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간병하느라 미래 막막…청년들의 ‘비공식 돌봄’
입력 2021.11.14 (21:17)
수정 2021.11.1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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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래서 법원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청년의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과연 이 청년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인 거죠.
나이와 상관없이 간병은 힘든 것이지만, 특히 사회에 첫발을 디딜 젊은 나이에 생계와 간병을 다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도영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고, 실제 청소년 시기에 아버지를 돌봐야 했던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수경 씨의 어린 시절 기억에 아버지는 늘 아팠습니다.
간경화에다 하반신까지 마비되면서 아버지는 4년 넘게 자리에 누웠습니다.
[이수경/22살 : "고3 때는 새벽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하고 학교를 마치고 아빠 보러 (집에) 가고..."]
자신도 보호가 필요했던 10대 시절에 아버지의 삶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수경/22살 : "아빠를 간병하는 모든 과정이, 아빠의 삶과 내 삶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되게 강요받는 상황이었는데..."]
10대와 20대 자녀가 '나홀로 간병' 중인 가구는 그 수조차 집계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20대 이하는 46만여 명, 이들 중 상당수가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는 것으로 짐작될 뿐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간호 간병 서비스가 있지만, 제도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발급 받는 절차 등 미성년이나 어린 청년층이 알아내기엔 문턱이 높습니다.
[고기증/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 : "누군가가 찾아가서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내야 되는데, 이게 신청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봄은 더이상 가정 내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문제거든요. 돌봄에 대한 책임을 사회가 먼저 지고 (미성년·청년) 친구들은 그야말로 정서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정도로 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때 교육을 받고 사회 진출을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돌봄에 갇힌다면, 취약계층에 고립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돌봄에 대한 개념 마련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정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김지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래서 법원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청년의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과연 이 청년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인 거죠.
나이와 상관없이 간병은 힘든 것이지만, 특히 사회에 첫발을 디딜 젊은 나이에 생계와 간병을 다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도영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고, 실제 청소년 시기에 아버지를 돌봐야 했던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수경 씨의 어린 시절 기억에 아버지는 늘 아팠습니다.
간경화에다 하반신까지 마비되면서 아버지는 4년 넘게 자리에 누웠습니다.
[이수경/22살 : "고3 때는 새벽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하고 학교를 마치고 아빠 보러 (집에) 가고..."]
자신도 보호가 필요했던 10대 시절에 아버지의 삶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수경/22살 : "아빠를 간병하는 모든 과정이, 아빠의 삶과 내 삶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되게 강요받는 상황이었는데..."]
10대와 20대 자녀가 '나홀로 간병' 중인 가구는 그 수조차 집계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20대 이하는 46만여 명, 이들 중 상당수가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는 것으로 짐작될 뿐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간호 간병 서비스가 있지만, 제도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발급 받는 절차 등 미성년이나 어린 청년층이 알아내기엔 문턱이 높습니다.
[고기증/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 : "누군가가 찾아가서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내야 되는데, 이게 신청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봄은 더이상 가정 내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문제거든요. 돌봄에 대한 책임을 사회가 먼저 지고 (미성년·청년) 친구들은 그야말로 정서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정도로 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때 교육을 받고 사회 진출을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돌봄에 갇힌다면, 취약계층에 고립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돌봄에 대한 개념 마련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정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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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1-14 21:17:09
- 수정2021-11-14 22:01:56
[앵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래서 법원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청년의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과연 이 청년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인 거죠.
나이와 상관없이 간병은 힘든 것이지만, 특히 사회에 첫발을 디딜 젊은 나이에 생계와 간병을 다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도영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고, 실제 청소년 시기에 아버지를 돌봐야 했던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수경 씨의 어린 시절 기억에 아버지는 늘 아팠습니다.
간경화에다 하반신까지 마비되면서 아버지는 4년 넘게 자리에 누웠습니다.
[이수경/22살 : "고3 때는 새벽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하고 학교를 마치고 아빠 보러 (집에) 가고..."]
자신도 보호가 필요했던 10대 시절에 아버지의 삶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수경/22살 : "아빠를 간병하는 모든 과정이, 아빠의 삶과 내 삶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되게 강요받는 상황이었는데..."]
10대와 20대 자녀가 '나홀로 간병' 중인 가구는 그 수조차 집계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20대 이하는 46만여 명, 이들 중 상당수가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는 것으로 짐작될 뿐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간호 간병 서비스가 있지만, 제도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발급 받는 절차 등 미성년이나 어린 청년층이 알아내기엔 문턱이 높습니다.
[고기증/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 : "누군가가 찾아가서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내야 되는데, 이게 신청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봄은 더이상 가정 내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문제거든요. 돌봄에 대한 책임을 사회가 먼저 지고 (미성년·청년) 친구들은 그야말로 정서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정도로 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때 교육을 받고 사회 진출을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돌봄에 갇힌다면, 취약계층에 고립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돌봄에 대한 개념 마련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정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김지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아버지를 홀로 돌보다가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래서 법원에서 존속살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20대 청년의 사연이 최근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안타까운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과연 이 청년에게 어디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인 거죠.
나이와 상관없이 간병은 힘든 것이지만, 특히 사회에 첫발을 디딜 젊은 나이에 생계와 간병을 다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의 경우,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늘(14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김도영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고, 실제 청소년 시기에 아버지를 돌봐야 했던 청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이수경 씨의 어린 시절 기억에 아버지는 늘 아팠습니다.
간경화에다 하반신까지 마비되면서 아버지는 4년 넘게 자리에 누웠습니다.
[이수경/22살 : "고3 때는 새벽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하고 학교를 마치고 아빠 보러 (집에) 가고..."]
자신도 보호가 필요했던 10대 시절에 아버지의 삶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이수경/22살 : "아빠를 간병하는 모든 과정이, 아빠의 삶과 내 삶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되게 강요받는 상황이었는데..."]
10대와 20대 자녀가 '나홀로 간병' 중인 가구는 그 수조차 집계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 중에 20대 이하는 46만여 명, 이들 중 상당수가 아픈 부모나 조부모를 돌보는 것으로 짐작될 뿐입니다.
정부가 제공하는 간호 간병 서비스가 있지만, 제도를 신청하고 바우처를 발급 받는 절차 등 미성년이나 어린 청년층이 알아내기엔 문턱이 높습니다.
[고기증/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팀 : "누군가가 찾아가서 도와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내야 되는데, 이게 신청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으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돌봄은 더이상 가정 내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석재은/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문제거든요. 돌봄에 대한 책임을 사회가 먼저 지고 (미성년·청년) 친구들은 그야말로 정서적인 관계만 유지하는 정도로 하는 게 맞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때 교육을 받고 사회 진출을 준비해야 할 청년들이 돌봄에 갇힌다면, 취약계층에 고립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 돌봄에 대한 개념 마련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촬영기자:강승혁 조정석/영상편집:이윤진/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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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기자 peace100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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