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지난달 24일, 젊은 중국인 여성이 범행을 자수하겠다며 제주 서귀포의 한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시내 호텔에서 칼로 사람을 찔렀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주 특급호텔 객실에서 대낮에 또다른 중국인을 살해한 사건의 주범이었습니다.
경찰은 주범과 범행을 공모한 중국인 2명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왜 타국에서 동포를 살해한 걸까요?

■ 2분 만에 수거해간 돈가방…"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범행"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 씨와 B 씨, 30대 남성 C 씨 등 중국인 일당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제주시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30대 중국인 남성을 살해하고 현금 7천 5백여만 원과 카지노 칩 9백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습니다.
주범 A 씨는 약 2015년부터 제주에 자주 입도했고, 보따리상이나 환전 거래로 돈을 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와는 올해 1월쯤 환전 거래 과정에서 건너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도살인 범행은 주범 A 씨가 빌린 호텔 객실에서 20여 분 사이 벌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환전하러 찾아온 피해 중국인 남성을 미리 준비해 둔 흉기로 10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가져온 돈과 카지노 칩을 종이가방에 넣어 객실 문밖에 뒀습니다.
주범이 내놓은 돈가방은 단 2분 만에 공범 남성 C 씨가 챙겼습니다. 이후 C 씨는 공범 30대 여성 B 씨와 함께 빼앗은 현금과 칩을 같은 호텔에서 만난 중국인 D 씨를 통해 환전한 뒤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동선을 역추적한 형사들이 해외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공항으로 급히 출동했고, 출국 전 함께 있던 공범들 모두 붙잡았습니다.
앞서 주범 A 씨는 사건 발생 후 수 시간이 흐른 오후 5시 20분쯤, 성산파출소에 찾아가 자신이 사람을 흉기로 찔렀다고 자수했습니다.
경찰은 주범 A 씨가 최근 채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A 씨는 범행 전날 공범에게 자신이 진 빚이 얼마인지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가 불러온 살인 사건?…"환전 거래 빙자해 피해자 유인"

이 살인 사건은 가상화폐 환전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사건 초기 보도됐는데요.
최초 신고자가 "호텔에 가상화폐를 사러 갔던 지인이 연락되지 않고 이상하다. 잘못된 것 같다"라며 경찰에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피의자들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아직 가상화폐 거래 흔적은 나오지 않은 상탭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이들이 사전에 돈을 강탈할 목적으로 사전에 모의한 계획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 중국인 일당은 서로 지인 또는 친인척 관계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모두 국내 불법 체류 상태는 아니며, 무사증 제도를 통해 제주에 입도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강도살인 사건과 같이 제주지역 외국인 강력범죄 양상이 호텔 카지노 일대나 환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형사과 국제범죄수사팀을 중심으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과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각 경찰서 외근 형사들을 중심으로 카지노 및 외국인 밀집 지역 등에 대한 가시적 형사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강력범죄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외국인 피의자에 대해선 출국 정지를 적극 활용해 충분한 수사와 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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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객실에 놓인 수상한 돈 가방…‘제주 중국인 강도살인’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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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3-05 18:04:06
지난달 24일, 젊은 중국인 여성이 범행을 자수하겠다며 제주 서귀포의 한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br />'시내 호텔에서 칼로 사람을 찔렀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br />제주 특급호텔 객실에서 대낮에 또다른 중국인을 살해한 사건의 주범이었습니다. <br />경찰은 주범과 범행을 공모한 중국인 2명도 붙잡았습니다.<br />이들은 왜 타국에서 동포를 살해한 걸까요?<br />

■ 2분 만에 수거해간 돈가방…"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범행"

제주서부경찰서는 강도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 씨와 B 씨, 30대 남성 C 씨 등 중국인 일당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제주시 한 특급호텔 객실에서 30대 중국인 남성을 살해하고 현금 7천 5백여만 원과 카지노 칩 9백여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습니다.
주범 A 씨는 약 2015년부터 제주에 자주 입도했고, 보따리상이나 환전 거래로 돈을 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와는 올해 1월쯤 환전 거래 과정에서 건너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도살인 범행은 주범 A 씨가 빌린 호텔 객실에서 20여 분 사이 벌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환전하러 찾아온 피해 중국인 남성을 미리 준비해 둔 흉기로 10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가져온 돈과 카지노 칩을 종이가방에 넣어 객실 문밖에 뒀습니다.
주범이 내놓은 돈가방은 단 2분 만에 공범 남성 C 씨가 챙겼습니다. 이후 C 씨는 공범 30대 여성 B 씨와 함께 빼앗은 현금과 칩을 같은 호텔에서 만난 중국인 D 씨를 통해 환전한 뒤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동선을 역추적한 형사들이 해외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공항으로 급히 출동했고, 출국 전 함께 있던 공범들 모두 붙잡았습니다.
앞서 주범 A 씨는 사건 발생 후 수 시간이 흐른 오후 5시 20분쯤, 성산파출소에 찾아가 자신이 사람을 흉기로 찔렀다고 자수했습니다.
경찰은 주범 A 씨가 최근 채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A 씨는 범행 전날 공범에게 자신이 진 빚이 얼마인지를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빚에 쪼들리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유인해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가상화폐 거래가 불러온 살인 사건?…"환전 거래 빙자해 피해자 유인"

이 살인 사건은 가상화폐 환전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사건 초기 보도됐는데요.
최초 신고자가 "호텔에 가상화폐를 사러 갔던 지인이 연락되지 않고 이상하다. 잘못된 것 같다"라며 경찰에 설명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찰이 피의자들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한 결과 아직 가상화폐 거래 흔적은 나오지 않은 상탭니다.
경찰은 사건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이들이 사전에 돈을 강탈할 목적으로 사전에 모의한 계획범죄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 중국인 일당은 서로 지인 또는 친인척 관계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모두 국내 불법 체류 상태는 아니며, 무사증 제도를 통해 제주에 입도한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강도살인 사건과 같이 제주지역 외국인 강력범죄 양상이 호텔 카지노 일대나 환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제주경찰청은 "형사과 국제범죄수사팀을 중심으로 외국인 범죄에 대한 첩보 수집과 불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고, 각 경찰서 외근 형사들을 중심으로 카지노 및 외국인 밀집 지역 등에 대한 가시적 형사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외국인 강력범죄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외국인 피의자에 대해선 출국 정지를 적극 활용해 충분한 수사와 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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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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