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자제하는 건 여의도 정치권에선 관행처럼 여겨졌습니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사회적 약자나 전문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인데, 기득권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건 그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번 4·15 총선에서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출을 돕고자 도입된 겁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거의 확정한 이 시점에서,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당선 안정권 번호 부여는 포상 공천?
최근 도마 위에 오른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미래한국당에서 16번을 받은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4일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습니다. 정 의원의 합류로 미래한국당은 '통합당 일색'이란 비판에서 외연도 넓혔고, 의원 수도 늘어나 정당보조금도 더 받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포상 공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래한국당의 당선 안정권은 대략 20번까지로 평가됩니다.
정운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공천은 호남 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정당 후보가 호남 지역구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전북에서 유일한 보수 정당 의원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 의원은 또 "새로운보수당에서 통합신당 추진위원으로 보수통합에 기여한 바도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국민의당에서 당선 가능권으로 평가되는 3번을 받았습니다. 권 의원은 안철수계로 묶여 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통합당 공천을 받기 위해 이적할 때 국민의당을 택했습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의 공천은 '보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한 만큼, 이들 의원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례의 AGAIN 비례…채이배 "불출마"
현역 비례대표 의원의 비례대표 재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례대표 초선인 박주현, 장정숙, 최도자 의원은 나란히 민생당의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습니다. 박 의원은 민생당 공동대표까지 지냈고, 장 의원은 민생당의 원내대표인 데다, 최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은 당내에도 있습니다. 민생당의 한 관계자는 "신생 정당으로서 새로운 인물로 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현역 의원들의 재선용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민생당이 출범했는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입니다.
같은 당의 비례대표 초선인 채이배 의원은 오늘(25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가 몸담은 당의 상황과 여야 모든 정당의 공천 난맥상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박주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민원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예산 부분에서 더 개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데, 비례 초선보다는 경력 있는 재선 의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당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비례대표가 연임한 경우는 송영선 전 의원(17대 새누리당·18대 친박연대)이 유일합니다. 재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선숙 의원(18대 통합민주당·20대 국민의당)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만 5선'이라는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성 부족' 후보들…그 자리엔 현역들이
위성 정당 논란에 의원 파견, 정당 투표용지 앞 순서 경쟁까지…. 이번 총선만큼 비례대표 선거가 주목받은 적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어업과 체육, 다문화 분야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더불어시민당은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을 당선권 밖인 27번에 배치했습니다. 미래한국당도 김은희 전 테니스 코치에 23번을 부여했습니다. 이주민·다문화 분야에서는 정의당의 이자스민 전 의원이 거의 유일합니다.
이들을 제치고 전면에 나선 현역 의원들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이번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겁니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사회적 약자나 전문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인데, 기득권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건 그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번 4·15 총선에서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출을 돕고자 도입된 겁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거의 확정한 이 시점에서,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당선 안정권 번호 부여는 포상 공천?
최근 도마 위에 오른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미래한국당에서 16번을 받은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4일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습니다. 정 의원의 합류로 미래한국당은 '통합당 일색'이란 비판에서 외연도 넓혔고, 의원 수도 늘어나 정당보조금도 더 받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포상 공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래한국당의 당선 안정권은 대략 20번까지로 평가됩니다.
정운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공천은 호남 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정당 후보가 호남 지역구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전북에서 유일한 보수 정당 의원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 의원은 또 "새로운보수당에서 통합신당 추진위원으로 보수통합에 기여한 바도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국민의당에서 당선 가능권으로 평가되는 3번을 받았습니다. 권 의원은 안철수계로 묶여 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통합당 공천을 받기 위해 이적할 때 국민의당을 택했습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의 공천은 '보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한 만큼, 이들 의원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례의 AGAIN 비례…채이배 "불출마"
현역 비례대표 의원의 비례대표 재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례대표 초선인 박주현, 장정숙, 최도자 의원은 나란히 민생당의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습니다. 박 의원은 민생당 공동대표까지 지냈고, 장 의원은 민생당의 원내대표인 데다, 최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은 당내에도 있습니다. 민생당의 한 관계자는 "신생 정당으로서 새로운 인물로 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현역 의원들의 재선용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민생당이 출범했는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입니다.
같은 당의 비례대표 초선인 채이배 의원은 오늘(25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가 몸담은 당의 상황과 여야 모든 정당의 공천 난맥상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박주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민원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예산 부분에서 더 개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데, 비례 초선보다는 경력 있는 재선 의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당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비례대표가 연임한 경우는 송영선 전 의원(17대 새누리당·18대 친박연대)이 유일합니다. 재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선숙 의원(18대 통합민주당·20대 국민의당)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만 5선'이라는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성 부족' 후보들…그 자리엔 현역들이
위성 정당 논란에 의원 파견, 정당 투표용지 앞 순서 경쟁까지…. 이번 총선만큼 비례대표 선거가 주목받은 적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어업과 체육, 다문화 분야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더불어시민당은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을 당선권 밖인 27번에 배치했습니다. 미래한국당도 김은희 전 테니스 코치에 23번을 부여했습니다. 이주민·다문화 분야에서는 정의당의 이자스민 전 의원이 거의 유일합니다.
이들을 제치고 전면에 나선 현역 의원들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이번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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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심야심] 비례대표는 재선의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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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3-25 18:43:43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을 자제하는 건 여의도 정치권에선 관행처럼 여겨졌습니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사회적 약자나 전문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인데, 기득권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건 그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번 4·15 총선에서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출을 돕고자 도입된 겁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거의 확정한 이 시점에서,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당선 안정권 번호 부여는 포상 공천?
최근 도마 위에 오른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미래한국당에서 16번을 받은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4일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습니다. 정 의원의 합류로 미래한국당은 '통합당 일색'이란 비판에서 외연도 넓혔고, 의원 수도 늘어나 정당보조금도 더 받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포상 공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래한국당의 당선 안정권은 대략 20번까지로 평가됩니다.
정운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공천은 호남 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정당 후보가 호남 지역구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전북에서 유일한 보수 정당 의원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 의원은 또 "새로운보수당에서 통합신당 추진위원으로 보수통합에 기여한 바도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국민의당에서 당선 가능권으로 평가되는 3번을 받았습니다. 권 의원은 안철수계로 묶여 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통합당 공천을 받기 위해 이적할 때 국민의당을 택했습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의 공천은 '보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한 만큼, 이들 의원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례의 AGAIN 비례…채이배 "불출마"
현역 비례대표 의원의 비례대표 재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례대표 초선인 박주현, 장정숙, 최도자 의원은 나란히 민생당의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습니다. 박 의원은 민생당 공동대표까지 지냈고, 장 의원은 민생당의 원내대표인 데다, 최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은 당내에도 있습니다. 민생당의 한 관계자는 "신생 정당으로서 새로운 인물로 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현역 의원들의 재선용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민생당이 출범했는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입니다.
같은 당의 비례대표 초선인 채이배 의원은 오늘(25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가 몸담은 당의 상황과 여야 모든 정당의 공천 난맥상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박주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민원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예산 부분에서 더 개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데, 비례 초선보다는 경력 있는 재선 의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당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비례대표가 연임한 경우는 송영선 전 의원(17대 새누리당·18대 친박연대)이 유일합니다. 재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선숙 의원(18대 통합민주당·20대 국민의당)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만 5선'이라는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성 부족' 후보들…그 자리엔 현역들이
위성 정당 논란에 의원 파견, 정당 투표용지 앞 순서 경쟁까지…. 이번 총선만큼 비례대표 선거가 주목받은 적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어업과 체육, 다문화 분야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더불어시민당은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을 당선권 밖인 27번에 배치했습니다. 미래한국당도 김은희 전 테니스 코치에 23번을 부여했습니다. 이주민·다문화 분야에서는 정의당의 이자스민 전 의원이 거의 유일합니다.
이들을 제치고 전면에 나선 현역 의원들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이번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겁니다.
비례대표의 취지는 사회적 약자나 전문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인데, 기득권이 있다고 볼 수 있는 현역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건 그 취지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번 4·15 총선에서 적용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출을 돕고자 도입된 겁니다.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들을 거의 확정한 이 시점에서,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습니다.
당선 안정권 번호 부여는 포상 공천?
최근 도마 위에 오른 현역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미래한국당에서 16번을 받은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입니다. 정 의원은 지난달 14일 새로운보수당에서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했습니다. 정 의원의 합류로 미래한국당은 '통합당 일색'이란 비판에서 외연도 넓혔고, 의원 수도 늘어나 정당보조금도 더 받게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정 의원의 비례대표 공천은 '포상 공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미래한국당의 당선 안정권은 대략 20번까지로 평가됩니다.
정운천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비례대표 공천은 호남 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정당 후보가 호남 지역구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되기 어려운 상황인데, 전북에서 유일한 보수 정당 의원의 국회 입성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 의원은 또 "새로운보수당에서 통합신당 추진위원으로 보수통합에 기여한 바도 비례대표 공천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습니다.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은 국민의당에서 당선 가능권으로 평가되는 3번을 받았습니다. 권 의원은 안철수계로 묶여 있던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이 통합당 공천을 받기 위해 이적할 때 국민의당을 택했습니다. 이를 두고 권 의원의 공천은 '보답'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물론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후보만 내기로 한 만큼, 이들 의원들이 비례대표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냐는 반론도 있습니다.
비례의 AGAIN 비례…채이배 "불출마"
현역 비례대표 의원의 비례대표 재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례대표 초선인 박주현, 장정숙, 최도자 의원은 나란히 민생당의 비례대표 후보 신청을 했습니다. 박 의원은 민생당 공동대표까지 지냈고, 장 의원은 민생당의 원내대표인 데다, 최 의원은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습니다.
비판적 시각은 당내에도 있습니다. 민생당의 한 관계자는 "신생 정당으로서 새로운 인물로 당의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현역 의원들의 재선용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제 3지대'를 표방하며 민생당이 출범했는데,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입니다.
같은 당의 비례대표 초선인 채이배 의원은 오늘(25일) 후원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제가 몸담은 당의 상황과 여야 모든 정당의 공천 난맥상은 눈 뜨고 볼 수 없는 지경"이라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박주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의원은 지역구 민원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예산 부분에서 더 개혁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데, 비례 초선보다는 경력 있는 재선 의원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당 투표제가 처음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비례대표가 연임한 경우는 송영선 전 의원(17대 새누리당·18대 친박연대)이 유일합니다. 재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박선숙 의원(18대 통합민주당·20대 국민의당)이 있습니다. 김종인 전 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만 5선'이라는 이례적인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성 부족' 후보들…그 자리엔 현역들이
위성 정당 논란에 의원 파견, 정당 투표용지 앞 순서 경쟁까지…. 이번 총선만큼 비례대표 선거가 주목받은 적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각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농어업과 체육, 다문화 분야 등에서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더불어시민당은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을 당선권 밖인 27번에 배치했습니다. 미래한국당도 김은희 전 테니스 코치에 23번을 부여했습니다. 이주민·다문화 분야에서는 정의당의 이자스민 전 의원이 거의 유일합니다.
이들을 제치고 전면에 나선 현역 의원들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는, 이번 총선에서 판가름 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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