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 한 모 집었다가 ‘화들짝’…비싼 이유가 이거였어? [잇슈 머니]

입력 2025.08.20 (06:55) 수정 2025.08.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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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번째 키워드 '콩 남아도는데 두부 값 비싼 이유는?' 이라고 하셨네요.

요즘 마트에선 수입 콩 두부도 한 모에 3천 원 이상 줘야 하고, 국산 콩 두부는 5천 원쯤 줘야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콩이 남아돈다니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답변]

네, 어릴 적 시장에 가면 큰 모판에서 한 모에 5백 원씩 받고 잘라주시던 그 두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마트 두부도 몇천 원은 줘야 살 수 있는데, 사실 두부의 재료 콩은 남아도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지난 월요일에 전한 것처럼 쌀밥보다 고기를 더 먹은 지 꽤 됐는데요.

정부는 단백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으니 논에 벼 대신 콩을 심으라 장려해 왔습니다.

그래서 콩 재배 면적은 대폭 늘었는데 판로가 마땅치 않아 시중 콩이 남아도는 겁니다.

올해 논콩 재배 면적은 3만 2천920헥타르로 추산됩니다.

작년보다 재배 면적이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부가 2023년부터 논콩을 '전략 작물'로 지정해 쌀 대신 심으면 헥타르당 2백만 원씩 직불금을 주면서 단기에 재배 면적이 급증했습니다.

[앵커]

앞서 국산 콩 두부가 훨씬 비싸다고 하셨는데 그럼, 그 남는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팔면 값도 내려가고 소비자들도 더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답변]

그 과정이 녹록지가 않은데요.

일단 남는 콩은 대부분 정부가 사들여 비축하기 때문에 시장에 싸게 풀 물량이 없습니다.

정부는 콩 농사지었더니 손해 봤단 얘기가 나오면 다시 쌀농사로 돌아갈까 봐 농가가 원하면 모두 사줬습니다.

이 와중에 국산 콩 수요를 늘리자며 콩 수입 물량은 줄여서 수입 콩마저 값이 오르는 중입니다.

[앵커]

콩이 남아돌면 무작정 콩 비축량을 늘리긴 어렵잖아요?

[답변]

그렇지요.

올해 초 정부의 콩 비축량은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8만 8천 톤에 달했고, 조금씩 팔고 있지만 여전히 8만t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추가 매입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 속에서 콩으로 쏠리는 논농사를 다시 줄이자는 얘기가 나오니 농가들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콩이 많은데 콩 가격은 안 내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답변]

단순히 생각하면 비축 물량을 확 풀면 될 것 같은데, 이게 또 쉽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논콩 전량 수매 정책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달에는 국산 콩 소비 홍보 기획 대행 용역까지 발주하는 등 수급 조절에 애쓰고 있지만, 국산 콩 가격이 수입산보다 3배 가까이 비싸서 영세한 두부 공장들이 사서 쓰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산 콩 도매가격은 40kg당 23만 원대입니다. 1kg 기준으로 환산하면 5천 원대로 수입 콩 원가 1,400원 안팎의 3배에 달합니다.

정부 비축분은 싸게 내놔도 3천 원 선이 될 전망이라 여전히 두 배 이상 비싼데, 수입 콩 재고는 10월이면 바닥날 걸로 업계는 내다봅니다. 이래저래 두부값 내리길 기대하긴 어렵다는 거지요.

더구나 원산지가 바뀌면 생산 설비 검증도 다시 받고 포장지의 원산지 표시도 바꿔야 해서 한동안 콩이 남는데 두부 값은 비싸지는 기현상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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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20 06:55:51
    • 수정2025-08-20 0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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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두 번째 키워드 '콩 남아도는데 두부 값 비싼 이유는?' 이라고 하셨네요.

요즘 마트에선 수입 콩 두부도 한 모에 3천 원 이상 줘야 하고, 국산 콩 두부는 5천 원쯤 줘야 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콩이 남아돈다니 이해가 잘 안되는데요?

[답변]

네, 어릴 적 시장에 가면 큰 모판에서 한 모에 5백 원씩 받고 잘라주시던 그 두부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지요.

말씀하신 것처럼 마트 두부도 몇천 원은 줘야 살 수 있는데, 사실 두부의 재료 콩은 남아도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지난 월요일에 전한 것처럼 쌀밥보다 고기를 더 먹은 지 꽤 됐는데요.

정부는 단백질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으니 논에 벼 대신 콩을 심으라 장려해 왔습니다.

그래서 콩 재배 면적은 대폭 늘었는데 판로가 마땅치 않아 시중 콩이 남아도는 겁니다.

올해 논콩 재배 면적은 3만 2천920헥타르로 추산됩니다.

작년보다 재배 면적이 50% 가까이 늘었습니다.

정부가 2023년부터 논콩을 '전략 작물'로 지정해 쌀 대신 심으면 헥타르당 2백만 원씩 직불금을 주면서 단기에 재배 면적이 급증했습니다.

[앵커]

앞서 국산 콩 두부가 훨씬 비싸다고 하셨는데 그럼, 그 남는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팔면 값도 내려가고 소비자들도 더 안심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답변]

그 과정이 녹록지가 않은데요.

일단 남는 콩은 대부분 정부가 사들여 비축하기 때문에 시장에 싸게 풀 물량이 없습니다.

정부는 콩 농사지었더니 손해 봤단 얘기가 나오면 다시 쌀농사로 돌아갈까 봐 농가가 원하면 모두 사줬습니다.

이 와중에 국산 콩 수요를 늘리자며 콩 수입 물량은 줄여서 수입 콩마저 값이 오르는 중입니다.

[앵커]

콩이 남아돌면 무작정 콩 비축량을 늘리긴 어렵잖아요?

[답변]

그렇지요.

올해 초 정부의 콩 비축량은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8만 8천 톤에 달했고, 조금씩 팔고 있지만 여전히 8만t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추가 매입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 속에서 콩으로 쏠리는 논농사를 다시 줄이자는 얘기가 나오니 농가들은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입니다.

[앵커]

콩이 많은데 콩 가격은 안 내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답변]

단순히 생각하면 비축 물량을 확 풀면 될 것 같은데, 이게 또 쉽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논콩 전량 수매 정책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달에는 국산 콩 소비 홍보 기획 대행 용역까지 발주하는 등 수급 조절에 애쓰고 있지만, 국산 콩 가격이 수입산보다 3배 가까이 비싸서 영세한 두부 공장들이 사서 쓰긴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산 콩 도매가격은 40kg당 23만 원대입니다. 1kg 기준으로 환산하면 5천 원대로 수입 콩 원가 1,400원 안팎의 3배에 달합니다.

정부 비축분은 싸게 내놔도 3천 원 선이 될 전망이라 여전히 두 배 이상 비싼데, 수입 콩 재고는 10월이면 바닥날 걸로 업계는 내다봅니다. 이래저래 두부값 내리길 기대하긴 어렵다는 거지요.

더구나 원산지가 바뀌면 생산 설비 검증도 다시 받고 포장지의 원산지 표시도 바꿔야 해서 한동안 콩이 남는데 두부 값은 비싸지는 기현상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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