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짓고 위장전입…보조금까지 챙겨

입력 2022.02.20 (20:32) 수정 2022.02.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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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사용 창고인 이른바 농막은 주택은 아니지만 1년에 30일 이상 거주한다고 하면 전입 신고가 가능한데요.

그런데 이를 이용해 실제로는 다른 곳에 살면서 농막으로 위장전입을 하고 각종 보조금까지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임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에 있는 아담한 복층 구조의 건물.

수도와 전기는 물론, 태양광발전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건축신고는 농막, '농사용 창고'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의 주민등록이 여기로 돼 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막.

이 농막 주인도 실제로는 경기도에 살면서 주소만 이곳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인근 주민 : "농사철에만 와서 농사만 짓고, 3월달에 이제 오겠죠. (집이) 남양주라 그러더라고."]

농막은 농지법이나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다 보니 건축 규제도 받지 않고 세금 부과 대상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주소가 부여되고 1년에 30일 이상만 거주한다고 하면 전입 신고까지 가능합니다.

주민등록을 옮겨놓으면 농촌 주민으로 인정돼 각종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농막 전입 신고자 : "전입 신고가 안 되어 있으면 외지인이다 이래가지고 뭐 혜택을 못 받아요 아무것도. 거름이고 농기계고."]

이렇다 보니 위장 전입까지 늘고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군의 경우, 2014년 이후 이뤄진 농막 전입신고 420여 건 가운데 190여 건이 위장전입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신동섭/횡성군 허가민원과장 : "전입신고 담당자들이 이제 농막 주소인지 일반 건물에 대한 주소인지에 대한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정리할 수 있도록 일단 유도를 하고 그 이후에는 아마 관련법에 의해서 조치를..."]

이에 따라 전국의 농막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인구 늘리기가 최우선 과제인 농촌 지역 자치단체들이 위장전입을 걸러내는 데 얼마나 적극적일지는 미지숩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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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막’ 짓고 위장전입…보조금까지 챙겨
    • 입력 2022-02-20 20:32:34
    • 수정2022-02-20 20: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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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사용 창고인 이른바 농막은 주택은 아니지만 1년에 30일 이상 거주한다고 하면 전입 신고가 가능한데요.

그런데 이를 이용해 실제로는 다른 곳에 살면서 농막으로 위장전입을 하고 각종 보조금까지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임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횡성에 있는 아담한 복층 구조의 건물.

수도와 전기는 물론, 태양광발전시설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건축신고는 농막, '농사용 창고'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의 주민등록이 여기로 돼 있습니다.

인근의 또 다른 농막.

이 농막 주인도 실제로는 경기도에 살면서 주소만 이곳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인근 주민 : "농사철에만 와서 농사만 짓고, 3월달에 이제 오겠죠. (집이) 남양주라 그러더라고."]

농막은 농지법이나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다 보니 건축 규제도 받지 않고 세금 부과 대상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주소가 부여되고 1년에 30일 이상만 거주한다고 하면 전입 신고까지 가능합니다.

주민등록을 옮겨놓으면 농촌 주민으로 인정돼 각종 보조금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농막 전입 신고자 : "전입 신고가 안 되어 있으면 외지인이다 이래가지고 뭐 혜택을 못 받아요 아무것도. 거름이고 농기계고."]

이렇다 보니 위장 전입까지 늘고 있습니다.

강원도 횡성군의 경우, 2014년 이후 이뤄진 농막 전입신고 420여 건 가운데 190여 건이 위장전입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신동섭/횡성군 허가민원과장 : "전입신고 담당자들이 이제 농막 주소인지 일반 건물에 대한 주소인지에 대한 구분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정리할 수 있도록 일단 유도를 하고 그 이후에는 아마 관련법에 의해서 조치를..."]

이에 따라 전국의 농막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인구 늘리기가 최우선 과제인 농촌 지역 자치단체들이 위장전입을 걸러내는 데 얼마나 적극적일지는 미지숩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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