)이에요. 정부가 그냥 돈 줘서 늘어난 거지. 근로소득은 1분위층의 근로소득은 7분기째 지금 줄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표를 뭘 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건데 사실은 양극화가 이게 줄어들었다,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굉장히 제가 보기에는 낯부끄러운 얘기입니다.
[유시민] 신년사를 들으면서 대통령 신년사를 텍스트를 뽑아놓고 꼼꼼히 읽어봤어요. 문 대통령의 생각은 이런 거죠. 맨 먼저 포용이에요, 포용. 그게 복지, 최저임금 인상 그다음에 청년 고용 장려금 포함해서, 하여튼 어려운 처지에 있는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일상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고 그다음에 취업의 기회나 경제 활동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더 가질 수 있는 정책을 하자. 처음 시작할 때 성과가 없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랬잖아요. 대통령이. 그거는 인정을 해주셔야죠. 뻔뻔하게 자화자찬하지는 않았어요.
[최원정] 느끼셨어요?
[유시민] 그다음에 혁신인데 이제 하도, 정부도 다 알죠. 대통령도. 정부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분야가 꽤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은 민간 기업이죠. 어떻게든 민간 기업 분야에서 뭔가 경쟁력 있는 기업이 출현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왔습니다라는 것을 혁신이라는 키워드 아래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몇 개 생긴, 자화자찬이라고 말씀하신 거요. 벤처 투자가 얼마가 됐고 창업 기업이 얼마가 됐고 이런 데이터를 말씀을 하셨어요. 세 번째는 공정인데요, 공정. 공정이라는 키워드 아래 소위 갑을 관계라든가 또는 착취적인 영업 관행, 불공정 거래 질서 이런 것들을 바로잡은 것들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 바로잡았다고 말 안 할게요. 바로잡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을 쭉 망라했어요.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전체 거시 지표에서 성장도도 낮고 하지만. 몇 가지, 분배 지표라든가 고용 지표라든가 고용률 같은 지표라든가 이런 것을 이야기를 하신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성과가 없는 부분을 앞에 내놓고 말하는 거는 정치 비즈니스에서는 또 그게 도덕적으로는 훌륭할지 몰라도 또 현실 정치에서 내가 잘 못한 거를 앞에 내놓고 우선 하는 것은 힘든 일이에요. 지금 문재인 정부가 했던 여러 책들의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을 인정을 했고요. 그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을 한 거예요.
[주진형] 저는 이제 이 정권이 들어섰을 때 제일 첫 번째로 놀랐던 거에 취임하시고 그다음 날 인천공항 가셔서 그 이야기를 하셨죠. 그래서 공사들의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화, 할 때 저는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됐어요. 예를 들면 10을 얘기했는데 6을 말하면 잘했다고 할 사람을 20을 하겠다고 했는데 6을 말하면 못했다는 말을 듣는 거거든요. 그런데 저렇게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서 하겠다는 준비가 분명히 안 돼 있을 텐데 덜컥 그렇게 말을 하는 거 보고 이거 너무 앞서 간다. 두 번째는 국정과제를 100대 과제를 선정을 했어요. 그런데 그거는 정말 하면 안 되는 짓인 게 5년 단임제 대통령이 갑자기 뭘 어떻게 한다고 100대 과제를 선정을 해서 그거를 자기가 5년 동안 하겠다, 그 이야기는 아무것도 못한다는 이야기랑 똑같은 거예요. 세 번째로는 그다음에 임금 올린 거, 최저임금 올린 거. 발표를 하고 나서도 정부는 자기가 했다는 건지 안 했다는 건지 이거를 왜 한다는 건지, 이거에 따른 경제적인 효과에 대한 분석을 하는 거 아무것도 없이 그냥 덜컥 수처럼, 깜짝 수처럼 했단 말이죠. 이런 거를 보면 이게 여전히 우리나라 민주당 정권이 보면 정권 초기에 학자들의 이상론 같은 소리로 벌컥 앞으로 나갔다가 조금 안 되면 이게 아닌가 봐 하면서 관료한테 유지해서 현상 유지하다가 끝내버리면, 이것을 또다시 하는 거 아닌가라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지금 봐서는 그대로 가는 것 같아요.
[유시민] 오늘 박 교수님 편하실 것 같아.
[박형준] 글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허진모] 저는 여기가 지식다방임을 이제 조금 느낍니다. 제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런 것을 들었는데 지금 정부 잘못하고 있네요.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최원정] 설득 당하신 거 아니에요?
[주진형] 귀가 왜 이렇게 얇아요?
[허진모] 열린 마음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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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2020.1.7. 문재인 대통령 신년사
[문재인] 부동산 시장의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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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우리가 범죄와의 전쟁 선포하듯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어요,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주진형] 대개 어떤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그건 알아두시는 게 제가 보기에는 국민한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정권이 뭐와의 전쟁을 말하잖아요. 잘 안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유시민] 잘되고 있으면 전쟁을 할 리가 없죠.
[주진형] 부동산 정책은 처음부터가 기대를 하기 어려웠던 것이 뭐냐 하면 대선 때 뭐라고 했냐 하면 우리나라가 OECD 평균이 부동산 보유세가 GDP(※참고 - 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한 나라의 영역 내에서 가계, 기업,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일정기간 동안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하여 합산한 것)의 1%인데 우리는 0.8%이기 때문에 그거를 1%까지 올리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얼핏 들으면 0.8%인 보유세를 1%까지 올리겠다고 말하면 올리는 것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뭐가 빠졌냐 하면 우리나라는 부동산이 GDP에 대비해서 굉장히 비싼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가 1%나 0.8%밖에 GDP가 안 된다는 뜻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가격 대비, 가치 대비 보유세가 엄청나게 낮은 거죠. 거의 한 4분의 1 정도 됩니다. 그 이야기는 싹 빼고 GDP 대비 퍼센트만 말해서 하겠다는 뜻은 아, 이번 정권은 보유세 안 올리겠구나. 그 얘기를 하는 거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은 하면 욕 먹을 것 같으니까 그 말도 안 하고 빙빙 돌려서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게 하고 넘어간 거예요.
[주진형] 얼마나 동의하십니까?
[박형준] 많이 동의합니다.
[최원정]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으시네요.
[유시민] 얼마나 좋으면. 외로우셨나봐, 요즘.
[박형준] 여기가 조금 춥네.
[주진형] 지금 유시민 이사장은 자기가 워낙 편파적인 사람이니까 적극적으로 참여를 못할 뿐 속으로는 끄덕거리고 있을 거예요.
[유시민] 아니, 겉으로도 끄떡 끄떡 했어요.
[주진형] 그거는 예의상.
[유시민] 저렇게 까칠하시다니까. 제가 안 그렇다는 걸 보여드릴게요.
[주진형] 농담이야.
[유시민] 저는 주진형 선생님 말씀에 대체로 동의해요. 그러니까 부동산 관련해서는 약간 두더지 잡기 게임 같은 느낌. 그러니까 강남이고 어디고 마용성이고 좀 두드리고 쏙 들어가서 잠시 있다 보면 지방의 대전으로 어디로 부산으로 튀어나오고. 이런 식의 임기응변적인 대증요법들을 많이 써 왔고요, 지금까지. 그리고 그게 원래는 부동산 정책의 정책 수단이 아닌 거. DTI(Debt To Income: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서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비율)같은 거요. 그러니까 대출 규제 같은 거, 이런 것들은 원래 신용 건전성을 북돋우기 위해서 하는 제도인데 보유세는 중장기적인 것이라서 지금 당장 사실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당장 효과가 나는 건 은행에 주택 담보 대출 규제를 확 세게, 그것도 얼마나 충분히 센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지만.
[주진형] 지금 하는 척하고 있어요.
[박형준] 이번에 12.16(12.16 부동산대책)인가요? 이번 부동산 대책 보면서 깜짝 놀란 건 정말 무작스럽다. 15억 이상 집 사는 사람은 대출을 금지시켜요. 이거는 이 정부가 자유의 가치라는 거를 정말 이해를 못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인간이 가장 기본적인 게 뭐예요? 자기 욕망이. 자기에게 귀속되는 재산을 넓히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대한민국에서 그 재산이 가장 중요한 형태는 오랫동안 부동산이 었습니다. 그 부동산을 가지고 몇 채씩 가지면서 투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규제는 해야 하지만 개별, 그 젊은이들이 조금 좋은 데서 좋은 집 갖고 싶어 하는 그 욕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투기자로 간주를 해서 대출을 완전히 무작스럽게 규제한다. 저는 이거는 아주 부자연스러운, 그리고 그 규제도 굉장히 무작스러운 규제라고 생각을 해요.
[주진형] 극약 처방이 나왔다는 뜻은 그 사람들이 자기의 의미를 몰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자기들이 실패를 한 걸 아는 거예요. 그런데 뾰족하게 지금 자기들이 해야 할 중요한 정책은 할 생각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뭔가는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무리한 짓을 하는 겁니다.
[최원정] 실패의 표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작 대통령께서는 많은 대책들 이후에 부동산 시장이 조금 안정돼 가고 있다고 표현하셨거든요. 그런 얘기는 왜 하시는 거죠, 그러면?
[유시민] 저는 무지막지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 15억 이상짜리 집을 대출 받아서 살 젊은이가 누가 있어요, 솔직히.
[주진형] 왜 젊은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시민] 그거는, 아까 젊은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개 그거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고 그리고 일부 실소유자 중에.
[박형준] 나는 그 대목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무슨 죄인이에요?
[유시민] 죄인이라는 뜻이 아니에요.
[박형준] 그런데 왜 돈 있는 사람은 자기가 대출을 받아서.
[주진형] 편집, 편집.
[유시민] 그러면 그게 재산권이라는 것이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인데, 그렇죠? 헌법상의 권리잖아요. 그러나 또한 재 산권의 행사가 제약받을 수 있는 상황도 헌법에 다 예상에서 해놨고.
[박형준] 과도한 제약은 위헌이다.
[유시민] 그렇죠. 그러니까 이게 과도하냐, 안 하냐에 대해서는 다툼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사실, 내가 왕이어서. 물론 왕이 있을 수 없지만 그냥 상상으로 내가 왕이어서 내가 법을 만들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면 나는 세대 당 집을 2채까지 못 가지게 법을 만들어버릴 거예요. 아예. 뭐 주택을 투기 대상으로 하면 안 된다는 도덕적인 훈계하지 말고 그냥 집 한 채 있고 필요할 때 넓혀나가야 하니까 2채까지는 허용해주는데 그 이상은 가지지 마라, 이런 법을 내가 왕이면 할 거예요. 뭐 때문에 이렇게 속을 썩어요? 그냥 그렇게 막아버리지. 이 정도 되면 이제, 지금 하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최원정] 제가 한 가지 소개해드릴 여론조사가 있는 2명 중 1명은 다가오는 총선에 있어서 경제와 일자리를 가장 중요한 투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소위 경제 투표를 하겠다는 얘기예요. 두 명 중 한 명, 50%거든요. 이 얘기는 그만큼 지금 국민들의 과반 이상이 경제 정책에 또 경제 성과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인데 이게 야당과 여당에 어떻게 작용을 할까요?
[박형준] 그러니까 그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 그 밑바닥에는 사실은 정권 심판론이 깔려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이슈가 중요하다고 답변이 많다고 하는 것은 현 정권에 대해서 반대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이야기하니까 그거는 정부 여당의 입장에서는 긴장해서 볼 필요가 있는 것이고 다만 야당 심판론하고 여당 정권 심판론은 이건 동일한 저울대 위에 올릴 수 없는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러니까 이게 정권 심판을 하고 싶어도 지금 야당이 마음에 안 들어서, 또 어떤 의미에서는 왜, 그렇잖아요. 이게 잘해서 제대로 비판해줬으면 좋겠는데 제대로 못 하니까 더 미워.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이야기가 그 이야기인데 더 미울 수 있거든요.
[주진형]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시민] 모든 여론 조사에서 경제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경제 정책의 성과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아요. 그리고 총선에서는 경제 이슈가 중요하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1등이에요.
[주진형] 그런데 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콘크리트 같고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야당에 대한 지지율보다 높아, 이건 뭐죠, 이게?
[유시민] 보수 야당 쪽에서는 지금 경제가 망했다는 프레임을 계속 퍼뜨리고 있죠. 지금 일반적인 당의 입장뿐만 아니라 보수 유튜버들쪽에서는 정말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 된다부터 시작해서 온갖 얘기가 다 있어요. 그런데 왜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의 정당 지지율이 여당이 더 높으며, 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가오는 총선에서 어느 당 후보를 찍냐, 물으면 여당 후보 찍겠다는 비율이 높으며 다음 선거의 의미가 뭐냐고 물으면 왜 보수 야당 심판론이 더 우세하게 나올까 이게 되게 흥미로운 현상인데 제 해석은 그래요. 우리 주진형 선생님 말씀처럼 뭐를 조금 제대로 하지 말이야. 화끈하게. 이런 쪽에서는 평가를 박하게 하면서도 보수 야당 쪽으로는 절대 안 가요. 거기다가 그러면 보수 야당 쪽에서는 어떤 경제 정책을 지금 주장하고 있지? 이렇게 봤더니 민부론(民富論: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묶어 발표한 경제 정책)이라고 내놨는데. 다 옛날에 자기들이 직권하고 있을 때 하던 거랑 똑같은 거를 지금 또 내놨다는 말이에요. 규제 완화, 기업 프렌들리(friendly), 무슨 법인세 인하 이거 다 이 레퍼토리(repertory)가 9년 동안 해봤는데. 그러니까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보수 야당이 제시하는 대안이.
[주진형] 설득력이 없어.
[유시민] 지금 정부가 하는 것도 왠지 마음에 안 들고 성과도 없는 것 같은데 저거는 더 아닌 것 같아. 이러면 또 그쪽으로 안 가는 거예요. 옛날에 내놓던 메뉴 말고, 그 식당 망했잖아. 그런데 지금 간판만 갈아놓고 주방장만 교체해놓고 메뉴는 왜 옛날하고 똑같아. 이걸 묻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 그래프는 지금 현 집권 세력에 대한 강력한 경고인 동시에 저 그래프와 현재 야당의 지지율, 선거 여론 조사의 결과를 종합해놓고 보면 저기에는 또 보수 야당에 대한 무서운 경고가 함께 내포돼 있다.
[주진형] 말하자면 잘하려고 노력은 하는데 성과는 없는 것에 대한 인정을 같이 하는 거죠.
[박형준] 선거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또 민심이라는 게 그렇습니다마는 감정이거든요, 감정 그러니까 어느 날은 파스타가 먹고 싶고 어느 날은 라면이 먹고 싶고 이런 거예요. 그러니까 특히 선거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선거 막바지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기우느냐, 그때의 이슈가 뭐가 되느냐가 대단히 중요한데. 그래서 어떤 야당이든지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일 때 김영삼 정부를 뭐라고 표현했냐 하면 총체적 실패다, 이렇게 애기했어요. 그 다음에 썼고요. 노무현 정부 때 종합부동산세 만들고 그러니까 그 당시에 한나라당이 세금 폭탄이다 그 프레임을 걸었거든요. 그다음에 이명박 정권이 그렇게 한다니까 토목, 어쩌고 저쩌고 해서 프레임을 걸잖아요. 그런데 그 프레임이 건다는 거 자체가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이는 수단을 쓰는 거거든요. 서민 경제 폭망론, 야당으로서는 걸 수 있죠. 유권자들 갖고 이 정당의 정책이 민부론이고 이 정당의 정책이 소득주도성장이고 아무리 설명해봤자 소용없는 거예요. 체감으로 지금 와 닿는 게 내가 지금 당장 문 닫게 생겼고 내가 당장 일자리를 못 구하고 그러는 데는 폭망론 그러면 딱 와닿는 거지.
[최원정] 감정을 건드리는 거죠.
[유시민] 그런데 그게요. 또 그런 주장이 또 다른 방향에서 감정을 건드리게 돼요.
[박형준] 그렇지.
[유시민] 노무현 대통령이 하듯이 경포대 이런 건 씌우기 어려워요. 그래서 야당이 지금 이거를 공략하려면 경제 폭망론, 베네수엘라화 이런 주장보다는 조금 더 세련되고 정서적으로 와닿을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해요. 제가 지금 보수야당이 펼치고 있는 경제 폭망론 마케팅을 보고 있으면 일부, 이미 태도를 결정하고 자유한국당을 지지하기로 마음먹은 분들한테는 속시원해, 그렇게 사이다가 들릴지 모르지만 중간에 있는 많은 분들한테는 저거 지나치다는 느낌을 주거든요. 그래서 저거 마케팅 수단으로서는, 카피(Copy)로서 별로 성공하기 어려운 카피예요.
[최원정] 그런데 우리 역사 속에서도 프레임 있잖아요. 프레임이 많이 작용했잖아요. 그렇죠. 반역이네, 역모네 그러면 바로 1000명씩 죽일 수 있고.
[허진모] 사실 프레임은 동서고금이나 일상생활에서 내내 쓰이는 게 사실은 프레임이죠. 아마 인간의 본능이 아닌가 싶어요. 생각의 틀? 아니면 어떤 의도라도 가질 수 있는 큰 명분이라고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대신 그 안에 어떤 자기의 생각이나 의도 같은 게 숨기기 딱 좋죠. 가장 비슷한 예를 찾는다면 16세기에 조광조 없앨 때, 훈구파(勳舊派: 조선 전기 세조의 집권과 즉위 과정에서 찬위를 도와 공신이 되면서 정치적 실권을 장악한 이후 형성된 집권 정치세력)에서 조광조 없앨 때 썼던 반역 프레임이죠. (※참고- 주초위왕走肖爲王: ‘조씨가 왕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다’라는 뜻으로 훈구파가 조광조 등 신진 사림파를 반역 혐의로 숙청하는 계기가 됨) 쟤가 나의 이권을 없애려고 한다가 아니라 쟤 왕 되려고 한다. 그 큰 명분에 대해서 태클을 걸 사람이 없잖아요.
[유시민] 남이 장군(1441~1468 조선시대 무신. 한명회 등의 공격을 받고 반역죄로 처형됨)도 그 프레임에.
[허진모] 그렇죠, 17세기에 서인이 광해군 몰아낼 때 그때 프레임은 재조지은(再造之恩: 죄를 지어 형벌에 처해질 사람의 죄를 사면하여 구원한 은혜)이라고 명나라에 줘버리고 어떻게? 청나라의 오랑캐에 붙냐, 그렇게 했죠. 나의 이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래서 이 프레임은 정말 지금도 사실은 엄청나게 쓰이죠. 실제로 일반인들도 자기도 모르게 프레임전을 쓴다고 생각해요. 일상생활에서, 예를 들어서 아버지한테 결혼 반대하는 여자를 데리고 가서 설명을 막 했어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실컷 들으시다가 부자의 연을 끊으려고 하느냐? 효도 들고 나오면.
[최원정] 혹시 본인의 경험담은 아니죠?
[허진모] 제 경험담입니다.
[최원정] 프레임에 지긋지긋해하시네요.
[주진형] 동공지진이.
[박형준] 다 들켰어.
[허진모] 거기에 할아버지는 내 눈에 흙이 들어가. 그렇죠. 안구 프레임 갖고 나오면 거역할 수가 없어요. 할아버지 안구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사실은. 그러니까 이것이 선거에는 정말 너무나 쉬운, 정말 자기 의도를 숨기고 큰 명분을 쟁취할 수 있는 겁니다.
[박형준] 프레임(Frame: 미국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말한 ‘세상을 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라는 말이 인지 과정에서 나오는 거잖아요. 뇌 과학의 연결인데 우리는 누구나 프레임이 없이는 사물을 인식할 수가 없어요. 감각이 있고 그 감각을 우리가 운동화 해서 기억에 저장하잖아요. 이 기억 가운데 우리가 필요한 부분을 꺼내 쓰는 거예요. 그런데 그 꺼내 쓰도록 만드는 게 프레임이거든. 그러니까 모든 우리가 그 감각으로 체험하고 운동화 해서 저장해놓은 것을 다 균형 있게 이렇게 쓸 수가 없다고. 그래서 프레임을 통해서 우리가 다 인식을 하는 건데. 그래서 특히 정치가 프레임이 많이 작용하는 거는 정치는 궁극적으로 최종 맨 마지막에는 이성이 작동할지 모르지만 표피적으로는 감정이 작동하는 거거든요.
[유시민] 저도 그거 많이 당했어요.
[최원정] 당하셨다고요?
[유시민] 네가지 없다 프레임. 그거 진짜 무섭더라고요. 한번 씌워지니까.
[허진모] 말 자체를 막아버리는.
[최원정] 누군가에게는 전략이지만.
[유시민] 그 프레임이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맞잖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최원정] 그렇네요. 전략이 될 수도 있고 프레임이 술수가 돼서 누구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허진모] 주로 왕정시대에는 정적을 없애는 것은 최고였죠.
[최원정] 허진모 작가님, 예부터 정치와 경제는 어떤 관계였나요?
[허진모] 사실 한자 상으로는 둘이 거의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과 제 모두 주나라 때 볼 수 있는데요. 경(經) 같은 경우는 베를 짜는 모습에 실이 붙어있는 거죠. 그러니까 천을 짜는 것입니다. 가지런한 질서를 만드는 거. 보니까 법, 도리, 다스리다. 이런 의미가 되고 제(濟) 같은 경우는 가지런할 제 자에 물 수(水)가 붙어요. 가지런히 물을 건너는 질서 있게 건너는 모습입니다. 정치하고 똑같죠. 정은 다스리다. 치는 백성을 위해서 물을 관리하는 것. 그런데 문제는 이 경제라는 글자에는 사실은 시장이나 수치라는 의미 같은 게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19세기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이코노미(economy)에 대한 번역으로서 이거 일본 사람들이 한 건데 경제라는 말이 채택되면서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면 이코노미는 뭐냐? 이거는 또 그리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 사람들은 별걸 다 했어요, 사실은. 그래서 오이코노미아(œconómĭa), 오이코스(Oikos)가 집이고 노미아(Nomia)가 관리라는 뜻이랍니다. 그러니까 집 관리, 아마 살림살이 정도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집안을 어떻게 잘 살림하는 것을 의미를 하는데 이것이 나중에 폴리티컬(Political:정치적인), 이렇게 붙어서 국가적인 의미로 확장되었다가 앞에 그것이 떨어지고 이코노미가 지금의 의미가 된 거죠. 그러니까 아마 동서양의 경제와 이코노미의 차이는 시작은 달랐죠, 정치도 마찬가지지만.
[최원정] 그러니까 경제가 실패해서 국가가 망한 경우도 역사 속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죠?
[허진모] 경제가 국정에 관련에 안 된 거 찾기가 사실을 더 어렵지 않나요?
[최원정] 그렇죠. 그래도 우리가 알 만한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허진모] 14세기죠. 원나라 말기에 시장 경제가 한번 박살이 난 적이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사실은 재정의 궁핍부터 시작되는 것이 역사적인 사례였는데 원나라 재정이 망하면서 이것을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뭐를 했느냐. 돈을 발행을 했습니다.
[허진모]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교초(원나라 화폐)를 막 발행을 했던 거죠. 인플레이션(Inflation: 화폐가치가 하락하여 물가가 전반적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현상)이 왔고 시장이, 시장경제가 망가졌고 그러니까 민생이 파탄이 됐는데 아마 그때의 풍경이 어떤 풍경이었냐 하면 1차대전 끝나고 난 다음에 독일이 맞았던 인플레이션 있죠? (※참고- 하이퍼 인플레이션 Hyper Inflation: 통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급격한 물가안정. 1차세계대전 직후 독일에서 발생) 1달러에 3조, 4조 마르크 해서 빵 하나 사려면 수레에 싣고 가던 그런 모습을 그때 아마 연출을 했던 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시민] 요새 베네수엘라도 비슷하지 않나요?
[허진모] 그렇죠. 베네수엘라도 그런 거고 우리나라에서도 있었습니다. 19세기에 경복궁 중건할 때.
[유시민] 당백전(當百錢: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등을 위해 도입한 화폐).
[허진모] 그렇죠. 당백전 발행해서 박살이 났죠. 그때 그 제안했던 사람이 김병학이라는 사람인데 이렇게 돈을 풀면 된다고 했어요. 경제적인 지식이 전혀 없었던 거죠.
[주진형]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 겪었던 79년에 박정희 대통령 암살도 79년에 오일쇼크(Oil shock: 원유 값이 급등하여 전 세계 각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 석유파동) 플러스 부가가치세 도입에 따라서 노동자들이 엄청나게 반발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학교에 다니던 저희는 실제적으로 노동자들이 부마 사태(1979년 10월 16일부터 5일간 부산·마산에서 박정희 유신체제에 반발해 일어난 민주화 운동)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일어났거든요. 그런데 처음에는 이게 학생들이 한 거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 거거든요. 전혀 예상 못 했던 이유도 사실은 경제에 의해서 정치가 영향을 받은 거죠.
[유시민] 단순히 독재 타도가 아니라 그 민생, 서민 생활의 어려움에 대한 그런 불만, 이런 것들이 같이 엮이면서 부마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던 거고 사실 불안기에 혁명이 일어난 사례는 유럽에 되게 많죠, 19세기에도. 그러니까 프랑스 혁명이, 1789년 프랑스 혁명에 나폴레옹이 집권하면서 군사력으로 전 유럽을 정복했다가 1815년에 끝나죠, 전쟁이. 그러고 나서 완전 보수 반동 체제로 군주제로 돌아갔다가 전 유럽이, 이렇게 흔들리기 시작한 게 1830년도거든요.(※ 참고- 7월 혁명: 1830년 7월 프랑스에서 샤를 10세의 군주제 복귀에 반대한 부르주아 계급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민 혁명) 그때 전 유럽이 거의 군주정 타도를 외치는 사회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의 연합 혁명으로 그냥 몸살을 앓아요. 그러고 나서 겨우 진압했더니 1838년에 또 일어나잖아요. (※ 참고- 2월 혁명: 1848년 2월 프랑스에서 7월 혁명으로 왕위에 오른 필립프 왕정을 무너뜨린 시민 혁명) 그때가 다 불안기예요. 전부 다.
[허진모] 사실 대공황이 그때 계속 있었습니다.
[유시민] 그러니까 상당히 심각한 경제 공황이 일어났던 게 그게 터졌거든요. 프랑스 혁명도 마찬가지로 그때가 굶어죽는 사람들이 파리 시내에 널려있을 정도로 경제가 어려웠거든요.
[최원정] 정치와 경제의 관계. 밀접한 연관성을 짚어봤고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지금 우리 사회의 큰 화두인 경제 불평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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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경제불평등 영상
-미국인의 61%, 경제 불평등 상당(2020.01.09. Megan Leonhardt)
-노란조끼시위: 프랑스 정권의 불평등과 무능함에 저항(2018.12.04. Richard Greeman)
-독일, 소득 불평등 역대 최고치 기록(2020.1.9. Megan Leonhardt)
-우리는 극단적이고 비극적인 불평등사회에서 살고 있다(척 콜린스. 『미국의 불평등은 돌이킬 수 없는가』 중
-핵심화두는 경제적 불평등 (2020 전미경제학회)
-옐런 전 美연준 의장, 부의 불평등으로 침체 빠질 수도(2019.11.22. 뉴스1)
-앵거스 디턴 교수, 지역·세대로 번지는 불평등···방치 땐 자본주의 존립 위협(2020.01.05. 매일경제)
-전 세계인의 화두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한국. 한국 소득 불평등 순위 OECD 35개국 중 7위 (2017년 기준)
[남성] 자신이 받는 보상에 비해서 월등히 많이 일한다라고 하는 것.
[앵커] 소득의 계층별 양극화는 악화일로입니다.
-불평등 심화가 재분배 요구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분명한 현실이다.(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부의 불평등에 대해 연구하는 프랑스 경제학자, 『21세기 자본』의 저자)
[시민] 있는 사람은 있고 없는 사람은 너무 없고.
-어느 선까지 불평등을 수용할지 결정하는 건 결국 정치의 몫(토마 피케티 Thomas Piket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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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조금 씁쓸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우리가 왜 이렇게 세계적으로 불평등한 국가가 된 건가요?
[박형준] IMF 위기가 갖고 온 요인이 굉장히 큽니다. 그때 사실은 흑자 도상 기업이 한 7000개 생기면서 230만의 안 생겨도 됐을 실업자가 생겼어요. 실제로 김대중 정부가 IMF 위기를 잘 관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IMF 권고를 따라서 잘못했던 건 바로 그 지점이거든요. 그런데 그 효과가, 그 후과(後果)라고 그러죠. 굉장히 커요. 지금까지도 연계돼 있어요.
[유시민] 외환위기 이전에 전체 국민 소득 중 노동 소득 분배율이요. 그러니까 급여의 형태로 받아가는 소득이 전체 GDP의 70% 가까이 됐어요. 그게 15년이 지나면서 10%포인트가 떨어졌거든요. 그 10%포인트에 국민소득이 1700조면 170조 원이에요. 그게 아주 조금 정부 부문으로 왔고 나머지는 다 상장 대기업으로 갔어요. 솔직히 그 조건에서는 힘든 사람들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분배가 악화될 수밖에 없고요. 그게 IMF 외환위기 이후에 민주 정부를 거치는 동안 굉장히 악화됐어요. 그거는 팩트거든요.
[박형준] 고도 성장기에 대한민국은 분배가 악화된 게 아니라 개선됐어요. 그러니까 성장과 분배의 관계에 있어서 성장 위주의 정책을 쓰면 분배가 무조건 나빠진다, 그 가설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거를 단순히 그냥 경제 불평등이라는 걸 시장과 성장 제일주의와 이런 탓으로 다 돌리는 것 저는 그거는 조금 동의하기 어렵거든요.
[유시민] 불평등이 있다는 건 분명해요. 그러니까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가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했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1999년 김대중 정부가 빈곤층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를 도입해서 공적 부조를 보편적 제도로 만들었다거나 또는 노인 장기 요양 보험(2008년 저소득층 노인에게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이라든가 기초 연금 같은 걸 도입해서 노인 빈곤에 대처를 했다든가 이런 제도적인 개선을 했지만.
[주진형] 역부족이었죠.
[유시민] 그것만으로는 메꿔질 수 없는 시장에서 벌어진 불평등이 있었던 거예요. 불균형 또는 불평등. 그래서 맨날 성장은 신경 안 쓰고 분배만 신경 쓴다는 비난을 받았지만 그 기간에 분배지표가 악화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거기서 ‘성장을 해야 분배가 좋아지지‘라는 교훈을 끌어낼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정도 조처로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격차의 확대를 메꿀 수 없다는 교훈을 발견할 수도 있죠.
[최원정] 오늘 데이터나 지수로 이렇게 불평들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셨는데 실제로 경제 불평등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저희가 또 영상으로 준비해 봤거든요. 함께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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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R) 택배 기사, 대리 기사,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영상
1월 6일 새벽 3시 경기도 김포시. 밤잠 아끼며 바쁘게 움직이는 한 남자(택배 기사).
[조찬호] 시간으로 뭐 현황판이나 그런 것들을 계속 공유를 하거든요? 남은 가구 누구는 몇 가구 했고, 누구는 몇 가구 했고 그런 것들이 보이기 때문에.
택배 당 최대 가능 무게 25Kg.
[조찬호] 수도권 일부는 그런 식으로 지금 물량이 계속 늘어나가지고.
시간당 배송 가구 20곳.
[조찬호] 근무 시간은 오전 8시까지인데 끝내는 건 오전 7시까지 끝내야 해서 시간 압박 때문에 좀 많이 바쁩니다.
1분 1초 쉼 없이 달리지만 불안정한 고용 조건.
[조찬호] 정규직까지는 2년이 필요한데 2년까지 가는 친구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돼요. 열 명이 시작하면 2년까지 버티는 친구는 한 2~3명밖에 없습니다.
1월 6일 밤 9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상백] 빨리 가야 해서. 너무 오래 기다리면 취소되거든요.
우산도 없이 빗속을 질주하는 한 남자(대리 기사).
[이상백] 욕먹겠다. (담을 넘으며)아 어쩔 수가 없다.
[이상백] 화물차 운전을 하니까, 화물차 운전을 하고 그걸로 이제 충당이 잘 안 돼서. 아이들 키우기가 좀 힘들어서 저녁 때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가지만 손에 쥐는 돈은 시급 만 원 정도.
[이상백] 평균적으로 세 콜, 네 콜 순수입이 한 7만 원 8만 원선 맞추면 교통비 나가고 뭐 그러면 한 5만 원만 벌어도 합니다.
1월 7일 오후 5시 서울시 마포구. 이제는 흔한 고용 형태가 된 임시직 노동(편의점 아르바이트).
[류성민] 이제 두 달째이고요. 이 매장 외에도 따로 일하는 매장이 있습니다. 월, 화, 수에 하는 아르바이트 경우는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하고 있고요. 목요일, 금요일마다 하는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는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쉼 없이 일하며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류성민] 밤늦게 시작해서 아침까지 하다 보니까 바로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면 자야 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는 힘들죠.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행사하기 힘든 현실.
[류성민] 좀 여유가 있었더라면 제가 살고 있는 구에 어떤 의원들이 있는지 좀 찾아봤을 텐데 그런 여유 자체도 없이 작년에 살아가지고.
[이상백] 정치적으로는 뭐 그렇게 활동하고 그럴 만큼 여유가 있진 않네요.
[조찬호] 대인 관계라든가 사회생활, 그런 것도 좀 많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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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정] 이렇게 바쁜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
[유시민] 한 사람이 이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이자 시민으로서 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내가 경제 활동을 해서 또 올리고 또 가족들의 삶도 이어나가고 여가도 즐기고 이렇게 온전한 삶이 되는데 아까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불평등이 심함)상 혹은 5분위 배율로, 혹은 최저소득 분위의 소득 수준 이런 것들을 이렇게 보면 그냥 데이터인데요. 실제 삶에서는 저렇게 나타나는 거예요. 국가가 저 삶을 그대로 둔다는 것, 그것도 문제거든요. 그래서 저 영상은 비정규직 해소 등등의 이런 이야기가 왜 이렇게 중요한 의제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가를 확인해주는 거죠, 저게 사실은.
[박형준] 인간은 누구나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뜻으로 맹자의 <공손추편>에 나옴)을 가지고 있잖아요. 애덤스미스(1723~1790 스코틀랜드 철학자, ※참고- 도덕감정론 中: 사회 정의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때 한 단계 나아간다)가 그래서 국부론 쓰기 전에 도덕 감정론에서 얘기한 핵심적인 게 측은지 심이거든요. 그러니까 측은지심이라는 게 공동체를 이루는 기본적인 가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실은 아주 그 자상한 보모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아무리 그렇게 한다 한들 불평등의 문제라든지 저런 어떤 삶에서 고투를 하고 있는 분들의 삶을 전부 국가가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그거를 마치 국가가 다 책임지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부터 저는 위선이 시작된다고 봐요.
[주진형]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없지 않아요, 실제로? 누가 그렇게 말을 하죠?
[박형준] 문재인 정부가 국가가 국민들 삶을 책임진다고.
[허진모] 아까 택배하시는 분이었나, 2년인가 3년을 버티는 분이 거의 20%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하셨죠. 그러면 또 그분들도 또 다른 일을 찾아서 분명히 또 실업 생활을 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왠지 남일 같지 않아서 느낌에. 보면서 희망이 없어지는 것, 그런 느낌 같은 걸 받았어요. 이런 일을 해봤자 이거 되나. 정말 이거 해봤자 이거 변할까? 해봤자 마인드죠. 해봤자 안 될 거를, 그런 느낌이 드는 거죠.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국가가 다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분명히 국가는 분명히 저기에 시도를 해야 하는 거죠. 저기 소크라테스의 또 다른 어떤 제자, 크세노폰(B.C.430-B.C.355)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폴리스가 잘 다스려지기를 바라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노예가 되고 싶어 하는 민중은 없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잘 사는 게 남 일 같아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최원정] 지금 정권이 펼치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게 저런 분들의 소득을 올려서 소비를 촉진시켜 경제 성장을 이끈다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그게 잘되고 있다고 판단하시는지요. 저분들의 지금 삶을 보고.
[유시민] 약간 정직하게 이야기를 해볼까요? 사실.
[주진형] 지금까지는 그러면 어떻게 말씀하셨기에.
[박형준] 갑자기 졸릴라 그래.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그러니까 졸릴라 그래.
[유시민] 졸린 얘기 아니에요. 지금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 아이디어가 나온 배경이 뭘까? 말은 내수가 부족하니까 소비를 하려면 숫자가 많은 중산층과 서민 가계에서 소비할 돈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최저임금도 올리고 여러 가지 고령 빈곤층에 대해서 현금 서비스도 하고. 문재인 케어 해서 의료비도 줄여주고 통신비도 내리고 이렇게 각종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서민과 중산층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올려주면 그래서 국내의 소비 수요가 진작되어서 성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왜 이런 논리의 맥락을 만들어냈냐 하면 이런 정책들이 좌파, 빨갱이 퍼주기 이런 비난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이 성장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온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서 이 논리를 만든 거예요. 그런데 왜 제가 정직하게 말한다고 했냐 하면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하다고 하더라도 이 정책은 해야 한다고 보는 거예요. 이거를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이 정권을 잡고 이거를 하고 싶은데,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한쪽에 있고 또 그런 주장을 지지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떻게든 그분들을, 그런 시민들을 설득하고 조금이라도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그 논리를 정말 힘들게 찾아냈다는 생각이 저는 조금 들어요.
[박형준] 그거를 그렇게 힘들게 찾아내?
[유시민] 그거를 하고 싶은데 못 하게 하니까, 우리 박형준 교수님이 속한 당분들이나.
[박형준] 그게 또 정치적 공격으로 가는 거네.
[유시민]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솔직하게.
[최원정] 아주 정직하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주진형] 기껏 남이 정직하게 얘기한다고 하면 좀 공감을 하는 자세로 들어야 그걸 자기 이야기를 살지. 기껏 정직하게 말했는데.
[박형준] 지금 공감을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이 핑계를 대니까.
[주진형] 유시민씨 얘기에 상당부분 공감을 하는 게요. 실은 복지인데 그 복지를 하면 거기서 성장도 나오지 않을까라는 희망적인 성격의 논리를 만들어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이 바로 정공법을 피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뭐냐 하면 전체적으로 우리나라가 복지 체제가 취약하다는 건 인정하고 그거는 그거대로 우리가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그 다음에 성장이 이렇게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거기에 따른 처방으로 가지 않고 슬쩍 덮는 바람에 막상 성장을 위해서 우리가 구조 개혁을 하거나 경제 효율성을 늘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겠냐는 거에 대한 중요한 것은 실종이 되는 거예요, 그 결과. 그러다 보니까 지금 말하자면 원래는 일타쌍피로 하려고 하다가 이제 그거 때문에 복지도 제대로 안 나오고 성장도 안 나오고 이거 둘 다 맞는 꼴이 돼버린 거예요, 이게. 저는 그렇게 봐요.
[유시민] 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박형준] 그러니까 지금 보수 정권이 복지를 반대하기 때문에 그 복지를 하고 싶은데 그 반대 때문에 이 복지를 성장으로 포장을 했다는 거 아니에요, 논리가. 저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는 주 선생 생각에 동의하는데 복지는 복지대로 늘리는데 그것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또 삶의 질을 증진시키는 쪽으로 좀 더 잘 쓰고 돈을, 그리고 그 돈을 책임 있게 쓰고 그리고 성장에 관해서는 그 성장을 하게 해주는 정책을 쓰는 게 맞죠.
[유시민] 그런데 그 정도 말씀해주셔도 고맙긴 한데 사실 이거 솔직한 대화가 필요해요. 지금도 미디어를 지배하고 있는 보수 언론의 보도나 또는 지금 자유한국당이나 다른 국회의원들 말하는 거를 보세요. 지금 박 교수님처럼만 말해줘도 굳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건 안 만들었을지도 몰라요.
[박형준] 국정 지지율이 80%가 넘고 탄핵 때문에 거의 이쪽이 궤멸이 되어 있었는데 뭘 그렇게 포장을 그런 식으로 해서 엉뚱한 포장을.
[유시민] 그러지 마세요. 문재인 대통령 소년가장이었어요, 그동안에. 국회 의석도 과반수도 안 되고.
[최원정] 불평등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저소득층의 목소리를 잘 정치권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이제 소득별 정치 참여 경험을 좀 보겠습니다. 저희가 지난번 여론조사 한 결과인데요. 지난 6개월간 집회 참가자는 가구 소득 200만 원 미안이 9.5%에 그친 반면이 700만 원 이상이 17.7%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간 인터넷 댓글 작성 경험자도 가구 소득 200만 원 미만이 9%였으나 700만 원 이상이 25.5%로 소득에 따라서 정치 참여도가 굉장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먹고 살기 조금 편하신 분들, 조금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여론 조사 결과입니다.
[허진모] 아테네에 직접 민주주의가 될 수 있었던 제일 큰 매우 큰 원인 중의 하나가 노예가 노동을 많이 맡아줬기 때문이다. 관중(B.C. 723-B.C 645 추정)이 이런 이야기를 했죠. 의식이 넉넉해야 염치를 안다고. 창고가 넉넉해야 예절을 알고, 그러니까 뭔가 해결이 돼야지만 의식이 해결이 돼야지만 이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아테네에서도 최소 소득을 맞춰주기 위해서 되게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까 쫓겨난 솔론(B.C.640-B.C.560 추정) 같은 경우도 최빈층을위해서 상공업과 교역 같은 것을 굉장히 장려해주고 그랬습니다. 정치 참여를 못하면 사실은 정치권력에서 저절로 멀어지게 돼 있고 정치의 권력에서 멀어지면 경제적인 이권을 굉장히 놓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요. 정치가 발전을 하려면 반드시 저기에 대해서 의식적인 보조 같은 게 조금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원정] 그렇군요.
[유시민] 저게 문제는 확실히 보이죠? 그러니까 어떤 거냐 하면 세상이 참 비정해요. 아주 냉정하게 말하면 권리 위에서 잠자는자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그런 거죠. 그런데 잠자는 게 아니고 일을 하고 있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결과적으로 권리 행사를 못 해요. 그러면 댓글도 덜 달고 집회도 덜 나가고 투표도 덜하면 이런 유권자들의 목소리는 당연히 정치에 반영이 덜 되죠. 왜냐하면 선출 공직자가 들여놓은 사람들은 발언하고 행동하고 표를 주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존중을 하니까. 그러니까 저게 일종의 악순환 같은 거라고 저는 보는데요. 아까 택배 차 몰던 분이, 또는 대리기사 하는 분이 낮에는 화물차 몰고 밤에는 그거로 애들 키워서 안돼서 밤에는 또 대리기사 뛰어서 보충한다 이 말씀하시잖아요. 만약 주택 주거라든가 아이들 교육비라든가 의료비라든가 이런 데에 우리가 서유럽, 북유럽 국가처럼 국가가 중산층까지 좀 더 조세를 확대해서 재원을 확충하고 그리고 사람들이 그런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조금 손쉽게 장만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러면 그분이 밤에 야간에 대리 안 뛰고 낮에 화물차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소득이 부족해도 견뎌나갈 수 있을 거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사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당들이 우리의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문제 또는 변화시키는 문제에 대해서 좀 아이디어를 내고 공약을 내고 그렇게 하길 좀 사실 기대를 해 봐요.
[박형준] 정말 정의를 생각하고 평등을 생각하고 안타 깝게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면 진보 정부가 노동 개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복지가 부족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평등이 심한 게 아니거든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 전체 고용 비율의12%밖에 차지 안하잖아요. 그리고 공공부문이나 대기업하고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하고 격차가 매우 커서 생기는 문제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를 단순히 유연화만 하자, 이 주장만 하는 게 아니고 안정화를 하면서 유연화를 하면서 실제로 노동시장 자체를 보다 균질하게 만들려고 하는, 그리고 말씀하시는 북유럽이나 이런 나라들, 거기는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이 대학 나온 사람에 못지않은 소득을 얻으니까 가능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복지로만 되는 건 아니거든요.
[유시민] 그렇죠.
[박형준] 그러니까 그 복지만을, 복지 개혁만을 얘기할 게 아니라 노동 개혁을 정말 진보 정부가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불평등을 고민한다면.
[최원정] 그러면 불평등을 정치가 해소하지는 못하고 더 키운 감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끝으로 정치가 이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는지요.
[박형준] 제가 왕 같은 사회자 말씀에 토를 달아서 죄송합니다만. 토를 달아 죄송합니다만.
[유시민] 다세요. 다세요. 나도 달고 싶었어.
[박형준] 정치는 불평등을 확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불평등을 잘 관리하거나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는 들을 수 있어도 민주주의가 있었기 때문에 또 한국 정치가 아무리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정치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불평등 문제를 정치적 기제를 통해서 어느 정 도는 해소해왔다고 봐야 하고요.
[유시민] 제가 조금 더 세게 할게요. 보충적으로. 1원 1표인 시장경제하고 1인 1표인 민주주의하고 이게 되게 안 맞는데요. 이 둘은 성격이 되게 다른 부부 같아요. 성격이 같아야 꼭 잘 살 수 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성격이 아주 다른 커플이 오히려 잘 맞추기만 하면 훨씬 더 좋은 짝이 되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고요. 민주주의의 원리로 필연적으로 격차를 만들어내는 시장의 결함을 수정해야 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민주주의가 약하면 약할수록 격차는 벌어진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더 많은 시민들이 더 강력한 형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의 요구를 이야기를 하고 의사를 표출하고 투표에 참여하고 정당에 참여하고 이렇게 하고 밀고 나갈 때 필연적으로 격차가 불평등을 만들어 내는 이 시장의 결함, 이것이 조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허진모] 저는 동의합니다. 사실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민주주의하고 시장경제는 원래 한배를 탔던 동지였습니다. 그 둘이 있었기 때문에 봉건사회를 무너뜨렸죠, 계급 사회를. 그때 최선봉에 섰던 것이 시장경제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민주주의예요. 그리고 재물이 있거나 없거나 사실 2600년, 2700년 전부터 재물이 없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고르지 못함을 걱정하라 그랬어요. 그래서 그것은 성장이 많이 되고 부자냐 가난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행복은 조금 더 고른 것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정치는 분명히 그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반드시 해야 한다.
[최원정]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 지식다방 여기서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유시민 이사장님 그리고 박형준 교수님 그리고 우리 주진형 대표님 그리고 허진모 작가님 오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저희는 일주일 뒤 1월 26일 밤 9시 40분에 여론조사를 토대로 또 토크쇼 이어가는 민심포차로 찾아뵙겠습니다. 과연 어느 당의 경제 정책에 우리 국민들은 관심을 갖고 찬성표를 던질지 다음 시간에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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