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근로자 아냐”…고용부, ‘직장내괴롭힘’ 민원 종결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직장 내 괴롭힘' 진정 사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 18일 진정인에게 보낸 '사건처리결과 회신'에서 "(주)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 멤버 팜하니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뉴진스 하니는 지난 9월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한 매니저가 다른 팀 앞에서 자신에게 들리도록 '무시해'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을 본 뉴진스의 팬들은 고용노동부에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진정을 다수 제기했습니다.

■ 고용부 "하니, 자유롭게 의사 개진…대등한 계약 당사자 지위"

이번 사건을 조사한 서부지청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적용 대상은 피해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여야 한다"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 없이 실질에 있어서 사용자와 사용종속관계 아래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전제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하니에게 '직장 내 괴롭힘'이 적용될 수 없는 이유를 8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설명은 주로 연예인인 하니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이유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고용부는 먼저 "①뉴진스 멤버 팜하니의 활동과 업무는 전속매니지먼트 계약에 따라 행해지고, 활동에 있어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하거나 동의하에 행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서로 대등한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에 불과해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행해졌다거나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다음은 "②일반 직원에게 적용되는 회사 취업규칙 등 사내 규범을 적용 받지 않고, 회사의 제도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점"을 들었습니다.

"③연예활동이 스케줄과 장소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루어질 뿐, 일정한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가 없는 점"도 이유가 됐습니다.

"④연예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은 회사와 뉴진스 멤버 팜하니가 공동으로 부담한 점", "⑤지급된 금액은 연예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을 분배하는 수익 배분의 성격으로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도 설명했습니다.

"⑥각자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각자 부담하고,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점", "⑦연예활동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점"도 각각 지적됐습니다.

마지막으로 "⑧대법원도 연예인 전속계약의 성질을 민법상 위임계약 또는 위임과 비슷한 무명계약에 해당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9.9.10.선고 2017다258237 판결)"고 밝혔습니다.

이에 "뉴진스 팜하니가 체결한 매니지먼트 계약의 내용과 성질상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 "연예인은 근로자 아냐" 재확인…제도 보완책 나올까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봅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연예인은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기존 법 해석이 재확인된 셈입니다.

다만 하니가 지난달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한 뒤, 연예인의 근로자성과 노동권 보호 문제가 다시 한번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당시 여야 국회의원들은 예술인·연예인 등 프리랜서 아티스트가 겪는 '노동법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했습니다.

김종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도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 문제를 넘어서서 다른 부처랑도 협업해서 (보완을) 할 부분이 있는지 잘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밝혀,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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