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도 ‘러시아 제재’ 강경 목소리…트럼프에 ‘행동’ 촉구

입력 2025.05.28 (12:43) 수정 2025.05.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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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휴전 협상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고강도 공격을 이어가자 미국 정치권에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일 비판하면서도 구체적인 압박 조치에는 나서지 않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행동을 촉구하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각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앞서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과 함께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하면서 의회 내 대러 제재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러시아의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에는 현재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2명이 동참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계속 장난을 친다면 상원은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것을 충분히 봤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그래슬리 의원은 이날도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푸틴이 알 수 있도록 강력한 제재를 가할 때”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같은 당 존 코닌 상원의원도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토드 영 상원의원도 “러시아에 즉시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이런 분위기는 러시아에 대해 줄곧 회유하는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중재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유지해왔습니다.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등을 거론하면서 휴전 중재 역할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완전히 미쳤다”고 하는 등 연일 비판 발언을 내놓고는 있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 대해 ‘미쳤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좌절감과 짜증을 표출하고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후속 조치가 없는 한 그런 위협은 실제로 제재를 부과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NYT는 상원의 이런 움직임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러시아의 비타협적 태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해 보완해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상원의 압도적 다수가 제재를 지지하면서 의회가 ‘배드 캅’ 역할을 자처할 때 대통령이 ‘굿 캅’ 역을 하며 더 많은 패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테일러 전 대사는 “그레이엄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백악관의 묵인 없이는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집권 1기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힙니다.

백악관은 대러 제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또 상원에 발의된 제재 법안을 지지하는지 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그레이엄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조 바이든의 잘못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정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명하게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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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화당도 ‘러시아 제재’ 강경 목소리…트럼프에 ‘행동’ 촉구
    • 입력 2025-05-28 12:43:17
    • 수정2025-05-28 12:59:41
    국제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고강도 공격을 이어가자 미국 정치권에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연일 비판하면서도 구체적인 압박 조치에는 나서지 않자 공화당 내부에서도 행동을 촉구하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현지 시각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 등을 중심으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앞서 민주당 소속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과 함께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하면서 의회 내 대러 제재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러시아의 원유와 우라늄 등을 구매하는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에는 현재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82명이 동참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하더라도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계속 장난을 친다면 상원은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전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무고한 민간인을 죽이는 것을 충분히 봤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동에 나서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습니다. 그래슬리 의원은 이날도 “게임이 끝났다는 것을 푸틴이 알 수 있도록 강력한 제재를 가할 때”라고 거듭 압박했습니다.

같은 당 존 코닌 상원의원도 푸틴 대통령에 대해 “그는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토드 영 상원의원도 “러시아에 즉시 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이런 분위기는 러시아에 대해 줄곧 회유하는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중재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 태도를 유지해왔습니다. 지난 19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대규모 무역 등을 거론하면서 휴전 중재 역할에서 손을 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푸틴 대통령에 대해 “완전히 미쳤다”고 하는 등 연일 비판 발언을 내놓고는 있지만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 대해 ‘미쳤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좌절감과 짜증을 표출하고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후속 조치가 없는 한 그런 위협은 실제로 제재를 부과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NYT는 상원의 이런 움직임은 공화당 내부에서도 러시아의 비타협적 태도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 분담을 통해 보완해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상원의 압도적 다수가 제재를 지지하면서 의회가 ‘배드 캅’ 역할을 자처할 때 대통령이 ‘굿 캅’ 역을 하며 더 많은 패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테일러 전 대사는 “그레이엄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백악관과 긴밀히 연락하고 있으며 백악관의 묵인 없이는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의원은 집권 1기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힙니다.

백악관은 대러 제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또 상원에 발의된 제재 법안을 지지하는지 혹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더 보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그레이엄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조 바이든의 잘못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 협정을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현명하게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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