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100만 시대, 가족은 ‘고통’…돌봄 시설·인력 태부족

입력 2025.03.12 (21:30) 수정 2025.03.12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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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치매 환자 돌봄 기반을 어떻게 확충할지도 초고령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올해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 내년엔 100만 명이 넘을 거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순다섯 살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입니다.

농어촌에서 혼자 살수록, 또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치매 유병률이 높았습니다.

치매 환자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서 20년쯤 후엔 지금의 두 배가 될 걸로 추정됩니다.

치매 위험이 있는 경도 인지장애 환자도 300만 명에 육박합니다.

지금 상태로 치매 환자가 늘게 되면, 이른바 간병 지옥에 빠지는 가족 역시 늘게 됩니다.

환자보다 가족이 더 고통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치매 환자 가족들을 홍성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광고 모델이었을 정도로 건강했던 남편은 7년 전부터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을 위해 요양사 자격을 따고 각종 치료도 해봤지만, 사라진 남편을 밤새 찾아다닌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기선/치매 환자 배우자 : "새벽이면 집을 나가고, 문을 안 열어주면 여기 베란다가 이렇게 얕잖아요. 키가 크니까 이렇게라도 내려다보면 떨어질 수 있는 일이 종종 있고. 그러니까 이게 잠을 못 자요."]

남편을 돌보다 팔이 부러졌는데도 바로 입원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을 맡길 단기보호센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선/치매 환자 배우자 : "팔까지 부러지고 남편도 이러고 다니니까 내가 내 자신이 너무 서럽고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그런 막막함."]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매달 98만 원이 들어갑니다.

최근엔 집까지 내놨습니다.

실태 조사 결과 치매 환자 가족 절반 가까이는 "돌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시설이나 병원에 입소할 경우 돌봄·의료비는 한 해 평균 3천백여만 원이 드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급할 때 24시간 환자를 맡길 단기보호센터는 전국에 60곳, 정원은 640여 명에 불과합니다.

필요할 때 자리가 없다 보니 가족 휴가 때 돌봄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도 이용률은 채 1%가 되지 않습니다.

치매 증상을 완화해 주는 신약 가격은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해 꿈도 못 꿉니다.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맞아 돌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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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노인 100만 시대, 가족은 ‘고통’…돌봄 시설·인력 태부족
    • 입력 2025-03-12 21:30:39
    • 수정2025-03-12 21:39:38
    뉴스 9
[앵커]

치매 환자 돌봄 기반을 어떻게 확충할지도 초고령 사회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올해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 내년엔 100만 명이 넘을 거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순다섯 살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입니다.

농어촌에서 혼자 살수록, 또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치매 유병률이 높았습니다.

치매 환자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서 20년쯤 후엔 지금의 두 배가 될 걸로 추정됩니다.

치매 위험이 있는 경도 인지장애 환자도 300만 명에 육박합니다.

지금 상태로 치매 환자가 늘게 되면, 이른바 간병 지옥에 빠지는 가족 역시 늘게 됩니다.

환자보다 가족이 더 고통스럽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치매 환자 가족들을 홍성희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광고 모델이었을 정도로 건강했던 남편은 7년 전부터 치매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을 위해 요양사 자격을 따고 각종 치료도 해봤지만, 사라진 남편을 밤새 찾아다닌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이기선/치매 환자 배우자 : "새벽이면 집을 나가고, 문을 안 열어주면 여기 베란다가 이렇게 얕잖아요. 키가 크니까 이렇게라도 내려다보면 떨어질 수 있는 일이 종종 있고. 그러니까 이게 잠을 못 자요."]

남편을 돌보다 팔이 부러졌는데도 바로 입원할 수 없었습니다.

남편을 맡길 단기보호센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기선/치매 환자 배우자 : "팔까지 부러지고 남편도 이러고 다니니까 내가 내 자신이 너무 서럽고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그런 막막함."]

결국 극심한 스트레스에 우울증까지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요양원에 입소하면서 매달 98만 원이 들어갑니다.

최근엔 집까지 내놨습니다.

실태 조사 결과 치매 환자 가족 절반 가까이는 "돌봄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시설이나 병원에 입소할 경우 돌봄·의료비는 한 해 평균 3천백여만 원이 드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급할 때 24시간 환자를 맡길 단기보호센터는 전국에 60곳, 정원은 640여 명에 불과합니다.

필요할 때 자리가 없다 보니 가족 휴가 때 돌봄비 지원을 받을 수 있어도 이용률은 채 1%가 되지 않습니다.

치매 증상을 완화해 주는 신약 가격은 연간 수천만 원에 달해 꿈도 못 꿉니다.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맞아 돌봄 인프라 확대를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촬영기자:김정은/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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